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성 상품화 우려 속 오픈한 ‘메이드 카페’, 3월 예약 꽉 찼다

박선민 기자 2023. 3. 1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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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카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종업원들의 사진들. /인스타그램

하녀가 주인을 모시는 콘셉트의 ‘메이드 카페’가 서울에 문을 열었다. 일각에서 성 상품화를 우려했지만, 3월 예약이 모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식 메이드 카페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100%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개점 이틀 전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했는데, 16일 현재 모두 마감된 상태다. 지난 11일 기준 모집된 메이드는 총 28명이다. 하루 근무 인원은 3~4명 정도다. 인스타그램에 메이드들의 사진과 한 줄 문구가 소개되어 있다. 모두 하녀복을 입고 있으며, 일부는 손님을 ‘주인님’이라고 부른다. 메이드(Maid)는 하녀나 가정부를 뜻하는 영어 단어다.

메이드 카페에서는 종업원이 하녀 콘셉트로 손님의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한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한 일본의 유명 시뮬레이션 성인용 게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마니아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는 음식점으로 분류되지만, 보통 종업원의 접객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크다. 대부분 음식을 먹기 위해서 보다는 하녀가 주인을 모시는 듯한 콘셉트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다.

메이드 카페 자체가 불법 영업이거나 퇴폐업소는 아니다. 학생도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메이드 카페 유래가 성인용 게임이었다는 점, 여성이 순종적으로 손님을 ‘주인님’으로 모신다는 콘셉트 등을 이유로 성 상품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메이드 카페’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화제가 됐다. 여기에서 “손님에게 애교부리고 잘 보여서 기념품 팔이 하는데 이게 풍속업이 아니라고 할 수 있냐”, “유사성매매 업소랑 다를 바 없어 보인다”와 “그냥 콘셉트가 강한 특색 카페다”, “그냥 마니아층들의 역할 놀이 같은 느낌인데 극단적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등의 의견이 갈렸다.

과거 한 유튜버가 올린 메이드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담도 화제가 됐다.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다는 이 유튜버는 “하루 만에 메이드 카페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며 “구경거리가 된 기분이었다. 내가 전시 당하고, 구경거리가 되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청나게 대상화되어 있는 코스튬을 입고 구경거리가 되고, 전시 당하면서 손님들에게 돈을 쓰게 만들어야 된다는 감정노동의 압박이 매우 컸다”고 했다.

카페 측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여러 규정을 제시하고 있다.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 성범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종업원 연락처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묻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카페 내부나 메뉴, 음식 등의 사진은 찍어도 되지만 종업원 사진을 촬영해서는 안 된다. 입장 시 예약 관련 서류와 신분증 등의 확인을 거친다. 또 각각 종업원의 구체적인 근무 일정은 공개되지 않는다. 기념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을 때를 제외하고 메이드를 지명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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