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충전이다. 충전 환경이 쾌적하지 않으면 운용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커진다. 배터리 충전이 필요한데 충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난감해지는데, 요즘 공동주택에서도 전기차 차주가 늘어나면서 야간에 ‘충전 전쟁’이 벌어지는 곳도 생기고 있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22년 시작한 ‘연례 전기차 기획조사(매년 8~9월, 3000명 대상)’의 제4차(2025년) 조사에서 소비자에게 전기차 시장 인식과 차량 구입·이용·충전 행태를 묻고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를 아래에서 살펴보자.


급속충전 불편 1위는 ‘충전기 고장·에러’
올해 조사에서 충전 유형 중 가장 불편한 충전 장소로 급속 충전을 선택한 응답이 87%에 달해 **완속 충전(13%)**을 압도했다. 2024년도 조사 결과(급속 89%, 완속 11%)와 비교하면 급속 충전 비율이 소폭 감소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실제로 올해 10회의 급속 충전 시도 중 1회 이상 충전 실패를 경험한 비율은 73%에 달했다. 이 중 1회 경험자가 38%, 2회 경험자가 19%, 3회 또는 4회 이상 경험자도 각각 8%였다.
주목할 부분은 충전소·충전기 등 인프라 확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급속 충전 불편 비율이 높고 충전 실패도 빈번하다는 점이다. 문제의 본질이 단순 인프라 부족이 아니라 기기 자체의 신뢰성과 관리 체계 미흡에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에서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충전기 고장·에러(2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높은 충전비(20%)’, ‘충전기 부족(18%)’ 순이었다.


충전 사업자 만족도 1위는 ‘워터’
충전 사업자별 체감 만족도에서는 워터가 764점(1000점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화모티브(693점), 볼트업(675점), 이피트·하이차저(663점), 에버온(645점)이 뒤를 이었다. 8개 충전 사업자 중 워터는 유일하게 700점대를 기록하며 2위 한화모티브를 70점 이상 앞서는 독보적 1위였다. 9개 평가 항목 중 충전 비용, 결제 편의성, 유지관리 수준, 부가 서비스 등 8개에서 최고점을 얻었다. 이는 고속도로 휴게소 네트워크를 통한 저렴한 요금 정책, 초급속 충전 서비스, 차량 등록 후 자동 결제(‘오토차지’ 기능)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 결과로 보인다.
한화모티브는 접근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고, 충전 비용·주변 시설·유지관리 수준 등 6개 항목에서 2위로 평가됐다. 3위 볼트업은 접근성과 유지관리 등 다수 항목에서 고르게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4위 이피트·하이차저는 충전 속도와 주차·충전 공간에서, 5위 에버온은 접근성과 충전 속도에서 우수했으나 둘 다 충전 비용 측면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은 ‘충전 비용’
눈에 띄는 점은 충전 서비스 평가에서 소비자가 중시한 항목이다.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충전 비용의 중요도가 가장 높았고(16.8%), 이어 주변 시설(15.2%), 접근성(14.5%), 유지관리 수준(14.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업자의 전략적 선택과 운영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는 항목들이다. 반면 충전 속도(5.5%), 주차·충전 공간(5.3%), 조작 용이성(4.4%) 등은 사업자 역량이 평준화된 항목으로 중요도가 낮았고, 사업자 간 만족도 점수 차이도 작았다.
만족도 1위 사업자 워터는 특히 중요도가 높고 사업자 간 점수 차이가 큰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과 꼼꼼한 운영·관리 전략이 선발 사업자를 큰 차이로 앞지른 비결인 셈이다. 이는 충전 사업자의 경쟁력이 단순 인프라 확충보다 운영 품질·유지관리 역량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