[아침마당] 6G 위성 주권을 확보하라

충청투데이 2026. 5.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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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위성통신인프라연구실장

21세기 전쟁은 더 이상 지상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전차와 전투기 중심의 재래식 전쟁은 이제 우주 기반 네트워크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저궤도(LEO·Low Earth Orbit) 위성통신 기술은 미래전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은 위성통신이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 생존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임을 보여주고 있다.

저궤도 위성은 지상 약 300~1500km 상공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기존 정지궤도 위성보다 통신 지연이 훨씬 짧고 속도가 빠르다. 이는 실시간 무인기 제어, 미사일 탐지, 전장 지휘통제, 자율무기 운용 등에 결정적인 장점을 제공한다. 미래전에서 '초연결 전장(Network-Centric Warfare)' 개념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현대전은 더 강한 무기를 가졌는지도 중요하지만 누가 더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로 이를 운용하는지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지상 통신망이 마비되자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Starlink) 위성망을 활용해 드론 작전과 부대 간 통신을 유지했다. 이는 위성통신이 단순 보조수단이 아니라 전쟁 수행을 위한 핵심 인프라임을 입증한 것이다.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긴장 역시 우주 기반 통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중동 지역은 사이버전과 전자전이 빈번한 대표적 분쟁 지역으로 꼽힌다. 이란은 GPS 교란과 드론 공격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역시 실시간 정보 수집과 미사일 방어체계를 위해 스타링크를 포함한 첨단 위성통신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드론과 미사일이 대량 사용되는 현재의 전장에서는 실시간 데이터 공유와 안정적인 통신망 확보가 곧 전투력으로 연결된다. 전쟁의 양상이 '첨단 무기 기반 전장'에서 '초연결 네트워크가 더해진 전장'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스타링크, 영국의 원웹(OneWeb), 중국의 궈왕 프로젝트와 같은 민간 위성통신망은 단순한 상업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 전략망 성격을 가진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저궤도 위성 수천 기를 배치하며 우주 패권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ICT와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궤도 위성통신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다. 비슷한 성능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만들 수 있지만 위성 제작비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지상망 의존도가 높은 현재 우리나라의 통신 인프라 구조는 유사시 매우 취약할 수 있다. 전시 상황에서 통신망이 마비될 경우 군 지휘체계뿐 아니라 금융·교통·에너지 등 국가 기반 시설 전체가 심각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저궤도 위성망 구축은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국가안보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5G·6G 기술을 위성통신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나라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심으로 국방부, 방사청이 협력하여 K-LEO 구축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 중이다.

민과 군은 오랜동안 독자적인 방식으로 위성통신망을 구축해 운용해 왔다. 마치 현재 민간 영역에서 위성통신기술과 이동통신기술이 각자 다른 길을 걸어 왔던 것처럼 말이다. 단기적인 전략으로 스타링크, 원웹, 텔레샛 등 선진국의 위성통신망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미래의 통신산업의 주도권과도 연계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에 수립되는 정책을 통해 민·관·군이 협력하여 국가 차원의 우주 전략 체계가 구축되고 우리나라에 관련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대한민국이 다가오는 우주 기반 전쟁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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