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 식자재 유통 ‘푸디스트’ 사조그룹에 매각한다 [넘버스]

푸디스트 /사진=푸디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가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식자재 유통기업 푸디스트를 매각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VIG3호펀드를 통해 보유한 푸디스트의 경영권 지분 99.86%를 사조그룹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의 총매매대금은 약 2500억원이다. 매각 측은 오는 8월 중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가 완결되면 VIG파트너스는 배당과 리파이낸싱 등을 통한 회수금액과 합산해 투자 원금의 2배 이상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3월 식자재마트 사업을 하는 윈플러스를 인수한 뒤 2020년 2월 한화호탤앤리조트의 식자재유통 및 단체급식사업부를 합병해 현재의 푸디스트를 세웠다. 푸디스트는 도매마트인 ‘식자재왕’과 온라인 식자재 플랫폼 ‘e왕마트’ 등으로 유명해졌고, 최근 들어서는 확장 브랜드인 ‘식자재왕 플러스’와 ‘식자재왕 온’을 론칭한 뒤 상품력 강화에 집중해왔다.

푸디스트는 코로나19로 전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2020년 합병 이후 연평균 약 19%의 매출성장률을 보이며 2023년 매출 1조291억원을 달성했다.

이번 매각은 약 7000억원 규모로 2016년 결성된 3호펀드의 두 번째 투자회수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간 VIG는 3호 펀드에서 국내 뷰티 콘택트랜즈 선도기업인 스타비젼과 다른 포토폴리오들의 소수지분 등을 매각해 꾸준히 투자금을 회수해왔다. 이번 매각으로 VIG는 3호 펀드의 투자회수 작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사조그룹은 수산뿐 아니라 식품·유통, 축산, 레저 등 30여개 계열사를 보유한 국내 종합식품기업이다. 그동안 끊임없는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2004년 신동방(현 사조해표), 2006년 대림수산(사조대림), 2007년 오양수산(사조오양), 2010년 남부햄(사조남부햄), 2016년 동아원·한국제분(사조동아원) 등을 잇달아 사들였다.

사조그룹의 푸디스트 인수로 식품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난해 식품업계의 매출 순위(운송기업 제외)는 CJ-동원-대상-사조 순이었다. 당시 3위 대상그룹(5조2594억원)과 4위 사조그룹(4조1295억원)의 격차는 약 1조원이었다.

남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