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신출귀몰’ 하마스 수장 마지막 모습···“도주하다 건물에 몸 숨겨”
눈 주위 사마귀와 뻐드렁니 등으로 신원 드러나
수년간 이스라엘의 정보망을 피해왔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62)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발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신와르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무보정 영상”이라며 신와르를 사살하기 전 모습을 담은 48초 길이의 드론 촬영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드론이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의 2층 창문으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부서진 가구와 흙먼지가 가득한 실내가 보이고, 한쪽에 놓인 안락의자에 머리와 얼굴을 천으로 가린 채 먼지를 뒤집어쓴 사람이 앉아있는 모습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붉은색 실선으로 이 사람을 표시하고 그가 신와르라고 밝혔다.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있던 그는 드론을 발견하고 잠시 노려보다가 앉은 자세 그대로 손에 들고 있던, 막대기처럼 보이는 긴 물건을 드론 쪽으로 던진다. 영상은 드론이 이를 피했다가 다시 그를 비추는 것으로 끝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상 속의 신와르가 상처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드론을 향해 물건을 던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도 신와르 사망 직전 상황을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소대 지휘관 훈련부대는 전날 가자지구 남부도시 라파의 탈 알술탄 지역에서 통상적 순찰을 하던 중 하마스 전투원들과 마주쳤다. 해당 부대는 드론(무인기) 지원을 받으며 교전에 들어갔고, 이들 전투원은 건물과 건물을 뛰어 옮겨 다니다가 교전이 시작되자 흩어졌다.
이 중 한 전투원은 신와르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혼자 건물 한 곳에 들어갔다가 드론으로 위치가 확인된 뒤 살해됐다. 다른 두 명의 전투원도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됐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전투원이 몸을 숨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먼지가 나는 상황에서 수색 활동을 벌였다고 NYT에 전했다.
이스라엘 병사들은 수색 과정에서 시신 한 구가 신와르와 흡사하다는 점을 알아챘다. 눈 주위의 사마귀나 뻐드렁니 등이 바로 알아볼 정도로 신와르를 빼닮았다고 한다.
신와르를 발견해 살해한 장소는 이스라엘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였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신와르가 암살 위험을 피하려고 깊은 땅굴 속에 이스라엘인 인질들과 함께 머물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교전하던 지역에 함께 있던 인질은 없었고, 교전에 피해를 본 인질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에 대한 신원 확인 절차를 마치고 그가 사망했다고 17일 오후에 발표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설계하고 주도해 이스라엘군의 ‘제거 1순위’ 표적으로 꼽혔다. 하지만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전쟁이 시작되자 그는 자신을 표적으로 한 공습과 지상 작전을 계속 피해 왔다.
이스라엘의 제거 작전 시작 후에 종종 그의 사망설이 돌기도 했으나 번번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곤 했다.
신와르는 전쟁 이후 대부분 시간을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에서 경호원들, 이스라엘인 인질들과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에 죽음을 맞이한 순간에는 인간 방패로 내세울 인질도 없었고, 자신을 보호할 많은 경호원도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신와르가 도주 과정에서 고통을 겪으며 죽었다”며 “그자는 사령관이 아니라 오직 자신을 챙기다가 죽었고, 이는 우리의 적들에게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10180808001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10180854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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