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이 유럽에서 잇따라 '안방 팀'과 맞붙는다. 루마니아 차세대 전차와 스위스 장거리 방공 사업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K-방산의 유럽 공략이 가장 어려운 구간에 들어섰다. 64억8834만 유로, 우리 돈 약 9조70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차세대 전차 사업에서는 현대로템 K2가 독일 라인메탈의 KF51 판터, KNDS의 레오파르트2A8과 경쟁하고 있다. 약 50억 스위스프랑, 8조원대로 추산되는 스위스 장거리 방공 사업에서는 한국의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L-SAM이 유럽 업체들과 맞서는 구도다.

"현지 생산 약속을 지킬 수 있느냐"
산업학회는 이달 21일 낸 3분기 분기브리핑 보고서에서 K2PL 사업이 기술이전 조건과 엔진·변속기 정비 거점 선정을 두고 현지 업계와 마찰을 빚어, 2028년 현지 생산 개시 일정에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짚었다. 현지화 약속을 실제로 지킬 수 있느냐가 수주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폴란드에서의 이행 실적이 루마니아 심사에 그대로 참고자료가 되는 구조여서 부담이 크다.

스위스에서는 탈락설을 비켜 갔다
스위스 연방국방부(VBS)는 국내 한 언론 질의에 장거리 방공 사업과 관련해 프랑스·이스라엘 업체와 함께 한국 측에도 제안 유효기간 연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스위스 일간 블릭이 프랑스·이스라엘 업체만 연장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L-SAM 탈락설이 돌았지만, 3개국 업체가 모두 구속력 있는 제안서를 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유럽 생산'이라는 공통 조건
스위스 역시 유럽 생산을 요구한다. 선정 업체가 중기적으로 미사일이나 지휘체계, 최소한 핵심 부품을 스위스나 유럽에서 생산하길 바라는 것이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스위스 연방평의회는 비유럽 업체라도 생산·공급망 일부를 스위스나 유럽으로 옮긴다면 배제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격과 성능만으로는 더 이상 승부가 나지 않는 시장이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럽은 이제 무기를 사는 시장이 아니라 공장을 유치하는 시장이다. 루마니아와 스위스 결과는 K-방산의 현지화 역량을 가늠할 첫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 보도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