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아티스트 6인이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강영민, 김은하, 박선민, 이규한, 이우재 그리고 홍지희를 만나 업사이클링의 이유와 지속가능성에 관하여 물었다.

버려진 것들을 다시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두고 ‘업사이클링’이라 칭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아주 간단하다. 예를 들면, 지겨워진 긴 청바지를 짧게 잘라 반바지로 만들어 한 계절 다시 입는 것 또한 업사이클링에 속한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업사이클링을 심화하여 작품을 만드는 이들이 있다. 폐플라스틱부터 헌 옷, 유리병 등. 무궁무진한 재료들로 영감을 얻는 강영민, 김은하, 박선민, 이규한, 이우재 그리고 홍지희를 만나 업사이클링의 이유와 ‘지속가능성’에 관하여 물었다.

강영민

강영민 플라스틱 코팅 파이프 제작 공장으로부터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가구를 매개로 작품을 만들며 알렉산더 왕, 리복 등과 협업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폐플라스틱으로 작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우연히 공장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폐자재 처리와 관련한 이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플라스틱들이 쌓여있던 포대였다. 포대에 관심을 보이자, 공장 관계자분들께서 “우리에게는 그저 10년이 넘도록 봐온 쓰레기일 뿐이다.”라고 말씀하시더라. 그 말을 듣고 무언가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이후 소재를 연구한 끝에, 폐플라스틱으로 가구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폐플라스틱으로 남을 것인지, 작품이 될 것인지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같다.

구불거리는 재료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듯한 실루엣이 굉장히 강렬하다. 폐기물이 독특한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의 작업 과정은 어떠한가.
플라스틱은 색을 다루기 가장 용이한 재료 중 하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플라스틱들도 알록달록한 색감이 더해진 것들이 많다. 공장에서 플라스틱 코팅 제조과정을 거치다 보면, 생산 물량의 색상을 교체해야 하거나 기계를 정지시켜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때 기계에 남아있는 플라스틱을 비워내거나 다른 색상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마치 물감처럼 서로 다른 색깔들이 섞이는 그라데이션 구간이 발생하게 된다. 보통 이런 그라데이션 구간을 원하는 소비자는 없기 때문에, 상품 가치가 없는 쓰레기로 간주되어 버려진다.나는 이처럼 더 이상 쓸모가 없어져 버려지기 직전의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것이다.기계에서 그라데이션 구간이 짜여져 나올 때, 밑에 철 틀을 받쳐 식히면 나의 작품이 탄생한다.

주로 어디서 영감이나 자극을 얻는 편인가?
주로 길거리의 사물들이나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자세히 관찰한 것을 토대로 작성한 짤막한 메모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하고,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 만큼, 혼자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어려운 점은?
작품을 구상하는 부분이 가장 어렵다. 영감을 선사하는 특정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이를 시각적인 결과로 형상화하기까지는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따른다. 때로는 이것이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가끔은 두렵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기존에 활용하던 폐플라스틱 외에 만약 다른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떤 재료에 도전해 보고 싶은가?
금속 또한 재활용이 많이 되고 있긴 하지만, 한 번은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불순물이 섞인 금속들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들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진행했던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던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었나?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을 위해 제작했던 벤치가 기억에 남는다. 또 패션 브랜드와의 첫 협업이었던 리복(Reebok) 프로젝트도 의미 있었다.

오늘날 ‘지속가능성’만큼 남용되고 있는 단어도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현시점에서 추구해야 할 ‘지속가능성'이란 작게는 일상생활의 가까운 부분부터, 크게는 사회적인 문제들까지 사람들의 관점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김은하

사과, 바나나, 피자, 햄버거 등. 김은하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유행이 지났거나 버려진 헌 옷에 새로운 형태와 가치를 부여하는 아티스트다.

다양한 재료 가운데 헌 옷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나 자신만 돌아봐도 한 계절만 입고 버리거나 옷장 한구석에 두는 옷이 매우 많다. 사람마다 옷의 의미는 모두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버려지는 옷들을 보면서 나의 추억의 일부도 함께 버려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당시에는 학부 생활을 하던 시기였던 만큼, ‘이 버려지는 옷들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기도 했고, ‘어차피 버려지게 될 운명의 옷이라면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보자.’라고 생각했다.

작업 과정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자면?
대부분 머릿속에서 그려보는 등 상상에 기반해 작업을 시작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간단하게 스케치해보거나 작품의 재료가 될 옷을 중심에 두고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아마 예전에 비해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인 것 같다. 이 과정을 통해 대강 윤곽이 잡히면, 마음에 드는 질감과 색감, 프린팅의 옷들을 자르고 붙이거나 꿰매고 해체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옷에 달린 단추 같은 부자재들을 활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입지 않는 옷으로 형형색색의 햄버거, 사과, 케이크를 만들어낸 점이 굉장히 인상 깊다. 주로 어디서 영감이나 자극을 얻는 편인가?
시각적으로 새롭게 다가오거나 일상에서 익숙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색감이 눈에 띄는 것들, 또는 비슷한 것들 가운데 조금은 특별한 것 등에서 영감이나 자극을 얻는다. 이런 것들을 가지고 갑자기 크기가 커진다거나, 뜬금없는 장소에 있다거나 하는 상상을 많이 해보는 편이다. 최근에는 혼자 여행을 꽤 다녔는데, 길을 거닐다가 마주친 자연 속의 풍경에서 자극을 많이 받기도 했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모든 작가가 그렇겠지만, 엉성해 보이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이다. 온라인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작업물을 만들다 보니, 재료를 고르고 배치하는 것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 나부터 재미있게 작업을 해야 보는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지 않겠는가. 이 때문에 작업 과정 자체에서 흥미를 느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점은?
재료를 고르는 과정이 가장 어렵다. 물론 이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기도 하지만, 나의 작업 과정 가운데 재료를 고르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부분이다.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느껴서인지, 어려운 과정인 것은 왠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지속가능성’만큼 남용되고 있는 단어도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실 일상 속에서 계속 신경을 쓰고 있지 않으면 크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지속가능성 아닐까? 내 생각에도 ‘지속가능성’이란 오늘날 조금은 거창해져버린 단어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과연 내가 이 옷을 유행이 지난 몇 년 후에도 입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신중한 소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이든지 내 마음에 쏙 들고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한다면 버리지 않고 오래오래 쓸 수 있지 않을까?

박선민

아티스트 박선민은 일회성으로 사용된 후 버려진 유리 공병에 다양한 유리공예 기법을 접목하여 형태를 변형하고 새로운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유리병이 우리 곁에서 오래도록 가치 있게 머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14년부터 수명을 다한 유리병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아티스트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리:보틀’을 이어오고 있다. 어떤 계기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나?
제주도에서 열린 기획 전시에 참여하면서 폐유리병을 활용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일회성으로 사용된 이후 버려지는 유리병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끼며, 유리 특성상 재활용이 가능한 점에 초점을 맞춰 유리병의 다양한 활용 범위를 보여주고자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폐유리병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병이 지닌 형태적인 특성을 살피게 되었고, 저마다의 병에 담긴 역사를 통해 유리병의 과거와 현재를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의 손길을 통해 유리병이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는다는 점이 현실 속 인간관계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 하게 되었고, 단순히 유리병을 재사용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리병에 숨겨져 있던 가치를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유리병을 업사이클링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수거 과정을 통해 모인 유리병의 라벨을 제거하고 색상, 크기, 형태에 따라 분류해 적합한 활용 방안을 모색한다. 어떠한 형태와 기능으로 제작할 것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가공 기법이 달라지며,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변형 가능한 디자인과 확장 범위를 결정하게 된다. ‘리보틀(Re:Bottle)’ 프로젝트에는 유리 가공 기법 가운데 연마기법(Cold working)을 주로 사용되는데, 7~8단계의 연마과정을 거친 잘라낸 유리병의 절단면을 크기별로 맞춰 형태를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제로 웨이스트 개념에서 영감을 얻어 병 하나를 온전히 사용하는 방식인 블로잉(Blowing) 기법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열 가공 기법을 통해 병을 뜨겁게 가열하여 입으로 불거나 도구를 사용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업을 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이나 자극을 얻는 편인가?
자연물이든 인공물이든,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 저 멀리 산이 겹쳐진 능선이나 사물들이 서로 겹쳐져 생겨나는 실루엣으로부터 형태를 구상하는 데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이다. 먼저 재료들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크게 그려보고, 그다음에 사물의 디테일한 요소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방식을 추구한다. 그래서 실제로 작업을 진행할 때도 전체적인 형태를 모두 구상한 후에 세부적인 묘사를 통해 작품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변형된 형태가 주는 심미성과 기능도 물론 중요하지만, 폐자재를 활용한 작업 특성상 완성된 결과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새로움과 조형적인 완결성, 완성도를 중시한다. 완성도는 오롯이 작가의 손끝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마감과 같은 부분을 가장 신경 써서 작업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기 전까지 폐자재를 활용한 작품이라고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려운 점은?
업사이클 작업의 특징상 자재 수거 방식과 가공 방식에 어려움이 있다. 개인적으로 수거를 요청해 받아오는 과정과 수거 이후에 재료로 활용하기 위해 세척과 관리를 하는 부분이 아직은 규모의 면에서 체계적이지 못한 편이다. 오랜 시간 동안 작업을 이어오면서 많은 데이터를 쌓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양의 폐유리병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한다. 작업 방식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선순환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은 과연 어떤 것일지와 관련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제작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라면 한자리에 서서 반복되는 동작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단면을 다듬는 연마과정은 다양한 기자재를 사용하고, 손으로 기물을 한쪽방향으로 계속 돌려가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손에 무리가 많이 간다. 특히 서로 다른 유리를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사이즈를 맞추기 위해서는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이 모든 과정 중 어느 것 하나를 소홀히 할 수 없고, 모두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하기에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힘이 든다.

작업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사물이나 한없이 귀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의미 없는 것들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의미 없던 것들이 귀해지기도 한다. 어떤 사물과 관련해서 ‘쓸모없다’와 ‘귀하다’의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우리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고 있으며,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에 다다르게 된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소재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변화해야 하므로, 나의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버려진 소재가 지닌 가능성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앞으로 수많은 버려진 소재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오늘날 ‘지속가능성’만큼 남용되고 있는 단어도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와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나의 작업물들은 사용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가치 있게 사용해주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하다’라는 의미를 살펴보면 결국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하고, 지속이 가능한 방식을 이야기하더라도 결국은 사용자들의 올바른 참여가 있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져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향후 작업 계획이 궁금하다.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버려진 재료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데이터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작업을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다. 폐유리병이 재활용되어 이렇게까지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을 고민할 예정이다. 더불어 작업실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자투리까지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폭넓게 고민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체적으로 순환이 가능한 작업실을 구축하고 싶다.

이규한

나이키 신발박스로 제작한 가구들로 조명받은 이규한은 재활용된 종이 위주의 재료를 활용해 작업을 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 가운데서도 특별히 나이키의 신발 박스에서 영감을 얻게 된 계기가 있나?
학창 시절부터 나이키(Nike)를 굉장히 좋아하다 보니, 방 안에는 늘 신발 박스가 쌓여 있었다. 그러다 학부 시절 가구 수업을 들으며 골판지로 작업을 하던 도중, 자연스럽게 나이키 신발 박스로 눈이 갔고 이내 작업 재료가 되었다.

종이가 지닌 물성 특성상 신발 박스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가구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꽤나 까다로울 것 같다. 작업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목재나 금속으로 프레임을 제작한 후에 구상한 디자인에 맞춰 종이를 누르고, 자르고, 접고, 붙이기를 반복한다.

어디서 영감이나 자극을 얻는 편인가?
부자재를 사러 갈 때 자전거를 타고 가는 편인데, 자전거를 타면서 마주치는 시각적인 것들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흥미로운 아이디어나 자극을 받는 편이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재료와 형태 간의 균형.

어려운 점은?
처음에 신발 박스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재료를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도 지금은 재료 수급이 예전에 비해서는 훨씬 수월해졌다.

진행했던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던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었나?
나이키 서울 명동 매장과 함께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가장 흥미로웠다. 이전에 해오던 의자 작업들과 달리 큰 스케일의 선반 작업물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나의 작업물들이 나이키 매장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뜻깊었다.

최근에는 맥도날드의 포장지를 재활용해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 조명을 오마주한 작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나?
맥도날드(McDonald) 포장지를 활용한 다양한 조명 작업물을 준비하고 있다. 또 팝적인 요소가 있는 재료와 한지를 활용해 부채를 만들고 있다.

오늘날 ‘지속가능성’만큼 남용되고 있는 단어도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단순한 컨셉과 말보다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해야 하는 것.

이우재

어느 날 버려진 신문지를 발견한 이우재는 이것들을 재료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후 그는 버려지는 신문지를 재사용해 가구, 인테리어 소품, 미술 조형물을 만들며 신문지의 숨겨진 가능성을 보여주려 한다.

종이 특유의 유연한 물성을 지닌 신문지가 단단한 실루엣의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작업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작업에 활용하는 신문지는 보통 인쇄소에서 잘못 인쇄되어 버려지는 신문지이다. 우선 신문지를 물에 불린 뒤 펄프화 시킨 후, 접착제와 섞어 반죽을 만들고 틀에 넣거나 손으로 펴내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낸다. 이후 이를 건조해서 말린 뒤, 가공을 통해 신문지에 숨어있던 특유의 느낌을 살린다.

어디서 영감이나 자극을 얻는 편인가?
지금 사는 곳이 도시 한복판이다 보니, 아무래도 도시의 건축물들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다. 깨진 벽돌, 금이 간 벽, 반복적인 형태의 타일 등, 우리 주위에 버젓이 존재하지만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건축적인 요소들에 관심이 있다. 물론 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 열심히 작업하시는 다른 작가님들을 보면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도 계속 받고 있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비록 나의 작업이 신문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이지만, 종이 특유의 물성만은 계속해서 지켜나가고 싶다. 신문지가 지닌 물성, 촉감, 가능성이 그저 기능성이나 제조의 용이함을 향상하기 위해 사라져버리는 것은 원치 않는다.

신문지는 흑백의 재료인 만큼 아무래도 다른 재료에 비해 다채로운 색감을 표현해내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 같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나의 작품들은 신문지 특성상 기본적으로 회색을 띠고 있다. 추가로 색을 입힐 수는 있지만, 바탕이 되는 회색 위에 추가로 입혀지는 것이다. 수거된 신문지에 인쇄된 잉크의 양을 비롯해 신문지를 제조한 나라마다 재료의 특성이 달라, 동일한 색감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펄프화부터 후가공까지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만큼 체력적으로 힘이 들기도 한다.

오이뮤와의 협업을 통해 신문지로 제작한 인센스 홀더, 코스 매장과의 협업을 비롯해 지금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던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었나?
‘종이가 지닌 특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을 잃지 않으면서, 작업의 기능성 또한 유지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어떤 것일까?’와 같은 고민을 늘 해오고 있었다. 코스(COS) 매장과의 협업은 신문지가 인테리어와 같은 더욱 큰 스케일에까지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오이뮤(Oimu)와의 협업을 통해서는 사용자들과 재료를 기반으로 더욱 가깝게 소통할 방법을 경험할 수 있어서 의미가 남달랐다. 종이라는 재료가 불에 약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인센스 홀더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웠고, 멀리서 관람하기만 하는 작품이 아닌 사람들이 직접 만지고 경험하면서 재료와 교감할 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했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오늘날 ‘지속가능성’만큼 남용되고 있는 단어도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나의 작업들도 ‘친환경', ‘재활용'이란 단어를 통해 관심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이것들보다는 ‘관심’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싶다. 주변에 쉽게 버려지는 재료를 향한 관심,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향한 관심, 사회를 향한 관심 등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하고 흘려보내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는 일 또한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것 그 이상으로 중요하지 않을까.

기존에 활용하던 신문지 외에 만약 다른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떤 재료에 도전해 보고 싶은가?
네덜란드 디자인팀 ‘Atelier NL’이 다양한 지역에서 수집한 모래를 통해 각각의 지역에 담긴 이야기와 특성을 표현한 유리 가공품 프로젝트를 오래전부터 흥미롭게 지켜봐 왔다. 훗날 나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곳에서 직접 흙을 공수해 와 점토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보고 싶다.

한국, 뉴질랜드, 네덜란드, 호주 등지를 오가며 작품 활동해오고 있다. 지금은 호주 멜버른에 머물고 있는데, 향후 작업 계획이 궁금하다.
어린 나이에 뉴질랜드로 이민하고 해외에서 작품 활동해오면서, 한국에서 활동할 시간이 많이 없었다. 비록 지금은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한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늘 어깨 너머로만 들어오고 경험했던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현대적인 요소들을 배워 작품에 녹여내고 싶다.

홍지희

홍지희는 일상과 이상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비롯해 자연과 인공의 물질들을 재료로 조합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깨진 유리, 흙, 플라스틱 조각처럼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버려진 재료들로부터 어떤 매력을 느꼈는가?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를 탐구하는 것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상기하는 것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 일상과 이상 간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작업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삶의 태도라고 생각했다.

작업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다양한 소재가 지닌 각각의 물성과 개성을 살려 표현하고자 한다. 때로는 그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대로 그리기도 한다. 흙, 물, 찻잎, 흑연처럼 이미 주변에 흔하게 존재하는 단순한 재료를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트부산 2022 포스터를 장식하기도 했던 작품 ‘Sound bath III(2021)’의 자연을 닮은 푸르른 색감이 인상 깊다. 작업을 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이나 자극을 얻는 편인가?
자연과 사람으로부터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이다. 자연과 닮은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고, 자연과 닮은 사람을 좋아하기도 한다. 가끔 작업실을 비우고 여행이나 산책 등으로 에너지를 채워오곤 한다. 때로는 새로운 활동으로 용기를 얻기도 한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자연스러움을 가장 중요시 하는 편이다. 모든 작업에 걸쳐 조형성, 색감, 형상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실 그리는 행위 자체란 곧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행위인데, 세상을 살아가며 나와 작업물 모두에 자연스러움이 깃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각자가 지닌 고유의 색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다.

어려운 점은?
물리적인 힘이 요구되는 작업이 많은 탓에 체력에 신경을 쓰고 있다. 요즘 들어 환경과 사회 전반에 걸쳐 흐름이 변화하면서 미술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빠르게 불고 있는데, 흔들리지 않는 태도와 철학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행했던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글로벌 브랜드 띠어리(Theory)와 함께했던 프로젝트가 가장 인상 깊었다. 아무래도 평소에 좋아하는 브랜드였던 만큼 진정성이 있었고,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이 내가 가진 색깔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다. 당시의 프로젝트 공간은 전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화로움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오늘날 ‘지속가능성’만큼 남용되고 있는 단어도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간결한 삶을 추구하고 탐욕을 줄여나가는 것과 신중한 안목을 지니는 것이 지속가능한 삶의 태도에 장기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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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ongin
As told to Jiwoo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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