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후 지원 넘어 ‘고립은둔’ 미리 끊는다…오세훈 “끝까지 책임질 것”

박창규 기자 2026. 4. 7. 15: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溫(ON) 프로젝트’ 발표
5년간 총 1090억 투입해 91만여 명 다시 사회와 연결
청년마음편의점·외로움안녕 120·마음나눌개 등 확대
기지개센터·잇다플레이스로 생애 전 주기 안전망 구축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고립은둔청년 溫(ON) 프로젝트’ 발표에 앞서 참외를 안은 해치 인형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인형에는 ‘참 외로울 땐 서울이 함께 해치’라는 의미가 담겼다. 사진제공=서울시

약 5만 4000명. 서울 거주 19~39세 가운데 사회와 단절된 채 집이나 방안에서 주로 생활하는 은둔청년으로 추정되는 숫자다. 최소 6개월 이상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 상태가 이어지는 고립청년도 약 19만 4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서울 거주 청년의 2%와 7.1%를 차지한다.

불안정한 미래와 개인화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이처럼 고립·은둔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증가하자 서울시는 2022년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2023년 전국 최초로 고립은둔청년 종합대책을 내놨다. 2024년에는 전담지원기관인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열고 고립은둔청년의 회복과 치유를 돕고 있다. 그 결과 지원을 받은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도는 평균 13% 줄고 우울감은 17.3% 감소, 자기효능감은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변에는 여전히 집 밖으로 한 걸음을 떼지 못한 청년들이 적지 않다. 이에 서울시는 7일 두 번째 종합대책인 ‘고립은둔청년 溫(ON)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30년까지 5년간 총 1090억 원을 투입해 91만3000명(누적)의 고립·은둔청년을 가족·사회와 다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고립은둔청년 대책의 무게추를 ‘사후 지원’에서 ‘발생 예방’으로 옮겼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고립은둔청년의 12.6%는 10대부터 고립·은둔이 시작됐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고립예방센터와 가족센터(25곳)를 통해 고립은둔 징후가 있는 아동·청소년을 조기 발굴하기 위한 검사와 부모 대상 상담을 지원한다. 부모 교육 인원은 올해 2만 5000명으로 전년(약 2300명) 대비 10배 이상으로 늘렸다. ‘행복동행학교’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 회복을 돕는 ‘가족동행캠프’를 신설·운영하고, 가족 간 유대감 회복을 돕는 ‘리빙랩’도 도입한다.

그동안 호응을 얻었던 사업은 청년 맞춤형으로 확장한다. 우선 9개월간 약 6만 명이 찾은 ‘외로움없는서울(외.없.서)’ 대표 사업이자 고립·외로움 지원 거점인 ‘서울마음편의점’의 청년 특화 버전 ‘청년마음편의점’ 5곳이 대학가·학원가, 지하철역 인근에 문을 연다. 365일 24시간 전화 한 통(120+5번)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외로움안녕 120’은 청소년·청년 눈높이에 맞는 전문 상담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정신건강 상담 챗봇 ‘마음e’ 서비스도 확대한다.

반려동물 돌봄과 유기동물 산책, 펫티켓 교육 등으로 긴장을 완화하고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마음나눌개’ 사업도 새롭게 시작한다. 정신 고위험군 청년을 위한 전담 의료센터 ‘청년마음클리닉’은 7월 은평병원에 문을 열 예정이다.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출구 전략’도 단계별로 마련했다. 온라인 자원봉사, 걷기 미션 등 부담이 적은 활동부터 시작해 점차 대면 프로그램 참여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10월에는 ‘온라인 기지개학교’가 문을 열어 모의 직장 운영, 실제 사업장에서의 일경험, 청년인턴캠프 등 중장기 프로그램으로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

연령에 따른 지원 공백을 막는 것도 과제에 포함됐다. 서울시는 광역센터 1곳과 지역센터 15곳 규모인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2027년까지 자치구별 1곳, 총 25곳으로 확대했다. 39세 이후에는 중장년 통합공간인 ‘서울잇다플레이스’에 설치되는 40~64세 전담클리닉에서 연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정책은 서울시와 자치구, 재단과 센터, 교육청, 학교, 민간기업까지 모든 사회구성원의 협업으로 촘촘한 회복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립은둔 청년 지원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지키는 투자”라며 “단 한 명의 청년도 외로움 속에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서울시
사진제공=서울시

박창규 기자 kyu@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