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카의 새로운 기준!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SUV

베스튠 T90 크로스오버가 중국 브랜드 베스튠의 플래그십 모델로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작년 12월 프레젠테이션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이번에는 실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며 그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T90의 특징적인 부분 중 하나는 뒷유리에 선팅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홍보 영상과 테스트 차량 모두에서 확인되는 사항으로, 결코 저가형 모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외장 색상도 흰색, 회색, 검은색, 은색으로 제한되어 있어 다양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실제로 차량을 보면 사진보다 훨씬 멋져 보이기 때문에 밝은 색상이 추가된다면 더욱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범퍼, 휠 아치, 도어 하단은 도색되지 않은 탄성 플라스틱으로 마감되어 있어 실용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최신 트렌드에 맞춰 범퍼에 위치한 헤드램프에 워셔액 분사 기능이 없어 궂은 날씨에 쉽게 더러워지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주간 주행등은 보닛 가장자리를 따라 "모노브로우" 형태로 이어지고, 테일램프 역시 빛나는 띠로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단조로운 외장 색상과 대조적으로 T90의 실내는 화려한 색상 구성으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버건디-베이지 또는 블랙-블루 인테리어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고급스러운 느낌과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실내 상단 부분에만 해당되며, 도어 하단과 센터 콘솔 등 손이 잘 닿지 않는 부분은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T90의 특이한 점은 엔진 시동 버튼과 주차 브레이크 버튼을 제외하고는 물리적 버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능은 12.6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에 통합되어 있어, 시트 열선, 뒷유리 열선, 2존 공조 장치 등 모든 조작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극단적인 미니멀리즘 디자인은 실용성 측면에서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간단하며, 메뉴 아이콘이 매우 커서 잘못 누르기 어렵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며, 블루투스를 통한 무선 연결도 가능하다. 8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한 가지 정보 표시 방식만 제공하지만, 주간 또는 야간 테마를 변경할 수 있다.

앞좌석은 부드러운 쿠션감과 충분한 시트 길이로 편안함을 제공하지만, 최상위 트림을 제외하고는 요추 지지대가 없어 등받이가 너무 평평하다.

뒷좌석 공간은 머리 위, 어깨, 특히 다리 공간이 넉넉하지만, 조절 기능은 없고 등받이를 60:40 비율로만 접을 수 있다. 트렁크는 넓지만, 측면이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 주행 중 짐이 덜컹거릴 수 있다.

T90은 두 가지 파워트레인 옵션을 제공한다. 기본은 160마력 1.5리터 터보 엔진에 7단 로봇 변속기 조합이며, 상위 옵션은 245마력 2.0리터 엔진에 8단 아이신 자동변속기다. 2.0리터 모델은 0-100km/h 가속이 7.6초로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며, 변속기도 부드럽게 작동한다. 1.5리터 모델은 약간 느리지만 극적인 차이는 없으며, 로봇 변속기는 변속 시 약간의 충격이 느껴진다.

두 버전 모두 주행 편의성이 뛰어나며, 특히 거친 노면에서도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한다. 방음 성능도 우수하여 고속도로에서도 실내가 조용하다. T90은 아쉽게도 전륜 구동만 제공되어 진흙이나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도심형 크로스오버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수행한다.

T90은 Luxury, Noble, Flagship 세 가지 트림으로 제공된다. 1.5리터 엔진과 로봇 변속기를 탑재한 Luxury 트림 가격은 약 4,8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최상위 사양인 2.0리터 엔진의 Flagship 모델은 약 6,480만 원으로 알려졌다. 베스튠 T90은 중국 자동차의 품질 향상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특히 주행 편의성과 실내 정숙성 면에서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T90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경쟁 모델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성능과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하며, 특히 넓은 실내 공간과 뛰어난 주행 품질은 패밀리카로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일부 단점이 있지만, 가격 대비 제공하는 가치를 고려하면 가성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