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산업가스 기업 에어프로덕츠의 한국 자회사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를 둘러싸고 다시 매각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때 알짜 매물로 꼽혔던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시장의 관심을 다시 받는 분위기다. 2년 전 이미 5조원에 달하는 몸값이 매겨졌던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새해 초 빅딜의 주인공이 될지 주목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5공장(P5) 공사 재개를 공식화하면서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매각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미국 에어프로덕츠의 100% 자회사로, 국내 산업용 가스 시장에서 린데코리아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에 산소·질소·아르곤 등 산업용 가스를 정제해 공급하고 있다.
9월 결산 법인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영업이익은 1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865억원으로 같은 기간 23.3% 증가했다. 매출은 7944억원으로 0.6% 늘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41.6%의 에어프로덕츠 인터내셔널이다. 이어 에어프로덕츠 본사가 33.9%, 에어프로덕츠 매뉴팩처링 코퍼레이션이 24.5%를 들고 있다.
앞서 에어프로덕츠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기업가치는 최소 5조원으로 평가됐다. 에어프로덕츠는 2024년에도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328억원이었다. 비교 대상이었던 효성특수가스가 EBITDA 600억원의 20배 넘는 멀티플을 적용받아 1조3000억원에 거래된 점, 그리고 삼성전자 P5 가스 공급자로 선정됐던 만큼 여기서 발생할 이익까지 미리 반영해 최대 5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P5 공사를 중단하면서 매각 작업이 잠정 중단됐다.
이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P5 공사를 재개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다. 여기에 정부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키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P4 조기 가동을 추진 중이며 P5에는 약 60조원을 투입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P5에서 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성능 반도체 생산라인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장의 시선은 다시 에어프로덕츠코리아로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규 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가스 공급 계약이 새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주요 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P5 공급사 선정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P5 공사를 재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반도체 인프라 기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 회복세와 맞물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기업 가치 역시 재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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