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우버 플랫폼에 올라타려는 구글 로보택시
-운송 수단 호출 플랫폼, 새로운 영역 싸움될까
매우 간단하다. 구글은 자동차를 만들지 않는다. 오로지 자율주행 지능 시스템만 가져갈 뿐이다. 일종의 고급 두뇌다. 그리고 두뇌를 모든 차에 이식하면 된다. 하지만 두뇌를 이식해도 ‘팔, 다리’ 등의 이동수단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현대차와 손잡았다. 웨이모 로보택시 지능을 현대차가 제조하는 자동차에 심겠다는 의지다. 이때 현대차는 자동차를 만들어주는 위탁 생산 기업이다. 반도체 부문에선 현대차와 같은 역할을 파운드리라 부른다. 웨이모는 현대차에 자동차 생산을 위탁하고 자신들의 지능을 심은 후 로보택시로 유상운송에 나서는 방식이다.
그런데 현대차도 고급 두뇌 개발을 진행하며 로보택시 유상운송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 이때는 웨이모와 서비스 경쟁이다. 비록 웨이모 로보택시를 만들어주지만 이동 서비스 부문은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때 이용자들은 어떤 회사의 로보택시를 이용할지 고민하게 되고, 호출이 쉬울수록 경쟁력이 올라간다. 그래서 웨이모는 호출 경로의 다양화를 위해 우버와 손잡았다. 지금은 웨이모 단독 앱에서 로보택시를 호출하지만 향후 운행대수를 늘리면 많은 사용자 유입이 필요하고 이때는 호출 이용자가 넘치는 우버 앱에 올라타는 게 상책이다.
물론 현대차도 자신들의 지능을 심은 로보택시 호출에 우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간 운전자 운행을 통해 수수료를 얻어가는 우버는 로보택시가 확대되면 수수료 부과를 로보택시 운영기업으로 바꾸는 것일 뿐 호출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호출 플랫폼으로서 우버의 지위는 더욱 견고해진다. 하나의 호출 앱에서 웨이모 로보택시, 현대차 로보택시, 인간 자가용 택시 등을 모두 호출할 수 있다.
그러자면 서비스 운행대수와 지역이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 웨이모는 56억 달러(한화 약 7조7,200억원)의 펀딩도 마쳤다. 이 돈으로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LA 등에서 로보택시 운행대수를 늘리려 한다. 아울러 도시와 도시 간의 이동도 로보택시로 나설 태세다. 우버와 손잡고 오스틴, 애틀란타도 서비스 대상 지역에 올렸다. 상업적으로 로보택시의 성공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야심이 가득하다.
흥미로운 점은 웨이모와 현대차의 로보택시도 동일 차종이라는 사실이다. 웨이모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 BEV에 ‘웨이모 드라이버’를 심기로 했다. 거리에서 운행되는 웨이모 로보택시로 아이오닉 5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그리고 현대차 또한 아이오닉 5에 자신들이 개발한 두뇌를 심어 로보택시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별로 랩핑만 다를 뿐 동일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미국 전역의 각 도시에서 운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우버도 로보택시 서비스에 나설 태세다. 우버 또한 자동차를 만들지 않지만 지능 고도화에는 적극적이다. 완성되면 우버 전용 로보택시를 누군가에게 위탁 생산시켜 거리를 배회시키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는다. 인간 운전자에게 지급하던 노동 비용 전액을 수익으로 가져가려 한다. 이때 호출 우선은 웨이모 또는 현대차가 아닌 우버 로보택시가 될 수밖에 없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상운송 사업자와 호출 기업은 이용자가 지불한 이동 비용을 놓고 이익 다툼이 벌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우버로선 자신들이 운행하는 로보택시를 우선 호출하는 게 최대 이익이다. 게다가 인간 운전자는 호출 우선 순위에 불만을 표시할 수 있지만 로보택시는 그런 것도 없다.
최근 미국 내에서 웨이모 로보택시 이용자가 3개월 만에 두 배로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만큼 로보택시의 확산이 빠르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국에서 로보택시는 여전히 아직이다. 설령 기술적으로 완성 수준에 도달했어도 확산은 쉽지 않다. 인간 운전자의 반발이 거센 탓이다. 인간 운전 택시의 면허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고 운전직은 일자리가 사라진다. 하지만 로보택시 확대로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사리지는 게 아니라 전환되는 것 뿐이다. 따라서 로보택시 부문의 경쟁력이 밀리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국와 중국의 로보택시 유상운송 서비스 확대를 그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가 아니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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