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시절은 끝, 그라운드를 떠나는 1982년생들…마지막 남은 오승환의 가을은

김하진 기자 2024. 10. 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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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해인 1982년에 태어난 야구 선수들은 리그를 주름잡는 ‘황금 세대’로 활약을 했다.

각자의 포지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를 잡았고 국내를 넘어 각종 국제 대회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미국, 일본 등 해외의 리그에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그러나 흘러가는 세월은 야속했다. 불혹의 나이가 다가오면서 대부분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했다. 김태균, 정근우 등이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났고 이대호도 2022시즌을 마치고 작별을 고했다.

프로야구 출범 42년을 맞이한 올시즌에는 1982년생 선수들이 거의 남지 않았다.

추신수는 2024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시즌 뒤 은퇴를 계획한 상태였다. 추신수는 지난 1일 KT와의 5위 결정전에서 마지막 타석을 소화했다.

지난 2일에는 한화가 김강민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SK(현 SSG)에 입단해 줄곧 한 팀에서 뛰었던 김강민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하게 되면서 야구계에 적지 않은 놀라움을 안겼다. 새 팀에서 부활을 다짐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김강민은 결국 시즌 말미 은퇴를 결심했다.

이제 리그에 남은 1982년생 선수는 삼성 오승환 한 명 뿐이다.

삼성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오승환의 선수 생활은 적어도 1년 이상의 기간이 남아 있다. 2023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오승환은 2년간 총액 22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계약 기간대로라면 2025시즌까지 뛸 수 있다. 마흔을 넘은 오승환이 2년의 계약 기간에 도장을 찍으면서 그의 선수 생활은 2025시즌까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오승환은 자신의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구체적으로 못박은 적이 없다. “나이와는 상관없다”라고 말하곤 했던 오승환은 그의 신념 그대로 젊은 선수들과 동등한 선에서 활약을 펼쳤다. 올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펼쳐진 마무리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시즌 말미 오승환의 입지는 불안하기만 했다. 후반기부터 하락세에 빠졌고 8월 중순에는 2군행을 통보받았다.

돌아온 오승환의 보직은 마무리가 아닌 중간 계투로 바뀌었다. 오승환은 자신의 바뀐 포지션을 받아들였고 그 자리에서 기회를 살리는 듯 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한창일 때 흔들렸다. 9월22일 키움전에서 9-2로 앞선 9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아놓고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4개를 연거푸 맞고 6실점해 아쉬움을 안겼다. 오승환은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삼성은 정규시즌 2위를 확정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해 3년만의 가을야구를 치르지만 오승환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될 지는 미지수다.

젊은 선수들이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은 오승환의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단기전에서 오승환이 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팀으로선 타격이 크다. 특히 오승환이 올시즌 KIA를 상대로 10경기 9.2이닝 13실점 평균자책 12.10으로 부진했던 점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삼성으로서는 고민해볼 법한 문제다.

오승환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가을야구 없이 시즌을 마친다면 다음 시즌에서의 입지도 불안해진다. 포스트시즌에서 설욕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간 삼성은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까지 상무와 자체 청백전 등 실전 경기 2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점검한다. 오승환이 1982년생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리려면 이 기간 동안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한다.

한화 김강민.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 1일 KT와의 5위 결정전에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는 SSG 추신수. 연합뉴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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