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도심형 소형 전기 SUV 체급은 유독 이례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선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최근 편의 사양을 대폭 기본화한 2027년형 연식변경 모델을 새로 선보였다.
그러나 상품성 개선 소식에도 불구하고 현장 소비자들의 출고 대기 불만은 오히려 고조되는 분위기다.
인기 트림의 경우 지금 계약하더라도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최대 28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도심 주행 및 주차에 유리한 전장 3,825mm, 전폭 1,610mm의 아담한 차체 크기를 갖췄다.
기존 내연기관 캐스퍼 모델 대비 휠베이스를 180mm 넓혀 실내 공간과 2열 거주성을 크게 개선했다.
복합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15km를 확보해 도심 출퇴근 및 근교 주행에 적합한 성능을 보여준다.
2027년형 기준 프리미엄 트림에 하이패스 시스템이, 인스퍼레이션 트림에는 디지털 키 2 터치와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이 기본 탑재됐다.
판매 가격은 2,847만 원부터 시작하며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을 집행받으면 2천만 원대 초중반에 구매 가능하다.

현재 캐스퍼 일렉트릭의 인도 대기 기간은 트림 및 선택 옵션에 따라 최장 28개월 수준으로 집계된다.
트림별로 프리미엄 트림이 가장 길고 인스퍼레이션은 약 23개월, 크로스 트림은 25개월 안팎의 대기가 발생하고 있다.
투톤 루프나 매트 컬러 등 일부 선호 옵션을 추가할 경우 전체 대기 기간은 최대 30개월까지 연장된다.
이는 현대차 전체 승용 라인업을 통틀어 가장 긴 출고 대기 기간이다.
위탁 생산 거점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생산 용량 대비 글로벌 주문량이 과도하게 몰린 영향이 크다.

생산 물량 상당수가 해외 시장으로 우선 배정되면서 국내 내수 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유럽 현지에서 인스터라는 차명으로 판매되며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출시 한 달 만에 현지 현대차 전체 판매량의 80%를 차지하는 등 해외 수요가 급증했다.
GGM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으나 해외 수출 물량을 우선 소화하면서 국내 인도 시점이 연달아 지연되는 구조다.

신차 출고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즉시 인수가 가능한 중고차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보조금이 이미 소진된 중고 매물 시세는 보조금을 적용한 신차 실구매가보다 최소 310만 원 이상 높게 형성되어 있다.
대기 없이 차량을 바로 받기 위해 신차 가격에 웃돈을 얹어 구매하는 이른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계약 시점이 아닌 실제 출고 및 등록 시점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2년 이상의 대기 기간 동안 연도별 보조금 지원 금액이 축소될 경우 최종 실구매가 부담이 늘어날 위험이 존재한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차량의 완성도와 구매 환경이 상충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유럽 등 해외 시장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한 내수 공급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실거주 및 출퇴근 목적으로 즉시 출고가 필요한 소비자는 기아 레이 EV나 EV3 등 대체 차종을 함께 검토하는 흐름이다.
해당 차종은 경차 규격이 아닌 소형 SUV로 분류되어 경차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구매 시 계산해야 할 요소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저작권이 보호되며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