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대우 이적→ERA 6.33' 선발진 이탈한 엄상백, 후반기 쓰임새 나왔다…"이 역할부터 시작할 것"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된 엄상백(한화 이글스)이 '롱맨'으로 등판할 예정이다.
올 시즌에 앞서 엄상백은 4년 최대 78억원의 계약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최고 대우다. 함께 선발 최대어로 꼽혔던 최원태가 4년 70억원을 받았다. 냉정하게 경력은 최원태가 더 화려하다. 그만큼 엄상백을 향한 한화의 기대가 컸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엄상백은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전반기 15경기에 등판해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에 그쳤다. 단 7번만 5이닝을 넘겼다. 평균 소화 이닝은 4이닝이다. 김경문 감독은 꾸준히 기회를 줬지만 엄상백의 폼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김경문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17일 감경문 감독은 "(엄)상백에게 양해를 구했다. 지금 (황)준서가 뒤에서 계속 기다렸다. (황)준서의 페이스가 좋고, 잘 던지고 있다. (엄)상백이가 자기가 좋아지면, 선발 시켜달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의 말대로 황준서의 기세가 뜨겁다. 올 시즌 10경기(6선발) 1승 3패 평균자책점 3.15다. 선발 등판시 평균 4⅔이닝을 소화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와중 이닝 소화력도 나쁘지 않았다는 뜻.
김경문 감독은 "내가 볼 때 (엄)상백이 볼은 나쁘지 않다. 근데 부담이 있는지, 뭔가 안 맞는다. 승이라는 게 딱 오면 다음이 편해지는데, 밝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18일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가) 나올 때마다 5이닝 이상을 던져줬다. 지금 공이면 5선발로 어디에 내놔도 많이 뒤지지 않는다"라고 황준서를 5선발로 낙점한 이유를 밝혔다.
불펜으로 이동한 엄상백은 어느 타이밍에 등판할까. 김경문 감독은 "그걸 어떻게 약속하냐"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선발이 매번 잘 던질 수는 없다. 선발이 나가서 점수를 일찍 많이 줄 때 쓰겠다. 불펜이 매번 나가서 너무 자주 던질 수는 없다. 그 역할부터 (엄)상백이가 시작할 것 같다"고 밝혔다.
'롱맨'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이다. 계속 선발로 뛴 만큼 롱맨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통산 320경기 중 198경기를 불펜으로 뛴 만큼 경험도 풍부하다. 또한 롱맨으로 활용하다 폼이 올라왔다고 판단되면 다시 선발로 복귀할 수도 있다.
'롱맨' 엄상백은 신의 한 수가 될까.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