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첫 공식 석상…"6년간 책 세 권 쓰고 싶어"
[EBS 뉴스]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기자회견을 고사했던 한강 작가가 어제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소회를 밝혔습니다.
한 작가는 지난 30년처럼, 앞으로도 글을 통해 세상과 만나겠다고 전했는데요.
먼저, 황대훈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노벨상 수상 1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한강 작가는 수상 축하에 대한 감사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인터뷰: 한강 작가 / 노벨문학상 수상자
"무척 기쁘고 감사한 일이어서, 그날 밤 조용히 자축을 하였습니다. 그후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따뜻한 축하를 해 주셨습니다. 그토록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큰 상을 받았지만, 달라지는 건 없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한강 작가 / 노벨문학상 수상자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랍니다.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1994년 1월 첫 소설을 발표하고, 올해로 삼십 년째.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지만, 글을 쓰며 보낸 시간만큼은 각별하게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한강 작가 / 노벨문학상 수상자
"이상한 일은, 지난 삼십 년 동안 제가 나름으로 성실히 살아내려 애썼던 현실의 삶을 돌아보면 마치 한줌의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 짧게 느껴지는 반면, 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삼십 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건강을 위해 카페인도 끊고, 좋아하던 여행도 하지 않는다는 한 작가.
작가의 황금기라 불리는 60세가 되기 전까지 남은 6년의 시간 동안, 책 세 권을 더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한강 작가 / 노벨문학상 수상자
"물론, 그렇게 쓰다 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6년 동안 다른 쓰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서, 어쩌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말입니다."
한 작가는 현재 집필 중인 차기작을 마무리하고, 오는 12월 10일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발표할 연설문 작성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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