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 한국, 왜 대만에 추월당했나? [쉽게 맥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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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동의 [쉽게 맥락을]

한국 1인당 소득
대만에 공식 추월당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DP) 순위가 22년 만에 대만에 뒤처질 거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공식 전망이 나왔습니다.

한때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우리가 확연히 앞서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인 결과죠.

사진은 unsplash
진짜 우리 소득 순위가 얼마나 떨어진 거야?

네, IMF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상황이 명확해집니다.

올해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3만 5,962달러로, 작년(3만 6,239달러)보다 0.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에 따라 IMF 통계에 포함된 197개국 중 순위는 지난해 34위에서 올해 37위로 세 계단 하락하게 됩니다.

반면, 대만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지난해 3만 4,060달러였던 1인당 GDP가 올해는 3만 7,827달러로 무려 11.1%나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죠.

순위도 38위에서 35위로 단숨에 세 계단 뛰어오릅니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2003년 한국(1만 5,211달러)이 대만(1만 4,040달러)을 앞지른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순위가 뒤집히는 역사적인 사건이 되는 겁니다.

심지어 슬로베니아(36위)에도 밀리는 결과입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운명이 뒤바뀐 건데?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건 반도체 산업의 희비와 환율 효과입니다.

대만은 인공지능(AI) 혁명을 기회로 삼아 TSMC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1등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습니다.

AI 반도체 수출 호조와 IT 수요 회복이 기업 투자를 이끌면서 경제 전체가 고속 성장하고 있죠.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대만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5.3%에 달합니다. 노무라는 6.2%, JP모건은 6.1%까지 올려 잡을 정도입니다.

반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지난해(2.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미국(2.0%), 유로존(1.2%), 일본(1.1%) 등 다른 선진국보다도 낮은 수준이죠. 원화 약세 환경에 놓인 데다, 저출생·고령화로 성장 잠재력마저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한마디로, 대만은 AI라는 새 엔진을 달고 질주하는데, 우리는 기존 엔진의 힘이 빠지고 있는 형국인 거죠.

체감하는 삶의 질은 더 큰 차이라고?

이게 더 뼈아픈 부분입니다. 단순히 서류상의 소득(명목 GDP)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주머니 사정과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GDP를 보면 격차는 훨씬 더 큽니다.

IMF 분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GDP는 작년보다 3.5% 오른 6만 5,080달러로 세계 35위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대만은 무려 8만 5,127달러로 세계 12위 수준입니다.

연간 2만 달러(약 2,700만 원)나 차이가 나는 거죠.

사실 PPP 기준으로는 대만이 꾸준히 우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구매력평가(PPP) 기준 GDP: 국가마다 다른 물가 수준을 반영해, 같은 돈으로 얼마나 많은 물건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질적인 생활 수준 지표.

이런 차이는 물가와 환율 안정성에서 비롯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 세계가 고물가로 신음할 때,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넘나들었지만 대만은 3%를 넘지 않았습니다.

환율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0년간 대만달러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반면, 원·달러 환율은 20% 넘게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며 수입 물가를 자극했고, 결국 우리의 구매력을 깎아 먹는 요인이 된 겁니다.

그럼 앞으로 격차는 더 벌어지는 거야?

안타깝게도 IMF의 전망은 비관적입니다.

대만은 우리보다 2년이나 빠른 내년(2026년)에 1인당 GDP 4만 1,586달러를 기록하며 '4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고, 5년 뒤인 2030년에는 5만 252달러로 '5만 달러'의 벽까지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반면, 우리는 2028년이 되어서야 4만 802달러로 겨우 4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IMF가 지난 4월 보고서에서는 2029년으로 예측했다가 이번에 1년 앞당기긴 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죠.

더 큰 문제는 세계 순위가 계속 하락한다는 겁니다.

올해 37위에서 내년 38위, 2028년 40위, 2029년에는 41위까지 밀려나 40위권 밖으로 벗어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과 다른 선진국들은 어때?

참고로 일본의 경우, 올해 1인당 GDP가 3만 4,713달러로 7% 가까이 증가하지만 세계 순위는 40위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4만 달러 돌파 시점은 우리보다 1년 늦은 2029년으로 예상됐습니다.

한편, 올해 1인당 GDP 세계 1위는 리히텐슈타인(23만 1,713달러)이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룩셈부르크(14만 6,818달러), 아일랜드(12만 9,132달러), 스위스(11만 1,047달러), 아이슬란드(9만 8,150달러) 등이 최상위권을 형성했습니다.

결국 이번 IMF의 전망은 한국 경제가 처한 구조적인 문제를 명확히 보여주는 경고장과 같죠.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어디 가서 아는 척할 수 있는 정보" 시사 경제 뉴스레터 <미스터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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