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경쟁력 강화’ 尹정부 기조 반영… 업계 요구도 한몫

곽은산 2023. 4. 2. 18: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산수출전략평가회의 신설 배경
“대통령실 차원 협의체 필요” 의견 많아
상대국과 산업 협력 체결 과정 역할 기대
‘2027년 4대 방산 수출국’ 목표 달성 박차
4월 방미 尹 ‘국방상호조달협정’ 추진
세계 최대 시장 수출길 확대 계기 전망
일각 “속도 앞세우면 협상력 저하” 지적

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 중심 방위산업체 수출 전략 협의체 신설은 ‘K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건 윤석열정부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 수출 부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부처·기업 간 협력을 이끌어낼 대통령실 차원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체 방산수출전략평가회의는 당장 실무회의에서 이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시 성과 도출 차원에서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추진을 논의한다.
2022년 12월6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디니아에서 열린 ‘폴란드 K2 전차 입하 환영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엽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부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세바스티안 흐바웨크 PGZ 회장,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현대로템 제공
정부가 올해 수출 수주액 목표치로 170억달러(약 22조원) 이상을 제시한 가운데 주요 수출 상대국과 수십조원 규모의 계약 체결 전략도 다뤄나갈 예정이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정부는 지난해 출범부터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방산 수출 확대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1월 2027년까지 세계 방산 수출 점유율 5%를 돌파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방산 수출 수주액 목표치로 지난해 달성한 역대 최고액 170억달러(22조원) 이상을 제시했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반도체와 대중 수출 부진으로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방위산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이를 위해 신설되는 협의체는 기관, 기업별로 사업과 제도·정책의 애로사항, 개선방안을 취합할 예정이다. 방산 수출 활성화를 위해 대통령실이 직접 컨트롤타워를 맡아 수출 애로요인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이 지난 1월 국가안보실에 설치한 방산수출기획팀은 국내 방산업체들로부터 “범부처와 기업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대통령실 차원의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차례 전달받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수출 상대국과 산업협력(절충교역)을 맺는 과정에서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상대국과 교역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조화로운 전략을 세워 효율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간 정치권과 업계 등에선 체계적인 방산 수출 지원을 위해 대통령실이나 범정부 차원의 일원화된 조정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주 실무회의 안건으로 다뤄지는 RDP-A는 미 국방부가 동맹국·우방국과 체결하는 양해각서다. 체결국 간 제품 수출 시 무역장벽을 없애거나 완화하자는 취지의 협정으로, 국방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 불린다.

미국은 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28개국과 협정을 맺고 있다.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업계에선 이를 체결하면 세계 최대 방산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산 무기 체계가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성공적인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을 향한 시장 다변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학계 일각에서는 RDP-A 추진을 두고 충분한 검토 없이 속도를 앞세울 경우 국내 방산업계에 되레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결 이후 우리가 사전에 검토하지 못한 쟁점 사항이 나타나거나 미국 정부와의 협상력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방산 시장을 개방하면 고도의 기술력이 있는 미국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고 보고 RDP-A 체결을 꺼려온 측면도 있다.
2022년 10월28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체결 추진을 위한 'RDP-A 범정부 TF'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국방부 제공
회의에 참여하는 방산업체들의 수출 현안 관련 논의도 주요 안건이다. 레드백 장갑차 호주 수출 전략과 K2 전차, K9 자주포의 폴란드 2차 계약 체결 전략 등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을 앞세워 호주 육군 장갑차 교체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선 전체 교체사업 규모가 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폴란드와 K2 전차, K9 자주포 2차 본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1차 계약(K2 180대·K9 212문, 7조6000억원 규모)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 업체들은 최근 2차 이행계약 체결을 위한 컨소시엄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미 고등전술훈련기도입사업(ATT) 사업 선정에 도전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기업들은 신설되는 협의체를 발판으로 수출 전선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500대 규모로 예상되는 미국 훈련기 사업을 수주하면 경제 효과가 5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