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중국과 필리핀이 다시 충돌했다. 필리핀은 환자 후송 중 물대포를 맞았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인도적 이송을 허용했다며 정반대로 반박했다.
남중국해의 같은 좌표에서 같은 성격의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9일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필리핀 해경은 전날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 인근에서 중국 해경이 자국 함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은 같은 사안을 두고 인도적 고려에 따라 환자 이송을 허용했다고 주장하며 필리핀이 "흑백을 뒤집고 있다"고 맞받았다.

"인도주의 임무 도중 물대포는 불법"
필리핀 측 설명에 따르면 긴급 후송 대상이었던 군인은 좌초된 시에라 마드레함에 탑승 중이었고 이전부터 앓던 질환으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타니엘라 대변인은 중국 해경이 환자 이송을 위해 투입된 필리핀 함정을 몰아내기 위해 물대포를 쐈으며 함정이 직접 맞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주의 임무 도중에 물대포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고 불법"이라며 해상에서 생명을 위협하고 기본 준칙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중국 해경은 후송이 진행되는 동안 필리핀 해경을 계속 따라붙었으나 추가 충돌은 없었다.

"소형 보트 이송을 즉시 허용했다"
장뤠 중국 해경국 대변인은 9일 위챗 계정 성명에서 "8일 필리핀 해경 4409호 선박이 런아이자오 인근 해역으로 향해 불법 좌초한 선박의 부상자 1명을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주의적 고려에 따라 중국은 즉시 필리핀이 소형 보트를 이용한 환자 이송 방식으로 부상자를 옮기는 것을 허용했다"며 "중국 해경은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필요한 편의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난사군도와 인근 해역에 대한 주권을 거론하며 필리핀에 "권리 침해 도발과 허위 선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999년 좌초시킨 상륙함이 만든 전선
분쟁의 기원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리핀은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에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데 반발해 노후 상륙함 시에라 마드레함을 이곳에 일부러 좌초시켰다. 이후 필리핀 군인들이 상주하며 정기적으로 물자를 보급받고 있고, 중국은 이를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 왔다. 보급과 후송이라는 일상적 행위가 매번 주권 주장의 시험대가 되는 구조다.

이번 사안에서 사실관계는 두 갈래로 갈렸지만, 환자 한 명의 이송이 양국 성명전으로 번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좌초된 배 한 척이 유지하는 전선이 얼마나 팽팽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사진 출처=뉴시스·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