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 개 먹어” 지목한 그 도시...트럼프, 스프링필드 간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 곳’으로 지목해 파문을 일으켰던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를 직접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8일 뉴욕 롱아일랜드 유세에서 “앞으로 2주 안에 스프링필드와 콜로라도주 오로라를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가진 TV 토론에서 스프링필드를 직접 거론하면서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주장했다.
인구 6만여 명의 소도시인 스프링필드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카리브해 섬나라인 아이티 이민자들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의 주장은 근거 없는 괴담으로 드러났지만, 이 발언의 후폭풍으로 시청·학교 등 주요 시설에 대한 테러 위협이 이어지고 있고 주민 상당수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가 이민·국경 정책의 선명성을 강조할 캠페인 장소로 스프링필드를 점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뉴욕 유세에서도 스프링필드를 재차 언급하면서 “3만2000명이 모여 살며 범죄가 없던 작고 아름다운 동네에 몇 주 사이에 3만2000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모여들었다. 믿어지느냐”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역사상 최대 규모로 불법 이민자를 추방할 것이고, 스프링필드가 그 시작”이라고 했다.
공화당 소속인 롭 루에 시장은 트럼프의 방문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도시에 극심한 부담을 줄 것”이라며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해도 괜찮다”고 했다. 다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곧 대통령이 될 사람이 직접 와서 보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반응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가 방문을 예고한 오로라도 이민자 관련 뉴스로 홍역을 앓았던 곳이다. 최근 이 도시의 주거지역이 베네수엘라계 폭력 조직에 점거됐다는 얘기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하지만 이는 특정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사건이 동영상과 함께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9일 공개된 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선 트럼프와 해리스의 전국 지지율이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는 조사 기관마다 결과가 엇갈렸다. NYT 조사에선 해리스가 50%로 트럼프(46%)에게 앞선 반면, 같은 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선 해리스가 48%, 트럼프가 47%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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