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있던 한옥집을 ‘남편’이 직접 고치자… 대박~
안녕하세요. 저희는 12월에 엄마, 아빠가 될 예정인 결혼 7년 차 부부 트리 홈 @_treeh0me입니다. 곧 태어날 아기의 태명이 트리라서 트리 홈으로 지어봤어요.
남편은 결혼 준비 때부터 아파트보다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했었어요. 그 계획이 7년 정도 걸려서 드디어 이루어졌네요. 사실 빠르고 편리한 걸 좋아하는 저는 주택이나 한옥 살이에 대한 로망은 없었는데 남편 덕분에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아직 정리가 덜 되어서 보여드리지 못할 부분도 있고 가구도 별로 없지만 좋은 기회로 이렇게 소개할 수 있어 뿌듯한 마음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건축설계부터 시공까지 남편의 손이 안 간 곳이 없어요. 집을 짓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이 많았지만 건축가인 남편 덕분에 멋있는 집이 완성된 것 같아요.
1. 도면
지층(1층)
저희 집은 총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지층에는 남편의 서재와 드레스룸 손님용 화장실과 샤워실 세탁실이 있습니다.
2층
지층은 아직 정리가 덜 되어서 이번 집들이에는 2층과 3층만 소개해 드릴게요. 2층에는 거실과 마당, 주방이 있습니다.
3층
3층에는 안방과 이제 곧 태어날 아이의 아이방이 있답니다.
처음 남편이 이 집이 있던 위치에 데려갔을 때 동네가 너무 조용하고 나무들이 예뻐서 서울 한복판에 이런 동네가 있다니 하고 한눈에 반했던 기억이 나네요. 먼저 길었던 건축 현장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2. 신축 공사 전 외관
워낙 오래된 동네이고 오래된 집이었던 터라 양 옆집 뒷집과 저희 집 벽이 붙어있어서 신축공사 난이도가 엄청났어요. 공사 중 또 힘들었던 점은 외부 공사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태풍에 장마에 비 때문에 공사가 계속 미뤄져서 속상했던 날들이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신축 공사에 동네 특성상 땅을 팔 때 문화재가 나올까 봐 걱정이 되었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저희 집 밑에도 문화재가 나와버려서 한두 달 정도 공사가 중단이 되었던 기억도 납니다.
3. 주방
2층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작고 귀여운 마당이 있어요.
주방은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의 공간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요. 오마카세를 해주고 싶다는 남편의 의견으로 주방을 아일랜드 키친으로 설계했어요. 주방과 거실 사이에 마당이 있어서 양쪽 공간에서 마당을 볼 수가 있는데요. 아침에는 마당의 큰 문을 통해 따듯한 햇살이 들어오고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모든 계절을 느낄 수 있어요.
주방은 전체적으로 우드 톤과 화이트 컬러로 따듯한 느낌이 들게 디자인했어요. 한옥 창문의 격자무늬처럼 주방 하단장에도 격자무늬를 넣어서 한옥과 잘 어우러지도록 했습니다.
바 체어도 어떤 제품으로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오늘의집에서 우연히 한옥에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바 체어를 발견했답니다. 집에도 잘 어울리고 제품도 튼튼하고 폭신해서 너무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해가 잘 들어서 날씨 맑은 날 아침이면 이렇게 마당에서 한옥 창문 격자무늬로 빛이 들어온답니다. 너무 예쁘지 않나요? 오전에 보는 집이 너무 예뻐서 이 모습을 담으려고 자동으로 기상 시간도 당겨졌어요. 빛이 너무 예쁘게 들어와서 힐링 되는 주방이랍니다.
뒤 장은 공간이 부족해서 깊이가 얕지만 작은 주방 가전들을 올려 두기 딱 좋은 공간이에요. 상부장이 없는 주방이라 약간 허전한 느낌도 들어서 뒤 벽에 우드 벽 선반을 추가했어요. 빈 벽을 볼 때마다 썰렁한 느낌이었는데 선반을 설치하니 아늑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어요. 한옥 느낌으로 작은 달 항아리와 미니 소반을 두었더니 사이즈가 딱이에요.
작은 사이즈의 주방이다 보니 수납장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주방 오른쪽은 전체적으로 한 벽 가득 수납장으로 짜고 LG 오브제 키친 핏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설치했어요. 일반 냉장고만 사용하다가 김치냉장고가 생기니 만족도 100%에요. 냄새나는 것들은 다 김치냉장고에 넣어둬서 일반 냉장고가 너무 깨끗해지고 냄새도 안 나서 좋아요.
주방 상판은 칸스톤으로 시공했어요. 칸스톤이 이염이나 스크래치에 강해서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지층을 제외한 2층과 3층은 전체를 지복득 마루로 시공을 해서 한옥의 따뜻한 느낌을 살렸어요. 원목 바닥이 관리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밟았을 때 느낌도 좋고 볼 때마다 너무 예뻐서 만족도 100프로입니다.
4. 누마루
2층 거실 부분은 거실과 누마루 부분으로 나눠져 있어요. 누마루는 50cm 정도 높게 설계되었고 천장 부분의 선자연과 추녀가 드러나서 더욱 멋있답니다.
원래 한옥의 누마루는 오픈된 공간의 성격이 강한데 면적이 작고 현대 주거에 맞추다 보니 개방감과 단열을 다 잡고 싶어서 오픈하는 대신 3면에 창문을 배치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천장도 높고 3면이 창문이라 다른 곳보다 더 환한 공간이 된 것 같아요.
현재 취향대로 꾸며본 누마루 모습입니다. 누마루는 집주인이 글을 읽거나 손님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장소라고 해요. 그래서 저도 티타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보았습니다. 전통 나주 소반과 달 항아리를 두었더니 한옥 느낌이 더 잘 나는 것 같아요.
옆집과 앞쪽에 건물이 가까이 있어서 프라이버시를 위해 창문에 한지 시공을 하고 허니콤 블라인드도 설치했어요. 이 아늑한 공간에서 종종 티타임을 가질 예정이랍니다. 누마루 바닥에도 보일러가 들어와서 추운 겨울날 따듯하게 여기서 차 한잔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5. 거실
주 생활 공간인 거실이에요. 중간 계단을 기준으로 주방 맞은편에 위치해서 마당 바로 옆이 거실이랍니다. 작은 집이 복잡해 보이지 않도록 거실 중간 부분에는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안쪽으로 들어간 마당 옆쪽 공간에만 가구를 배치했어요.
소파에서 보이는 TV 뷰에요. TV는 신혼 때 구입한 세리프 TV인데요. 곧 아기도 태어나기 때문에 TV를 없앨 예정이라 쓰던 거 그대로 가져왔는데 오히려 일반 아파트보다 한옥 집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해요. 계단 옆에 두었더니 오브제 같기도 해서 너무 마음에 들어요.
거실은 양옆에 큰 창과 마당이 있고 뒷벽에도 창이 있어서 빛이 잘 들어와요. 작은 사이즈의 거실이라 소파를 일반적인 일자형으로 두고 싶지 않아서 위키노의 모듈 소파로 선택했어요. 착석감도 좋고 색감도 너무 밝지 않아서 더 마음에 들어요. 살짝 타이트하지만 귀여운 느낌으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작은 사이즈의 거실이라 밝은 느낌을 주려고 전체적으로 아이보리, 화이트 톤으로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꾸며 보았어요. 날도 점점 쌀쌀해져서 따듯한 느낌으로 러그를 깔아주고 거실 사이즈에 맞게 폭이 넓지 않은 포더 홈의 거실 테이블을 두었어요. 동글동글한 형태가 귀엽고 이염도 없어서 관리도 편해서 마음에 들어요.
저희 집 벽은 전체적으로 한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회벽 대신 자연스러운 재질감을 더 표현하기 위해서 스타코로 시공을 했어요. 만졌을 때 거칠어서 생소한 느낌이지만 사진을 찍었을 때 좀 더 따듯한 느낌이 들어서 한옥이랑 잘 어울리는 거 같습니다.
스위치는 노밧 iot 스위치를 사용했어요. 층이 3개층이다 보니 여기저기 이동하기 귀찮을 때 원격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보니 너무 좋은 것 같아서 만족도가 아주 높아요.
6. 마당
작지만 귀여운 저희 집의 마당이에요. 바닥에는 오리지널 포천석을 깔고 작은 해미석을 뿌려서 깨끗한 느낌을 주었어요.
옆집 지붕이 마당을 가려줘서 살짝 반 중정 같은 느낌으로 프라이빗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이에요. 마당 담 쪽에는 작은 나무와 식물들로 예쁘게 꾸며볼 예정이에요.
7. 반원형 계단
집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계단이에요. 한옥이지만 현대적인 요소도 넣고 싶어서 반 원형으로 디자인해서 인테리어 오브제 같은 느낌으로 이 집의 포인트가 되도록 했어요.
집에 들어왔을 때 처음으로 시선이 머무르는 곳이기도 하고요. 집 중심에 있어서 어디서 보든 우아한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요. 평소 계단을 너무 싫어했던 저지만,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답니다.
밤에는 위 아래층 조명이 계단을 타고 들어와서 하나의 거대한 조명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해서 더 예뻐 보여요.
원형 계단이다 보니 아래층에서 위층이 보여서 이렇게 예쁜 사진이 나오더라고요. 뚫린 공간으로 다른 층을 볼 수 있고 대화할 수 있어 공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요.
8. 3층 작은방
3층은 저희 침실과 부부욕실 그리고 곧 태어날 아기의 베이비룸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3층은 전체적으로 서까래가 노출되어 마감이 되어있습니다. 균형을 잘 맞춰서 작업해 주신 대목님 덕분에 예쁘게 마감이 되었답니다. 중간에 상량문은 남편이 직접 쓴 거라 더욱 의미가 있답니다.
원래 이 공간은 남편의 서재로 계획이 되었었는데 아기가 생기면서 아기한테 공간을 양보했어요. 아직 아기용품을 준비 못 해서 텅 비어 있지만 베이비룸도 예쁘게 채워 나갈 예정입니다.
9. 침실
침실은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침실에 물건 많이 두는 걸 선호하지 않아서 다른 물건은 두지 않고 딱 잠만 자는 공간으로 최소한으로 꾸며 보았어요.
해가 잘 드는 침실이라 커튼이 필수였는데요. 커튼은 한옥 느낌을 살려서 린넨 커튼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주었어요.
해가 잘 들어서 암막 커튼을 할까 고민했는데 한옥 창문의 격자무늬 그대로 해가 들어오는 느낌이 좋아 빛을 살리는 방향으로 린넨 커튼을 선택했어요. 아침에 은은하게 들어오는 빛으로 기분 좋게 자연스럽게 눈이 떠져서 부지런해진 느낌도 들고 상쾌해서 좋은 것 같아요.
서까래 아래서 잠이 들고 눈을 뜨니 아직은 매일매일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조명은 침실 한가운데에 허먼밀러의 버블 램프를 달았어요.
자기 전에 보면 조명이 꼭 달이 떠있는 느낌을 주고 동양적인 느낌이라 한옥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침실에도 노밧 스위치를 설치해서 자기 직전에 불을 끄려고 따로 일어나지 않아도 돼서 너무 편해요. 작은 부분이지만 삶의 질을 올려주는 노밧 스위치 너무 편해서 추천이에요.
침대는 출산과 육아 예정이라 슬로우 베드의 모션 베드로 바꿨는데 삶의 질이 올라간 느낌이에요. 허리가 안 좋은 임산부라 임신하고는 잘 때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모션 베드로 바꾸고는 매일 꿀잠 자고 있어요.
잘 때 상체 부분과 다리 부분을 살짝 올리고 자면 혈액 순환도 잘 되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남편이랑 저랑 체형도 다르고 수면 스타일도 달라서 싱글베드 2개로 선택한 건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수유할 때도 좋다고 해서 벌써부터 기대 중이랍니다.
10. 욕실
전부터 하고 싶었던 조적 욕조와 조적 세면대도 적용했어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우드와 크림톤 타일로 통일을 해서 부드러운 느낌이 나서 마음에 들어요. 아직 거울이 도착하지 않아서 세면대는 따로 찍지 못했습니다.
욕실의 천장은 원래 여러 전선들이나 지저분한 부분들을 가리기 위해 서까래를 다 덮고 천장을 만들 계획이었는데 서까래를 가리기 아까워서 반쪽만 서까래를 살렸어요.
욕조에 앉아 창덕궁 나무숲을 보고 있으면 그날의 피로가 싹 풀린답니다. 한옥 특유의 격자무늬 창문이 너무 예쁘죠?
+)Bonus! 걷기 좋은 동네, 북촌
전에 살던 집에서는 매일 배달 음식이 일상이었는데 북촌으로 이사를 오니 동네 산책을 하며 동네 맛집 다니는 게 일상이 되었어요. 걷기가 너무 좋은 동네라 건강해지고 남편이랑 보내는 시간도 더 많아진 것 같아 좋아요.
마치며
오늘의집에 저희 집을 소개할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집 온라인 집들이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어날 아기에게도 저희에게도 이 집에서의 기억이 행복하게 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