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공포에 떨던 백제의 마지막 왕…‘이것’ 보고 송편 만들게 된 사연은 [추동훈의 흥부전]
[흥부전-71][프로토타입-01] 송편
송편은 옛날 소나무 ‘송(松)’자에 떡 ‘병(餠)’자를 써서 ‘송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요. 이는 솔잎으로 찐 떡이란 의미로 소나무처럼 건강히 지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 솔잎은 송편끼리 엉겨 붙는 것을 막아줘 본래 모양을 유지해줄 뿐 아니라 떡에 솔잎 향이 배어들어 맛도 향도 좋아지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자왕이 좀처럼 잠에 들지 못해 뒤척이고 있던 와중 시퍼런 도깨비불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의자왕을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그러던 도깨비불은 “백제는 곧 망한다”고 외치며 순식간에 땅 아래로 숨어들어 갔는데요. 의자왕이 그 땅을 파보니 그 곳에 거북이가 나왔고 그 등껍질에는 “백제는 둥근 달이요, 신라는 반달이다”고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멀리 신라까지 알려지게 됐고 신라 사람들은 반달 모양 송편을 빚어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역사에서도 백제는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고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통일 국가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러한 설화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민족이 왜 반달 형태 송편을 예쁘게 만들게 됐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는데요.
그리고 송편이라는 말이 문헌에 직접 등장한 것은 18세기입니다. 1775년, 역어유해보에 처음으로 ‘숑편’이란 단어가 나옵니다. 이 후 1938년 조선어사전(朝鮮語辭典)에도 송편이 등재돼 있는데요. ‘송편(松-)’으로 표시하여 ‘송’의 어원 정보만 정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여전히 편이 정확히 어디서 기원했는지는 살짝 의견이 분분하기도 합니다.
설날과 단오 등 명설마다 수확기를 맞은 재료를 이용해 계절별로, 때별로 다양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또 음력 2월 초하룻날은 머슴날로 불리며 송편을 일꾼이나 머슴들에게 대접하며 격려와 감사의 의미로도 쓰였습니다.
서울과 경기를 대표하는 송편은 다섯 가지 색을 낸 오색 송편이 있습니다. 쑥과 오미자, 치자 등 천연 재료의 색을 입혀 한입 크기로 작게 만들어 깨와 콩을 소로 넣는 것이 특징이지요.
강원도 역시 지역 특산물 감자를 갈아 녹말을 추출해 만든 감자송편이 유명합니다. 투명한 반죽이 특징으로 손자국을 내어 빚는 독특한 형태가 눈에 띕니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모시잎을 갈아 반죽한 쫄깃한 모시잎 송편이 유명한데요. 이 역시 그 특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죠.
시대마다, 지역마다 제각기 빚어내는 송편의 모양과 맛은 달랐겠지만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민족 명절의 역사를 함께 해온 송편. 여전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떡으로서 그 정체성이 영원히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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