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웅제약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룹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알려졌는데,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 등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엠서클과 디엔홀딩스 등이 조사 대상에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오후 대웅제약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블로터>의 질의에 대해 "알려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2022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엠서클의 내부거래 비중은 약 42%에 달한다. 작년 한 해 매출 645억원 중 276억원의 매출이 관계기업과 기타 특수관계자로부터 나왔다. 엠서클의 최대주주는 인성TSS로 윤 CVO와 아들인 윤석민씨가 소유한 기업이다.
디엔홀딩스 또한 작년 한 해 매출 192억원 중 59억원이 관계기업과 기타 특수관계자로부터 나왔다. 디엔홀딩스의 이전 명칭은 디엔코스메틱스로, 2022년 12월 23일 사을 바꿨다. 이후 디엔홀딩스 자회사로 디엔코스메틱스를 신설, LG생활건강 출신 임원인 심미진씨를 대표로 임명했다. 디엔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윤 CVO다.
디엔홀딩스는 대웅제약과 함께 만든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이지듀’를 판매하면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엠서클은 약국몰과 쇼핑몰 등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이다. 대웅 관계사 브랜드 또한 입점해있다. ‘이지듀’ 브랜드와 엠서클의 약국몰 등은 대웅제약 혹은 관계사가 직접 사업을 영위할 역량이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 오너일가는 디엔홀딩스와 엠서클에게 사업을 맡겼다.
디엔홀딩스와 엠서클이 관계사의 도움을 받아 실적이 향상되면 오너 일가의 이익 또한 늘어난다. 두 회사의 성장을 지렛대로 오너 일가가 대웅제약과 대웅의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작년까지 적립된 엠서클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약 413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윤 CVO가 최대주주인 이지메디컴을 조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의약품 간접납품회사(간납사)를 친족이 운영하면서 일감을 몰아주는 사례가 있다”며 “병원 재단이 간납사를 설치해서 불공정 행위를 하거나 직접 대형병원이 편법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사례에 대해 공정위가 직접 조사해 나서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을 비롯, 몇몇 대형병원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해당 병원들이 이지메디컴을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를 배당 등을 통해 나눠가질 수 있는 구조다. 의료기기업계는 이러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관계 당국에 지속적으로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이 아닌 대웅제약에 조사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 외 내용은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