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떠난다는 건 더 이상 ‘멀리’ 가는 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특히 50~60대에게는 복잡한 일정과 피곤한 이동보다는, 천천히 머무르고 오롯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더 값지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걷고, 천천히 머무르고 싶을 땐 강원도 원주가 제격이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전혀 다른 풍경과 시간이 흐르는 이곳엔 자연, 예술, 여유가 고요히 스며 있다.
이번 5월 연휴, 마음이 편안해지는 여행을 찾는다면, 원주로 가보자. 복잡함은 내려놓고, 쉼에 집중할 시간이다.
뮤지엄 산(Museum SAN)

원주 여행의 시작은 단연코 ‘뮤지엄 산(Museum SAN)’이다.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이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진다.
콘크리트 특유의 질감과 자연을 끌어안는 곡선의 조화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 차분히 가라앉힌다. 특히 야외 정원과 조각공원, 물이 흐르는 수공간이 어우러진 전경은 걷는 것만으로도 명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시관 내부에서 조용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명상관 체험’이다. ‘자연 속의 명상’을 콘셉트로 한 이 공간은 15분 동안 눈을 감고 온전히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인공적인 소음이 없는 고요한 공간에서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둘 정리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멀지 않아서 좋았고, 천천히 감상할 수 있어 더 좋았다"는 관람 후기처럼, 뮤지엄 산은 단순히 예술을 ‘보는’ 공간을 넘어, 예술을 ‘느끼는’ 공간으로 기억된다.
소금산 그랜드밸리

원주에서 조용한 자연을 누리고 싶다면 ‘소금산 그랜드밸리’가 제격이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자연을 테마로 한 복합 힐링 단지로 조성되어 있다.
체력 부담을 줄인 무장애 산책길부터,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계곡 산책로, 그리고 탁 트인 전망대 쉼터까지 모두가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스릴보다는 자연을 바라보며 걷는 재미가 있는 코스로, 많은 5060대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고도가 높지 않고 길도 평탄하여 걷기에 큰 무리가 없고, 도보 도중 여러 쉼터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천천히 머무르며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랜드밸리 내부에는 깔끔한 편의시설은 물론, 카페와 푸드트럭 존도 갖추어져 있어 간단한 식사나 휴식을 취하기 좋다.
계절마다 다양한 테마로 조성되는 꽃길과 소규모 문화 행사 덕분에 언제 방문하더라도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원주 동화마을 수목원

여행의 마무리는 조용한 자연 속에서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곳이면 충분하다. 원주 동화마을 수목원은 산책과 풍경 감상에 집중하고 싶은 5060대 여행자에게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이 수목원은 단순히 나무만 많은 공원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동화 테마로 꾸며진 힐링 공간이다. 푹신한 흙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포토존과 테마 정원들이 여행의 피로를 덜어준다.
곳곳에 위치한 온실과 허브원, 생태연못, 치유정원은 그 자체로 조용한 휴식처가 되어주고, 걷기 편한 평지 위주의 구성은 부모님 세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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