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실수 하지마라" 4월 ERA 7.17→5월 1.64…확 달라진 40억 FA의 충고 [인터뷰]

김영록 입력 2023. 6. 3. 13:35 수정 2023. 6. 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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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나 같은 실수는 하지 말라'고 한다."

"목숨 걸고 던져야하는 경기도 있다. 매경기 잘해야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잘 안되는 날도 있다. 그렇다고 기죽으면 안된다. 1년 내내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컨디션이나 흐름을 잘 읽고 던질줄 알아야한다는 얘길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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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한현희.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18/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나 같은 실수는 하지 말라'고 한다."

한 달 사이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이제야 비로소 여유가 생겼다. 한결 밝아진 입가에 미소도 감돈다.

한현희(30)에겐 특별한 한 해다. 12년간 몸담았던 히어로즈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에 새롭게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는 '부산의 아들'이다. 사직구장의 익숙한 공기 속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1월 중순 뒤늦게 FA 계약을 맺고 롯데에 합류했다. 데뷔초 같은 강속구는 아니지만, 베테랑의 존재감이 담뿍 담긴 묵직한 공을 지녔다.

한현희는 올해 "강남이 형이 나 때문에 고생 많이 한다"고 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유강남(31)에 대한 감탄을 금치 못했던 그다. "올해 강남이형이랑 호흡을 맞추니 너무 좋다. 덕분에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기뻐했다.

결국 프로는 숫자로 말한다. 최근 몇년래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올해부터 새로 시작한 루틴 덕분이다. 역시나, '시어머니' 김현욱 트레이닝코치의 작품이다.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유강남, 한현희.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18/

"(선발로 나간)경기 끝나고 이틀간 김 코치님과 회복에 초점을 맞춰 훈련한다. 불펜 피칭하고 나서 이틀간은 중심이동이나 팔의 스윙을 가다듬는다. 상체가 넘어오는게 너무 빠르다, 팔을 조금 더 펴라, 펴지 마라…1구1구마다 코치님이 잡아주신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는 '사실상 전담 코치'라는 말에 "사실이다. 늘 신세지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특히 중심이동에서 살짝 걸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5월부터 그 부분이 교정되면서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승패는 똑같이 2승2패. 하지만 경기 내용은 극과 극이다. 4월에는 평균자책점 7.17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좀처럼 5회를 넘기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얼굴에 드러났다.

5월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평균자책점 1.64의 짠물 피칭이 돋보인다. 두차례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선두를 다투는 LG 트윈스 상대로도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한현희는 "타자들이 잘 쳐주고, 수비도 잘해주니 성적이 좋아진다. 특히 타석에서 힘을 많이 내줘서 기쁘다"며 웃었다. '부산의 아들'다운 시너지 효과다.

키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롯데 한현희.

롯데는 5월 승패마진 +10으로 뜨거운 한 달을 보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선발진이 정말 잘해줬다"고 돌아봤다. 5월 월간 평균자책점 톱10에 롯데 선발투수가 4명이나 포함됐다. 앞으로 남은 시즌 흐름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선발투수들간의 찰떡 케미 중심에 한현희가 있다. 경기중 박세웅, 나균안과 더그아웃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동갑내기 절친 김원중(30)과는 또다른 느낌의 중견 투수다.

롯데는 5월까지 SSG 랜더스-LG 트윈스와 톱3를 유지하며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박세웅은 방송 인터뷰에서 '기세로 2행시를 지어달라'는 주문에 "기대해주십시오. 세번째 우승"이라고 답해 부산 팬심에 불을 질렀다.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롯데 한현희가 미팅을 마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23/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다. 한층 뜨거운 무더위가 찾아오고 있다. 한현희는 지난 1월 화촉을 밝힌 아내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아내 덕분에 야구만 집중할 수 있다. 덕분에 올해 야구가 잘되는게 아닐까"라며 미소지었다.

이어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를 묻자 "나 같은 실수 하지마라"고 의외의 말을 꺼냈다. 그는 "경기할 때는 집중해야하지만, 훈련할 때는 즐거워야 좋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래야 팀이 잘 되더라"고 강조했다.

"목숨 걸고 던져야하는 경기도 있다. 매경기 잘해야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잘 안되는 날도 있다. 그렇다고 기죽으면 안된다. 1년 내내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컨디션이나 흐름을 잘 읽고 던질줄 알아야한다는 얘길 해주고 싶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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