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S] 가을 타나 봐… 호르몬 변화에 여성우울증 심화 "치료 방법은"

김동욱 기자 2024. 9. 27.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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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보건복지부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여성에게 발생하는 우울증은 산후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이 있다.

질병청 측은 "산후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 환자들은 대개 이전 삶에 애착이 있고 열심히 살았으며 자아 기능이 좋던 사람들"이라며 "기본적인 치료 반응이 좋아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초기에 잘 조절된다면 이전 수준으로 충분히 돌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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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갱년기 우울증… "상당한 호전 기대 가능"
여성우울증의 종류와 특징이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3주 전 첫 아이를 출산한 A씨(36·여성)는 임신과 결혼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엄마인 건 맞는지, 매일 아침 마주하는 아이에게 애착이 가지 않는다. 매일 잠을 자지 못하고 시달리는 상황에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다.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잘 키울 자신이 없다.

#B씨(53·여성)는 최근 베란다 창문 너머 강을 보면서 우울한 생각이 들었다. 반년 전부터 월경이 멈췄고 얼굴이 후끈거리며 잠도 잘 안 오기 시작했다. 건망증이 심해져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중요한 가족 약속을 놓친 적도 많다. B씨는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인생에서 할 일이 끝났다는 생각에 허무하다.

27일 보건복지부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여성에게 발생하는 우울증은 산후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이 있다. 둘 다 대체로 여성 호르몬과 여성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에 나타난다.

보통 산모의 10~20%는 산후 우울증으로 이어질 정도의 심각한 우울감을 경험한다. 산후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출산 이후 4주 전후에 발생하나 출산 후 수일 이내 및 수개월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발병 3~6개월 후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잘 치료받지 않았을 때는 1년 넘게 지속하기도 한다. 산후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산모 자신뿐 아니라 자녀의 성장발달 및 가족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산후 우울증 발현 시점이 통상 수유 시기와 겹치는 점을 감안, 약물치료 전 약물이 수유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고 안전성도 고려해야 한다. 모유 수유를 하지 않기로 했거나 우울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항우울제, 기분조절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갱년기 우울증의 경우 중년 여성에게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 중년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폐경 전후 자녀의 독립이나 사회적 성취 한계 등으로 자신의 역할을 재정립하게 된다. 갱년기 우울증 환자들은 이 과정에서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원래 역할을 잃으면 인생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느끼곤 한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지고 외로움과 공허함도 경험한다.

갱년기 우울증은 적절한 항우울제 약물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기분조절제나 항불안제와 같은 약물을 추가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좋다. 호르몬 치료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이나 유방암 발생이 높아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질병청 측은 "산후 우울증과 갱년기 우울증 환자들은 대개 이전 삶에 애착이 있고 열심히 살았으며 자아 기능이 좋던 사람들"이라며 "기본적인 치료 반응이 좋아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초기에 잘 조절된다면 이전 수준으로 충분히 돌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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