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백내장 증가… 자외선·블루라이트 노출 조절하려면?
- 파장이 짧은 자외선·블루라이트, 눈 건강에 악영향
- 자외선과 블루라이트를 줄일 수 있는 실천방안은?
백내장은 보통 눈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40~50대에서의 백내장 발생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일반적으로 눈의 노화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을 연령대에도 발병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층에서의 백내장 발병 추세는 앞으로 더 뚜렷해질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눈 피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30대 중반의 경우 어린 시절 TV부터 시작해 나이가 들면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접하기 시작한 세대다. 그보다 더 젊은 세대는 보다 이른 나이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성장했다.
물론 백내장 발병에 디지털 기기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블루라이트가 눈에 상당한 자극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즉, 디지털 기기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은 백내장 발병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생계를 위해서라도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 백내장은 더 이상 막연한 미래의 일이 아니게 됐다. 백내장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해본다.
백내장은 어떤 병인가?
백내장(Cataract)이란, 눈에 있는 ‘수정체(lens)’가 혼탁해지는 질환을 말한다. 수정체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정확히 초점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상황에 따라 두께를 변화시키는 ‘조절’ 작용을 통해, 우리가 가까이 있는 것과 멀리 있는 것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빛을 굴절·통과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 투명해야 하지만, 이 투명성이 손상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것이 바로 백내장이다.
보통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수정체의 단백질이 변형을 일으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이와 관계 없이 자외선 또는 블루라이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 역시 수정체 이상의 원인이 된다. 이외에 당뇨나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흡연이나 잦은 알코올 소비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증상으로는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것, 어두운 곳에서 평소보다 시력이 나빠지는 것, 야외에서 햇빛에 더욱 민감해지는 것 등이 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시력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므로 갈수록 일상생활에 불편이 심해진다. 진행될수록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생긴다.
백내장, 겉으로 판별하기 어려워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보통 본인의 시력은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맹점이 있다. 보통 시력 검사는 실내에서 시행된다는 점이다. 백내장의 증상 중 하나는 ‘햇빛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즉, 실내에서의 시력과 야외에서의 시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안과 전문의 김현승 교수는 EBS <명의> 프로그램을 통해 “1.0 시력인데도 혼탁 증상 때문에 생활이 불편해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실내에서의 검사 결과는 1.0으로 나왔지만, 야외에 나갔을 때 혼탁 현상을 겪어 시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김현승 교수는 “백내장 수술법이나 관련 장비가 덜 발달되었던 과거에는 시력이 0.3 정도 이하일 때 수술을 권유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기술과 장비가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시력을 기준으로 백내장 수술 시점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백내장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정도라면 수술하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백내장은 보통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뉜다. 보통 초기나 중기일 때는 겉으로 봤을 때 혼탁 여부가 파악되지 않는다. 하지만 초기여도 수정체의 어느 부분에 혼탁이 생기는지에 따라 시력 저하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진행 정도와 무관하게 검사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백내장, 자외선과 블루라이트 영향 있어
백내장을 유발하는 요인 중, 노화와 같은 불가항력적 원인을 제외하면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자외선과 블루라이트다. 흡연과 음주는 개인의 기호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자외선과 블루라이트는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외선과 블루라이트는 ‘파장이 짧은 빛’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빛의 파장이 짧다는 것은 그만큼 품고 있는 에너지가 크다는 뜻이다. 즉, 노출됐을 때 그만큼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외선이 눈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자외선 A(UV-A)의 경우 자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긴 사례에 해당한다. UV-A는 창문 유리를 넘어서 들어올 수 있고, 이 때문에 실내에 있어도 눈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창문가 자리에 위치한 사람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블루라이트는 디지털 기기에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화면의 밝기를 높이고 색상을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기술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선명도 만큼이나 높은 에너지를 품고 있어 눈 건강에는 위협적이다. 자외선에 비하면 파장이 길지만, 가시광선 중에서는 짧은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자외선 노출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자외선으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외출 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다. 이때 주의사항이 있다. 먼저 선글라스 렌즈가 충분한 자외선 차단율을 가지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선글라스 구입 시, ‘UV 차단 기능’이 명시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보통은 라벨 형태로 부착돼 있으며, 고가의 선글라스는 설명서 형태로 동봉돼 있을 수 있다. ‘100% UV 차단’ 또는 ‘UV400’과 같은 식으로 표기돼 있다는 점을 참조하다.
보통 선글라스 하면 렌즈 색상이 어두운 것을 떠올리지만, 실제 색상은 UV 차단과 크게 관련이 없다. UV 차단 기능이 적용된 투명 렌즈도 있기 때문에, 색상에 주목하지 말고 실제 차단 기능이 제대로 적용돼 있는지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좀 더 직관적인 방법으로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햇빛이 내리쬐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는 것이다. 너무 직접적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조금씩 시선을 돌리면서 눈부심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확인해보면 된다.
또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자외선 차단이 잘 되는 제품이라도 10년, 20년 계속 사용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렌즈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상되거나 기능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눈부심이 심해졌다 싶으면 안경점에 방문해 상태를 점검해보도록 하자. UV 차단 기능을 측정해보고, 기능이 떨어졌다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블루라이트 노출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자외선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블루라이트다. 디지털 기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좋다지만, 학업이나 생업으로 인해 디지털 기기를 안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중에서 블루라이트 차단 필터나 스크린 보호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을지라도, 쓰지 않는 것에 비하면 훨씬 낫다. 요즘은 소프트웨어 중에도 자체적으로 블루라이트를 줄여주는 것들이 있다. 이들을 설치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블루라이트 차단을 적용하면 선명도가 떨어지면서 화질에 영향이 생긴다. 일반 사무직이라면 상관 없지만, 디자인 등 색감이 중요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경우는 보다 정밀하게 제작된 고급 필터를 사용하거나, 색온도 조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직업 특성을 고려해 설계된 블루라이트 차단용 안경도 있다는 점을 참조하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것이다. 휴식 중에는 가급적 자연광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하고, 여건상 어렵다면 색 온도가 낮은 전구색 등 따뜻한 색의 조명을 사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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