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10번째 FA컵 실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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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손흥민은 허리에 손을 올린 채 고개를 떨궜다. 허탈한 표정이었다. 또 다시 실패였다. 그것도 불과 사흘 전 리그컵 실패에 이은 FA컵 조기 탈락이었다.

토트넘은 9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빌라와의2024~2025시즌 FA컵 4라운드(32강) 경기에서 1대2로 졌다. 손흥민의 10번째 FA컵 도전은 다시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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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FA컵과의 첫 만남

손흥민의 FA컵 첫 경기는 2016년 1월 11일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화이트하트레인. 레스터시티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은 선발로 나섰다. 그는 당시 상당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족저근막염 부상 이후 복귀했지만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손흥민이 좋은 모습을 보이더라도 포지션 경쟁자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딱 한 달전 AS모나코와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이후 5경기 연속 벤치 신세였다. 한 달만의 선발 복귀였다. 반전이 필요했다.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풀타임을 뛰었지만 손흥민은 주인공이 아니었다. 오히려 레스터시티의 일본인 스트라이커 오카자키 신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경기는 2대2로 비겼다. 재경기로 넘어갔다.

9일 뒤인 1월 20일 레스터시티의 홈구장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재경기가 열렸다. 손흥민은 절치부심했다. 전반 39분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장기인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21분에는 샤들리의 골을 도왔다. 1골-1도움은 FA컵은 짜릿했다.

다만 이 시즌 손흥민과 토트넘의 FA컵 행군은 16강에서 멈췄다. 크리스탈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 0대1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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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그리고 지옥

2016~2017시즌 손흥민은 FA컵에서 천국과 지옥을 모두 오갔다.

우선 천국. 2017년 1월 8일 애스턴빌라와의 3라운드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후반 35분 결승골을 넣었다. 제로톱으로 전환된 후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골을 넣으며 경기 MOM이 됐다.

2017년 1월 29일 화이트하트레인. 4부리그 위컴과 격돌했다. 상대가 4부였기에 손흥민을 포함한 토트넘 선수들은 방심했다.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전반에만 2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갔다. 후반 들어 손흥민이 폭발했다. 후반 14분 만회골을 넣었다. 경기는 난타전으로 이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3-3로 팽팽히 맞선 상황이었다. 추가시간도 넘어섰다. 이 때 손흥민이 번뜩였다. 얀센과의 2대1 패스 이후 그대로 골을 만들어냈다. 토트넘은 4대3으로 승리했다. 대망신 직전에서 살아돌아왔다.

2017년 3월 12일 화이트하트레인. 손흥민은 밀월과 8강전에서 마주했다. 손흥민은 밀월을 맹폭했다. 전반 41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코너에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때렸다. '손흥민 존'에서의 슈팅은 그대로 반대편 코너로 빨려들어갔다. 맹활약의 시작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자신의 두번째 골을 넣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골을 성공시켰다. 잉글랜드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이었다.

그리고 지옥.

2017년 4월 22일 영국 런던 웸블리. FA컵 4강에서 토트넘과 손흥민은 첼시와 마주했다. 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스리백을 자주 사용했다. 첼시의 스리백에 맞서 토트넘도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왼쪽 윙백에 손흥민을 배치했다.

악수였다. 손흥민의 공격력과 당시 폼이 좋기는 했다. 그러나 윙백 포지션은 수비력이 있어야 했다. 손흥민은 공격수였기에 수비 개념이 높지 않았다. 이는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1-1로 맞서던 전반 41분 손흥민은 빅터 모지스를 막다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어설픈 윙백' 손흥민을 계속 노렸던 첼시의 계획이 통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67분만을 소화했다. 토트넘은 2대4로 졌다. 결승 길목에서 무너졌다. 손흥민은 FA컵 6골-1어시스트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우승 실패로 빛이 바랬다.

다음 시즌 손흥민과 토트넘은 FA컵에서 다시 4강까지 올랐다. 윔블던, 뉴포트 카운티, 로치데일, 스완지시티를 물리쳤다. 손흥민은 4강에 오기 전 6경기에서 2골-3도움을 기록하고 있었다.

2018년 4월 21일 런던 웸블리. 맨유와 마주했다. 손흥민은 선발로 나섰다.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다. 시종일관 손흥민은 맨유의 수비진에 막혔다. 1대2로 졌다. 손흥민에게는 마지막 FA컵 4강이었다.

#계속된 실패

이후 손흥민은 FA컵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2018~2019시즌 손흥민은 FA컵에서 딱 1경기만 뛰었다. 트란미어 로버스와의 3라운드에서 1골-2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아시안컵으로 떠났다. 그 사이 토트넘은 크리스탈팰리스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0대2로 졌다.

2019~2020시즌 토트넘은 5라운드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5라운드에서 노리치시티에게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했다. 손흥민은 팔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2020~2021시즌 FA컵은 손흥민에게는 또 다른 아쉬움이었다. 5라운드 에버턴 원정에서 손흥민은 도움을 3개나 기록했다. 그러나 수비진이 무너졌다. 에버턴에게 5골을 내줬다. 토트넘은 4대5로 지며 탈락했다.

2021~2022시즌 손흥민은 미들즈브러와의 5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섰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그 전까지 6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며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무기력한 경기 끝에 5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22~2023시즌도 토트넘은 5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23~2024시즌 손흥민은 토트넘의 FA컵 탈락을 카타르에서 지켜봤다. 1월 26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라운드 경기였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차출로 카타르에 있었다. 토트넘은 0대1로 졌다.

유로파리그 결승이 열릴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유로파리그만 남았다

손흥민에게 올 시즌은 특별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승컵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손흥민은 클럽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프로 데뷔 이후 우승은 딱 한 번,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뿐이었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우승을 위해 언제나 모든 것을 던졌다. 특히 FA컵이나 리그컵은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그렇기에 이번 탈락은 더욱 뼈아팠다. 프리미어리그는 강등을 걱정해야할 처지이다.

다행히 유로파리그는 16강에 직행했다. 그리고 리그컵, FA컵 탈락으로 일정에 숨통이 틔였다. 이제 3~4일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것은 많이 없다. 일주일을 충분히 쉬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토트넘을 괴롭히고 있는 부상도 조금씩 진화되고 있다. 선수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 토트넘도 마지막 남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대진만 좋다면 큰 꿈을 그릴 수도 있다. 어차피 토너먼트는 단기전이기에 변수가 많다.

결승은 5월 21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다. 토트넘이 과연 그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손흥민은 한을 풀 수 있을까.
단 아직까지 토트넘 감독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