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rtu 결승! 이기면 UFC

격투기 팬들 입장에선 요즘 “기다리던 날짜가 드디어 떴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김상욱의 RTU(ROAD TO UFC) 시즌4 결승전이 2026년 2월 1일, 그것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UFC 325 언더카드로 잡혔습니다. 한 장짜리 일정표처럼 보이지만, 이 하루가 의미하는 건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이에요. 말 그대로 UFC로 가는 마지막 관문, 문고리 앞에서 숨 고르는 순간입니다.

RTU 결승은 흔히 “한 번 이기면 UFC 간다”는 말로 요약되는데, 이게 과장이 아닙니다. 토너먼트 내내 살아남아 결승까지 왔다는 건, 이미 실력은 검증됐다는 뜻이죠. 다만 마지막 문턱은 늘 가장 미끄럽습니다. 긴장감도 다르고, 상대도 다르고, 무엇보다 ‘이기면 인생이 바뀐다’는 부담이 다리 근육을 딱딱하게 만들거든요.

김상욱의 결승 상대는 호주 출신 돔 마르판(Dom Marfan)으로 알려졌습니다. 준결승에서 박재현을 이기고 올라온 선수라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무엇보다 이번 결승은 시드니에서 열립니다. 마르판에게는 홈이고, 김상욱에겐 원정입니다.

원정 경기의 불리함은 단순히 “관중이 야유한다” 정도가 아닙니다. 격투기는 아주 미세한 장면이 점수로 쌓이는데, 특히 그래플링 싸움은 더 그렇습니다. 누가 더 눌렀는지, 누가 더 컨트롤했는지, 누가 더 ‘진짜 유효한 공격’을 했는지… 이 판단이 애매해질수록 분위기와 심리가 영향을 줍니다. 케이지 옆에서 터지는 함성은 심판에게도 들리고, 상대 선수에게도 힘이 됩니다. 그래서 김상욱이 이번에 맞서는 건 마르판 한 명이 아니라, 사실상 시드니 전체 분위기라고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두 선수 모두 그래플링 베이스라는 설명이 반복됩니다. 이런 매치업이 재미있는 이유는 하나예요.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결국 체력과 멘탈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플러끼리 붙으면 보통 이런 그림이 나옵니다.

처음엔 서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고, 막고, 케이지에 몰고, 언더훅 싸움하고… 그러다 한 번 미끄러지면 위에서 눌리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이때부터 문제는 기술보다 숨이 먼저 차는 쪽입니다. 숨이 찬 쪽은 손이 느려지고, 손이 느려지면 그립이 풀리고, 그립이 풀리면 포지션이 무너집니다. 그리고 무너진 포지션은 스크램블로 회복하는 게 아니라, 그냥 라운드가 통째로 날아가 버립니다.

김상욱이 RTU에서 보여준 강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게 안정적인 운영과 강한 피지컬,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심리입니다. 이게 결승에서 더 빛날 수 있습니다. 결승은 대체로 화끈한 난타전보다, “실수 안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가 많습니다. 관중이 아무리 소리쳐도, 자기 호흡을 지키는 쪽이 마지막에 남아요.

준결승 이후 두 선수가 마주쳤을 때, 마르판이 “그래플러들의 싸움을 해보자”는 식으로 말하자 김상욱이 “그럼 KO 나오는 경기 하자”로 받아쳤다는 이야기가 꽤 회자됐습니다. 이 장면이 왜 중요하냐면요. 김상욱이 무조건 타격가라는 뜻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리듬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래플러의 홈 경기에서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상대가 원하는 대로 케이지에 몰리고, 눌리고, 애매한 컨트롤을 계속 허용하면서 라운드를 내주는 겁니다. 관중이 환호하는 장면은 대개 “넘어뜨렸다” “눌렀다” “위에서 때렸다”는 화면이거든요. 반대로 타격에서 확실한 장면을 만들면, 판정이 애매해질 여지가 줄어듭니다. 김상욱이 ‘KO’라는 단어를 꺼낸 건, 그 자체로 이번 결승의 전략 방향을 넌지시 보여준 말일 수 있습니다.

이 결승을 단순히 “누가 강하냐”로 보면 감이 흐립니다. 저는 포인트를 세 가지로 봅니다.

첫째, 초반 2분을 어떻게 넘기느냐입니다. 홈 파이터는 보통 초반에 몰아칩니다. 관중이 분위기를 올려주고, 본인도 텐션이 높아요. 김상욱이 여기서 무리하게 맞불을 놓다가 넘어지면 경기가 꼬입니다. 반대로 초반 압박을 ‘큰 데미지 없이’ 흘려보내면, 그 다음부터는 김상욱의 운영력이 살아날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케이지 클린치에서의 체력전입니다. 그래플링 베이스 선수들 싸움은 케이지에서 시간이 많이 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뭘 했냐”보다 “상대가 뭘 못하게 했냐”예요. 언더훅 싸움, 헤드 포지션, 무릎으로 버티는 힘… 이런 게 쌓이면 라운드가 보입니다.

셋째, 후반 라운드의 집중력입니다. 결승은 ‘한 번만 이기면 끝’이어서 모두가 조심스러워집니다. 그래서 후반에 실수 한 번이 경기 전체를 바꿉니다. 김상욱이 RTU에서 보여준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지점,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감정이 과열되지 않는 편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선수는 원정에서도 버틸 수 있어요.

이번 대회 메인 이벤트로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vs 디에고 로페즈 2차전이 언급되고, “볼카노프스키 사실상 은퇴전”이라는 이야기까지 돌아다니는 분위기라면, 현장 열기는 더 뜨거울 겁니다. 시드니라는 도시 자체가 들썩일 가능성이 크고요. 이런 큰 카드 아래에서 RTU 결승이 열리면, 신예들에겐 기회이자 부담입니다. 한 번만 잘하면 전 세계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키는 날이고, 한 번만 흔들리면 그날의 기억은 아쉽게 ‘상대의 홈 축제’로 남습니다.

그래서 이번 결승을 보는 관전 포인트는 단순히 “김상욱이 UFC 갈까”가 아니라, 김상욱이 원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가져가느냐입니다. 여기서 보여준 운영 방식은, 설령 UFC에 가더라도 계속 따라다닐 ‘선수 이미지’가 됩니다.

“원정에서도 침착한 파이터”가 될지, “큰 무대에서 굳어버린 파이터”가 될지, 이번 한 경기에서 갈립니다.

격투기는 참 잔인합니다. 땀 흘린 시간은 길어도, 평가받는 순간은 짧습니다. 그런데 김상욱은 RTU를 거치면서 ‘버티는 힘’과 ‘경기 운영’을 보여줬고, 그게 결승까지 데려왔습니다. 남은 건 단 한 번, 시드니에서 자기 호흡을 지키는 일입니다.

정말로 “쨍하고 해 뜰 날”이 올지, 그 답은 2월 1일 케이지 안에서 나오겠죠.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 결승은 김상욱 커리어에서 그냥 큰 경기가 아니라, 문을 열면 세상이 바뀌는 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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