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입맛, ‘미역국라면’에 빠지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먹거리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불닭볶음면, 신라면, 바나나맛 우유가 K-스낵의 대표 아이콘이었다면, 이제는 팔도&양반 미역국라면이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역, 잠실, 용산 등 외국인 고객이 많은 매장에서 미역국라면은 오랫동안 1위였던 전통 라면들을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담백한 국물과 전통 한식 이미지를 바탕으로 인천공항 주요 점포에서는 올해 10만개 이상이 팔리는 돌풍을 일으켰다.

SNS와 추천 영상이 이끈 신드롬
인기에는 디지털 미디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일본인·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미역국라면은 소셜미디어 숏폼, 먹방 영상으로 널리 확산됐다. ‘매운맛만 있는 줄 알았던 한국 라면 시장’이 담백하고 전통적인 국물 맛도 있다는 인식으로 바뀌자, 재방문객들과 신규 관광객 모두 미역국라면을 쇼핑리스트에 올리기 시작했다. 여행객 후기는 물론, 유튜브와 틱톡 등의 ‘한식 변주 라면’ 먹방 영상이 조회수 수십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전통 한식, 간편식으로 재탄생하다
한국인에게 미역국은 생일상과 가정식의 상징적인 음식이다. 원래 밥과 말아먹거나 따뜻한 국물로 즐기던 미역국이 외국인에게는 라면 형태로 접근성이 높아졌다. 라면으로 해석된 미역국은 해외 소비자에게 ‘익숙한 푸드+이국적 경험’이라는 트렌드로 다가왔고, ‘국물 음식 라면’ 카테고리 확장에도 기여했다. 이 변화는 한식의 따뜻함과 건강 이미지가 랩포장 즉석식품과 결합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편의점도 요거트 열풍… ‘그릭요거트’가 바나나우유 넘어서
트렌드는 라면만이 아니다. 인천공항 GS25 등 주요 편의점에서는 ‘요즘 그릭요거트’가 외국인 매출 1위 품목으로 등극하며, 바나나맛 우유마저 밀어낸 모습이다. 요거트에 시리얼과 과일을 곁들여 먹는 ‘한국식 요거트 먹방’이 중국 SNS에서 확산하면서, 여행 후 먹방 따라잡기와 현지에서 직접 제품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최근 1~8월 매출 통계로도 요거트가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SNS가 이끈 ‘건강한 한끼’ 이미지
롯데마트·GS리테일 관계자들은 “한국 음식의 매운맛 일색이라는 고정관념을 SNS와 추천 영상이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밝혔으며, 인사동 등 한국 관광 중심점포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도 70%까지 치솟았다. 단순한 간편식이 아니라, 건강하고 담백한 한식 이미지와 ‘식문화 체험’ 가치가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주효했다.

새로운 K푸드 패러다임과 먹거리 지도
한국 관광산업은 이제 담백한 국물 라면과 그릭요거트 같은 이색 디저트·스낵으로 먹거리 지도 자체를 확장 중이다. 전통 한식을 현대적 변주로 재해석한 현지형 간편식은 SNS 확산, 여행 후기, 현지 구매 경험 등이 결합하면서 ‘한국에 와서 꼭 사야 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변화는 K푸드 이미지의 다층적 발전이자, 외국인 소비자의 경험의 폭을 넓히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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