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리북방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1년만에 글을 써봅니다..

흑백요리사는 재미있게 시청했지만

지독한 홍대병으로 남들 몰리는 가게는

이 악물고 가지 않는 성격입니다.

헌데

여자친구 회사 동료분께서 흑백요리사를

너무나 감명깊게 보신 나머지..

전 출연진 매장 도장깨기를 하시고 계시더군요

덕분에 예약에 성공하실때마다

좋은 기회다 싶어 같이 방문 하고 있습니다.

지갑은 너덜거리지만

이런 기회 아니면 혼자서는 절대 안갈게

분명 하기에 방문 하기로 합니다.

가게 입장과 동시에 미슐랭 및 블루리본이 반겨 줍니다.

가게는 카운터 석 14석 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통 한옥 느낌의 구조로 음악도 오리엔탈풍 음악이

작게 흘러 분위기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멀리 최지형 쉐프가 준비 하고 계십니다..

앞머리를 머리핀으로 고정하셔서 커엽다고 생각했는데

안경이었습니다 (....)

개인 세팅입니다.

음식은 카운터에 올려주시면 내려서

식사 하는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 놋쇠 식기를 좋아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웰컴?  어뮤즈부쉬?

제육 돈까스 먹는 인생이라 용어를 잘 모릅니다..

아무튼 첫 코스는 왼쪽부터

조미된 편육과 고급 저염명란 / 두릅나물 / 메론장아찌 / 두부부각 과 청국장소스 통후추

이런 구성입니다.

메론 장아찌는 이영숙님 께서 만들어 주셨다고 하는데

솔직히 메론인지 전혀 모르겠어서 큰 의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나머지는 아주 맛있었습니다.

저염명란은 확실히 평소 알던 거랑 틀려서 고급이구나 싶었습니다.

두번째 음식은

닭과오리 육수와 중면, 그리고 수비드 닭가슴살 입니다.

전날 음주를 해서 정말 감사한 요리였습니다.

너무 맑고 개운한 국물이 맛있었습니다.

세번째 요리는

미주구리(물가자미) 세꼬시와 참나물 무침입니다.

직접 짠 들기름와 약간의 유자향을 더하셨는데

직접 짠 들기름 향을 처음 맡아보았는데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런 향이 있나 싶을 정도의 충격이었습니다.

네번째 요리는

모듬 버섯과 사찰음식풍 소스 , 가니쉬는 완두콩줄기 입니다.

각 버섯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는 재미가 너무 좋았습니다.

숯불, 조림, 피클등의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는 재미와 맛 모두 챙긴것 같습니다.

막내요리사 분으로 추정되는 분께서

오늘의 메인을 담당하는 순대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파들거리는 팔이 귀여웠습니다.

14번이나 들이 미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메인이 될 순대를 썰고 계십니다.

5번째 요리는 리북방의 메인으로 추정 되는 순대입니다.

4가지 순대, 4가지 양념장이 제공되며, 각각의 순대를 각각의 양념장에

매치시켜 먹는걸 권장하고 있습니다. (양념장을 안찍었네요!)

피순대 - 육젓

깻잎백순대 - 말돈소금

아바이순대 - 까막장 (춘장과 비슷한 맛)

오리순대 - 씨앗쌈장

이렇게 매칭해서 먹는것을 권장해줍니다.

물론 저는 마음대로 탐했습니다 ㅎ..

잘 삭힌 식해를 같이 내주셨는데 호불호가 조금 있을 맛이었습니다.

이 날 여자친구가 생일이었는데, 여자친구만 조금 두꺼운 걸 주시길래

뭔가 했더니 저렇게 초를 꽂아 주셨습니다 ㅋㅋㅋㅋ...

어이없고 행복한 이벤트였습니다.

6번째는 아이러니하게 또 순대 였습니다.

두 종류의 퓨레, 쯔란을 이용한 크럼블, 튀긴가지와 한국식으로 해석한 치미추리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 코스 중 유일하게 아이러니 했던 코스 였습니다.

맛 자체는 훌륭하지만, 서로 섞였을 때 각자의 장점이 모두 얼버무려지는 점과

순대 4연타로 이미 충분히 만족한 뒤 다시 순대가 나온것이 조금 의아했습니다.

각각의 개성이 꽤 훌륭한데 너무 밀집해서 배치한것이 아쉬웠습니다.

조금 넓은 접시에 독립된 형태로 배치했으면 좀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막내분께서 또 한번 고생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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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아까보다 더 무거울 걸로 추정되는 밥솥입니다

마지막 식사에 쓰일 우대갈비 솥밥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마찬가지로 14회 들이 미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요리인 식사 파트 입니다.

우대갈비 솥밥 / 북한식 갈비탕 / 이북품종 돼지수육,배 깍두기,녹색 고추장

굉장히 만족스러운 식사 였고, 갈비탕이 생각보다 평범해서 아쉬웠는데

한국인이 한국식 요리를 접할 때 충분히 발생 할 수 있는 아쉬움이 아닐까 합니다.

맛과 풍미 모두 훌륭하지만 익숙함을 넘지 못 한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 디저트 입니다 .

순두부로 만든 아이스크림 / 제면기로 내린 앙금 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실망한 파트입니다.

한식, 그중에서도 이북식 을 내건 만큼 단순한 디저트 보다는

한과, 정과류를 굉장히 기대했는데

완전 서양식 아이스크림이 나와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디저트를 좋아하다보니 기대가 너무 과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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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저래 아쉬운 면이 제법 있는 것 처럼 적어 두었지만

곰씹으며 적다보니 생각이 난 것 이지

식사 자체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식사 템포도 너무 좋았고, 분위기가 편안해서 부담스러움도 덜하니 좋았습니다.

가격도 주류가 강제되는것을 감안해도 한자리 가격대라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일행 분들도 전원 만족 하신 걸 보면 취향도 많이 타지 않는 듯 한 모습이었습니다.

꼭 한번 방문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