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버지랑 같이 러닝한 썰

술 한잔 마시고 돌아와서 두서없지만

저번 추석에 본가갔을 때 아버지가 은퇴하시고 집에서 항상 무료해 하시는 것 같아서 조깅해 보시라고 러닝화 선물 드린 뒤로 뛰기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되셨음

오늘 아버지랑 같이 뛰면서 아버지 페이스에 맞춰서 같이 뛰었는데 10분 정도 지난 시점에 아버지가 너무 힘들다고 주변 벤치에 앉아서 쉬자고 하시더라

아버지는 항상 나 어릴 때 같이 공원에서 뛰면서 놀면 지치셨었는지 슈퍼에 가서 아이스크림 내 거랑 아빠 거 하나씩 사 와서 벤치에 앉아 먹고 집으로 돌아왔었는데 그때는 항상 빨리 지치시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었지 ㅋㅋ

근데 오늘 서로 5km까지만 뛰자고 약속하고 적어도 5km는 뛸 생각으로 준비하고 나왔는데 ... 1.5km에서 너무 힘들다고 하시면서 벤치에서 쉬시더라고.. 그래서 속으로 후 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먼저 지치시네 하면서 불만이 조금 있었지만

내가 먼저 같이 뛰자고 제안했고 아버지도 나이가 있으시니까 이해하자 하다가 갑자기 옛날 생각나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두 개 사 와서 아버지 드렸더니 옛날에 항상 공원 가면 아빠가 아이스크림 두 개 사와서 너한테 집 가자고 꼬셨던 거 기억하냐고 물어보더라고 ㅋㅋ

근데 그냥 순간 뭔가 울컥하더라 그래서 이제 내가 술한잔 하러 가자고 꼬시는거라고 말하니까 그냥 아무말 없이 웃으시더라 그래서 그냥 러닝 끝내고 옛날이야기하면서 술 한 잔 사드리고 돌아왔다

나는 사실 식단도 병행하고 있고 모든 오늘하루 루틴을 망친것같지만기분도좋고 오늘 러닝은 성공적이였던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