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가계부채 또다시 엇박자?… 이복현 대출금리 인하 메시지에 ‘설왕설래’

송기영 기자 2024. 10. 1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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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금융사 가계대출 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금융권이 설왕설래입니다.

그런데 이 원장이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주문하자 금융권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이 원장이 대출 금리 인하를 언급하면서 또다시 정책 엇박자가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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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원장, 대출 금리 인하 필요성 언급
금감원은 2금융권에 가계부채 관리 강화 주문
업계 “금리 내렸다가 가계부채 부채질 우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금융사 가계대출 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금융권이 설왕설래입니다. 이 원장은 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린 지난 11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기존 가계대출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도록 예대금리(예금과 대출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달라”고 했습니다.

이 원장의 발언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으니 가계대출 금리도 일정 부분 내려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 원장은 지난 7월부터 금융권에 줄곧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를 위한 강력한 대책 실행을 주문해 왔습니다. 금융 당국의 이런 정책 기조는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원장이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주문하자 금융권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당장 금융 당국은 15일 제2금융권 실무진을 긴급 소집하고 가계대출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회의엔 농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 관계자도 참석했습니다.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잔액이 많은 금융사에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전이되는 ‘풍선효과’를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원장이 대출 금리 인하를 언급하면서 또다시 정책 엇박자가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나옵니다. 은행권은 이 원장의 대출 금리 인하 메시지가 나온 만큼 당분간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전날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국민은행은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최대 0.16%포인트, SC제일은행은 상품 종류에 따라 0.05~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침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지난 7월부터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7~8월 5대 시중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인상했고, 지난달 말에도 일부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은행이 대출 금리를 올리면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은행도 금리 인상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 금리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대출 금리 인상이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픽=손민균

2금융권은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오랜 기간 고금리에 노출된 취약계층에 대한 금리를 내리라는 주문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서민계층 이용자가 많은 2금융권은 대출 금리 인하를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서민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신용대출 금리를 내리는 것도 부담입니다. 2금융권의 대출 금리 인하가 금융권 전체 금리 인하의 신호탄으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대출 금리를 내릴 경우 은행권 대출이 막힌 ‘영끌족(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집을 사는 사람)’의 수요가 몰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 당국은 대출 수요가 은행권에서 2금융권으로 쏠려 정책 효과가 반감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2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중·저신용자의 경우 역마진을 고려하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하는 곳이 많다”며 “대출 금리를 내렸다가 누그러진 대출 수요를 자극할까 우려스럽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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