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이지만...김정은도 사랑한 연말 음식은? [여기 힙해]

이혜운 기자 2024. 12. 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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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클렛 맛집 탐방
더몰트하우스의 라클렛 치즈 스테이크. /더몰트하우스 인스타그램

그래도 연말입니다.

평범한 일상이었다면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모여 앉아 한 해를 마무리했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매년 연말마다 유행하는 파티 음식이 있습니다. 한 때는 파이를 고기로 싼 영국 요리 ‘비프 웰링턴’이었고, 어느 때는 견과류와 말린 과일 등을 넣어 만든 독일 전통빵 ‘슈톨렌’이었지요.

올해는 치즈를 녹여 고기나 채소 위에 올려 먹는 스위스 음식 ‘라클렛’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기나 채소 위에 치즈를 녹여 올리기만 하면 완성돼 냉장고 털이가 가능한 음식이지만, 최근 정치 국면으로 환율이 1410원을 돌파하며 치즈값의 타격을 받는 음식이기도 한데요. 돈이 되는 여기힙해 서른 두 번째 이야기는 ‘라클렛’입니다.

<1>김정은이 사랑한 스위스 서민 음식

어니스트 빌러(Ernest Biéler) 작품 속 라클렛 /tuttartpitturasculturapoesiamusica.com

라클렛은 스위스 알프스 산악 지역 서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입니다. 가축을 치는 사람들은 늘 치즈를 갖고 다녔는데, 저녁이 되면 치즈를 모닥불 옆에 두어 부드럽게 한 다음 빵에 긁어 붙여 먹은 것이 시작이라고 합니다. ‘라클렛(raclette)’이라는 단어는 프랑스어로 긁어내다라는 뜻의 ‘라클레르(racler)’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스위스 화가 어니스트 빌러의 작품 속에도 라클렛을 먹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치즈를 녹여 빵을 찍어먹는 ‘퐁듀’와 비슷해보이지만, 퐁듀보다 더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첫 기록은 1291년 스위스 수녀원의 중세 문헌입니다. 1875년 유럽에서 이 요리를 지칭하는 단어로 ‘라클렛’을 사용했고, 1909년 스위스 남부 발레주에 있는 시옹 박람회에서 발레주의 국민 음식으로 홍보됐습니다.

반면, 프랑스어로 녹이다라는 뜻의 ‘퐁드레(fondre)’에서 유래한 퐁듀가 스위스를 대표하는 음식이 된 것은 1930년대부터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퐁듀를 스위스의 국민 요리로 내세웠고, 1964년 뉴욕 엑스포에서 퐁듀가 스위스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선전되면서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치즈를 녹여 빵이나 고기와 같이 먹는다는 점은 같지만, 퐁듀 소스 만드는 법이 더욱 까다로워 아직도 스위스에서는 라클렛이 더욱 대중적이라고 합니다. 한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좋아했던 음식이 퐁듀라고 소문이 났지만, 사실은 라클렛이라고 합니다. 스위스 유학 시절 처음 접했다고 전해집니다.

<2>치즈에 빠진 대한민국

최근 한국에서 라클렛이 유행하게 된 것은 꼬리꼬리하고 쿰쿰한 수입 치즈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치즈수입액은 약 8억 6261달러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습니다. 2019년 약 5억 5508달러이던 것이 2021년 6억 8542달러, 2022년 7억 9375달러 등 연평균 11.7%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2022년 국내 치즈소비량은 총 18만9000t으로 2018년 대비 22% 늘었고, 1인당 치즈소비량은 3.7kg으로 68.2% 증가했습니다. 과거 치즈 소비는 샌드위치나 햄버거용 슬라이스 치즈, 피자용 모짜렐라 치즈에 국한돼 있었지만 최근 음식문화가 서구화되면서 다양한 품목으로 세분화되는 경향입니다. 한때 유튜버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떡볶이 위에 통치즈를 녹여 얹어 먹는 것도 어떻게 보면 넓은 범위의 ‘라클렛’인 셈이지요.

<3>냉장고 털이 가능한 홈파티 음식

마이 브로치의 라클렛/마이 브로치 인스타그램

치즈만 있다면, 라클렛은 가성비 좋은 음식입니다. 냉장고에 남은 고기나 채소를 손질해 치즈만 올려 먹으면 되는 ‘냉털(냉장고 털이) 전문’ 음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라클렛 치즈는 1만원대부터, 치즈를 녹여 먹는 팬은 5만원대부터 시작합니다.

<Tip>

판교 구우트의 라클렛 세트/구우트 인스타그램

집에서 먹기 번거롭다면, 라클렛으로 유명한 맛집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성남 분당구 판교에 있는 ‘구우트’ 입니다. 테이블마다 제대로 된 라클렛 기계를 두고, 스위스 현지에 온 듯한 진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라클렛 한 입에 와인 한 모금, 사장님은 이 맛을 못 잊고 직접 차리셨다고 합니다.

라 스위스의 라클렛/라 스위스 홈페이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라스위스는 특급호텔 주방장 출신인 롤란드 히니 셰프가 운영하는 스위스 음식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히니 셰프의 50년 노하우가 녹아든 스위스 베른 농가의 맛있고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서울 마포에 있는 ‘마이브로치’와 서울 강남역에 있는 ‘더몰트하우스’도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라클렛 식당으로 유명합니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 그래도 녹진한 치즈를 곁들인 ‘라클렛’ 한 입으로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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