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리빌딩]② '아크로 프리미엄'의 명암

DL이앤씨 /이미지=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를 앞세운 선별수주로 주택 부문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주택 원가율은 전년 대비 5%p 낮아졌고 영업이익은 42.8% 늘었지만 같은 기간 주택 매출은 13.5% 줄었다. 아크로 전략이 수익성의 기반이 된 동시에 외형 성장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서울 핵심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를 중심으로 아크로 브랜드를 집중 공급하는 전략을 이어왔다. 아크로를 제한된 입지에만 적용해 희소성을 유지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DL이앤씨는 올해 주택 수주 목표로 5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희소성으로 수익을 지켜온 아크로 전략이 외형 성장이라는 목표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과제로 부상했다.

아크로가 만든 수익 방정식

지난해 DL이앤씨의 주택 원가율은 85.7%로 전년(90.7%) 대비 5%p 낮아졌다. 영업이익률은 3.3%에서 5.2%로 개선됐다. 서울 핵심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 집중한 선별수주 전략이 수익성 지표에 반영됐다.

아크로는 주택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아왔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면적 평당 단가(84㎡ 기준)는 2018년 5월 1억원을 처음 넘은 데 이어 지난해 9월 2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7년 사이 평당 단가가 두 배로 오르면서 브랜드 가치가 시세로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 구조의 핵심은 희소성이다. DL이앤씨는 서울 한강변 핵심 재건축 사업지에 한해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해왔다. 브랜드 부여 여부는 입지·시세·공사비·미래가치 등 다단계 검토를 거쳐 사내 의사결정기구인 브랜드 커미티(Brand Committee)에서 최종 확정한다. 아크로를 제한된 입지에만 공급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가격이 유지되고 그 가격이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 희소성은 조합의 선택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한남5구역(공사비 1조7584억원) 수주가 그 사례다. 경쟁사 없이 단독 입찰로 진행됐고 조합원 92.4%의 찬성을 받았다.

생성형 AI(도구명; 구글 제미나이 또는 챗GPT 등)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아크로 딜레마 '서울 핵심지 의존'

한편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외형은 위축됐다. 지난해 DL이앤씨의 주택 매출은 2조5365억원으로 전년(2조9316억원) 대비 13.5% 감소했다. 전사 매출도 7조4024억원으로 전년(8조3184억원) 대비 11.0%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3870억원으로 전년(2709억원) 대비 42.8% 증가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은 늘어난 구조다. 선별수주 전략 하에서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매출 외형은 축소됐다.

구조적 한계는 사업지 수급에 있다. 브랜드 커미티를 통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는 사업지는 제한적이다. 연간 수주 목표 달성이 소수 대형 사업지에 집중되는 구조적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 DL이앤씨 측은 지난해 10월 진행된 성수2지구 시공사 선정 입찰 당시 조합 상황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현재 성수2지구 재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생성형 AI(도구명; 구글 제미나이 또는 챗GPT 등)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DL이앤씨는 외형 확장을 위해 공공정비 수주도 병행한다. 아크로 전략과는 별개로 공공정비를 외형 확장의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지난해 6월 도심공공주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데 이어 12월 공공사업소를 신설했다. 지난해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3993억원)·장위9구역 공공재개발(5253억원)·증산4구역 도심공공복합사업(1조18억원)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올해 5월 시공사 선정 예정인 압구정5구역(공사비 1조5000억원 규모)이 아크로 전략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올해 DL이앤씨의 주택 수주 목표는 5조7000억원이다. 주택 매출 목표는 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 대비 10.4% 반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아크로는 한강변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만큼 서울 핵심 권역 사업지에서 아크로를 앞세워 적극적인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며 "정부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앞세워 공공정비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수주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민수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