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한 다보탑 대신 국보로…경주 고선사지 석탑, 자리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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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이 박물관 한복판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고선사지 석탑을 관리해 온 경주시와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현재 박물관 내 신라미술관 근처에 있는 탑을 야외 전시장으로 옮기고자 위원회에 허가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을 (박물관 내) 다른 부지로 옮기고 국보인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야외 전시장 중앙으로 옮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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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 중앙 뜰서 관람객 맞을 듯…세부 계획 '재심의'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1천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이 박물관 한복판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2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국보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 이건(移建) 및 보존 처리 안건을 논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이건은 건축물 등을 옮겨 짓거나 세우는 것을 뜻한다.
고선사지 석탑을 관리해 온 경주시와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현재 박물관 내 신라미술관 근처에 있는 탑을 야외 전시장으로 옮기고자 위원회에 허가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외 전시장에 있는 다보탑·석가탑 복제품 대신 고선사지 석탑을 두겠다는 취지다.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과 석가탑을 실물과 같은 크기로 만든 복제품은 1975년 박물관을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두 탑을 만들면서 세운 비석에는 "비바람에 씻기고 깎여 절묘한 옛 모습 사라져 가므로 박정희 대통령이 그것을 보고 미리 먼 뒷날을 걱정한 나머지 두 탑을 새로 만들라 분부했다"고 돼 있다.
박물관 신축 개관식과 함께 열린 탑 제막식에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고선사지 석탑을 옮기려는 계획은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이 탑은 통일신라시대 석탑 양식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박물관 관람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유물이었다.
박물관 입구나 주요 전시관과 떨어져 있어 탑의 존재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고, 오히려 다보탑과 석가탑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관람객도 적잖았다고 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고선사지 삼층석탑의 가치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보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자 2017년부터 석탑을 옮기려고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을 (박물관 내) 다른 부지로 옮기고 국보인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야외 전시장 중앙으로 옮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고선사지 석탑을 옮기는 데는 4∼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석탑의 부재를 해체해 조사하고, 보존 처리를 하는 작업만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을 옮길 부지를 조사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사전 조사와 세부 계획 검토, 사후 정비까지는 여러 차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유산위원회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위원회는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옮기겠다는 계획은 추진하되,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해서 (위원회에서) 재심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건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석탑 이건에 대한 필요성 또는 타당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큰 틀에서는 동의받았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심의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선사지 석탑은 통일신라 전기인 7세기 후반에 세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탑은 해골에 고여 있는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로 잘 알려진 원효대사(617∼686)가 주지로 있었다고 하는 고선사의 옛터에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1975년 경주 도심 동쪽에 덕동댐이 준공되면서 절터가 물에 잠기게 되자 여러 문화유산과 함께 현재 위치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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