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아파트, 철거하려고 했더니.. 헉, '이것'은 교체가 어렵다고요?!

안녕하세요 :) 블로거이자 작은 라탄, 유리컵 전사지 공방을 운영하고 있고 두 아들의 엄마이자 남편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여러모로 바쁜 30대 주부입니다. 저희는 16년에 결혼해 전세로 살며 청약을 노리고 있었는데요, 세 번이나 이사 하는 동안 모든 청약에 줄줄이 떨어지며 결국 구축을 매매하기로 했답니다.

곧 첫째가 입학을 해야 해서 학교도 가까웠으면 좋겠다 싶었고, 학원, 병원, 마트 등 주변 환경도 꼼꼼히 체크해봤어요. 이왕 골라 가는 거, 층수도, 해 들어오는 방향도 고르고 골라 마련한 저희의 첫 집을 소개합니다.

중간 중간 보이는 라탄 가구와 소품들은 제가 만든 작품들인데요, 직접 만든 작품들로 집안을 채우는 재미도 느끼고 있는 요즘이에요. 별 건 없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

도면

35평의 전형적인 구축 구조입니다. 방 3개, 화장실 2개로 4인 가족인 저희가 살기엔 적당히 꽉~ 차는 집 입니다. 저와 남편이 원했던 주변 인프라나 적당한 층수, 그리고 해가 잘 들어오는 남향의 집으로 고르긴 했는데 올해로 꼭 20년이 된 이 집에서 그냥 살 순 없었어요.

그래서 리모델링을 계획 하게 되었고, 저희는 전문 지식이 없기 때문에 턴키 업체에 모든 걸 맡기기로 했답니다. 다행히(?) 발코니는 안방 빼고 다 확장 되어 있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꽤 손을 많이 볼 수밖에 없었네요. 엄청난 변화는 아니지만 저희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잘 맞춘 저희 집을 소개해봅니다.

현관 Before

저희 집의 가장 특이한 공간이 있다면 바로 전실이예요. 저는 이 넓은 전실이 이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답니다. 아이 둘의 가방과 저의 짐, 장 본 것 까지 들고 들어와 애들 보고 빨리 들어가라고 외치던 좁은 현관에 살다가 이 집을 처음 보는 순간 들어오자마자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거든요.

현관 After

제 고집으로(?) 현관문 쪽에 목봉을 설치했는데요, 이거 진짜 강추예요! 겨울에 두꺼운 외투는 여기에 벗어두고 들어오면 편하기도 하고요, 눈 묻은 옷을 옷장에 다른 옷들과 함께 걸지 않아도 되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손님들 오시면 보통 식사 하시잖아요. 여기에 외투를 걸어두면 음식 냄새가 배지 않아 좋더라고요. 집들이 오신 손님들도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그만큼 장점이 정말 많아요!

신발장은 긴 장과 하프장으로 제작했어요. 뒤로 보이는 동산 뷰로 계절을 느끼기도 하고, 여기 문을 열어두면 온 집안에 환기가 잘 되어서 통풍을 위해서도 하프장으로 짜길 잘했다 싶어요. 아직은 신발장의 부족함은 느끼지 못하고 있답니다.

리모델링 할 때 전실만으로도 현관을 쓰기에 충분히 넓어서 기존의 신발 벗는 공간은 거실 공간으로 뽑아주었어요. 특이점이 있다면 전실에 카페트를 두었는데요.

중문 앞에서 신발을 벗으면 바닥 높이가 맞지 않아 신발 때문에 문이 닫히지 않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카펫을 깔고 그 앞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데요~ 그래도 공간이 충분히 넓어서 불편함 없이 쓰고 있답니다.

거실 Before

리모델링 전 거실이에요. 20년 된 아파트 치고 엄청 지저분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철거와 리모델링이 필요해 보이죠. 리모델링을 하며 알게 되었는데요~ 라운드 창은 샷시 교체 비용이 일반 창보다 훨씬 비싸다고 해요. 비용 절감 부분 문제로 일자창을 하게 된다면 아파트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하네요. 외관상의 문제로요! 그래서 저처럼 구축으로 이사 가시는 분들 중, 라운드 창인 곳을 보셨다면 이 부분도 체크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부터 베란다 확장은 되어 있는 상태였는데요, 왼쪽 끝에 보시면 안방 베란다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할지 가장 고민이 컸어요. 그리고 베란다 창도 라운드 창인데, 다행히 전에 사시던 분들이 샷시 교체를 해 둔 상태여서 샷시 교체 없이 필름만 시공 하게 되었답니다.

8차선 도로 뷰이긴 하지만 막힘 없이 시원하게 뚫린 점이 좋았어요. 거실은 제가 가구들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활용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처음 이사와 달리 지금은 많이 바뀌었는데요, 하나하나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거실 After

남편과 저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한번도 집에 소파를 둔 적이 없어요. 남편이 소파가 있으면 계속 거기 누워 있을 것 같다고, 애초에 없는 것이 분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저도 오케이 했네요. 기특하지 않나요?

하지만 30평대 집에 소파가 없으면 집이 너무 휑~ 해 보일 것 같아서 한샘 포레 컴포트 라운지 6인 세트를 두었어요. 손님들이 오셨을 땐 소파 앞에 테이블을 두고 쓰다가, 평소엔 테이블과 PP의자를 베란다 앞쪽으로 돌려 아이들이 소파 앞에서 놀 수 있게 공간을 확보 해주었답니다.

사실 여긴 소개할까 말까 고민 많이 했던 곳이에요. 신혼 때, 장만한 6년 된 TV인데 20평 대에 맞는 티비라 지금 집의 평형과는 맞지 않더라고요. 벽걸이로 설치 하려고 브라켓을 숨기기 위해 남편이 벽을 뚫어 달라고 턴키 업체 측에 요청 했고, 업체 측에서 사이즈를 알려 달라 하셨는데 그 당시 바빴던 저희 남편이 "요즘 평균 사이즈대로 해주세요" 라고 했던거죠.

결국 TV와 맞지 않는 사이즈라 TV를 교체 할까도 했지만 당장 고장이 난 것도 아니고 티비를 많이 보는 것도 아니어서 일단 이렇게 둔 건데 사운드 박스 까지도 다 마음에 안 드네요 ㅠㅠ

그래도 티비 장은 오시는 분들마다 많이 물어봐 주시고 블로그에 올렸을 때에도 문의가 정말 많았는데요, 원목은 역시 세월이 흘러도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데 두 번째 집에서 구매 했던 가구라 오래 되기도 했고 지금은 판매를 안 하셔서 정보가 없네요ㅠㅠ

아이가 좋아하는 책 수납장은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공방을 운영하며 제가 갖고 싶은 제품을 직접 만드는 재미도 있고, 아이들이 잘 사용하고 좋아해 줄 때 되게 즐거워요 :) 지금은 또 다른 디자인으로 제작하려고 준비중에 있답니다!

일 년 정도 정남향인 이 집에 살아 보니 해가 정말 잘 들어와 식물들도 진짜 잘 자라더라고요. 그래서 하나 둘 들이다 보니 어느덧 식구들이 늘어나 조만간 화분을 예쁘게 둘만한 가구 하나 들여야 할 것 같아요.

사실 벽 쪽으로 에어컨 매립 배관이 그대로 노출 되어 있어(구축이라 맞는 커버를 아직 찾지 못했어요.) 정말 보기 싫어서 케인 파티션을 만들어 가려주었는데 식물과도 잘 어울려 만족 하게 된 저만의 힐링존이랍니다. :)

안방 베란다로 나가는 문은 살려둘지 막을지 한참 고민하다가 안방 베란다가 많이 좁은 편이어서 빨래 건조도 할 수 없을 듯 하여 결국 막기로 결정했어요. 유리 블럭도 인테리어 끝나기 직전까지 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예쁘지만 유행탈까 싶어 고민 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너무 만족 하고 있답니다. 완벽한 저의 포토존이 되어주었거든요! 포인트 조명으로는 직접 만든 라탄 조명으로 꾸며줬는데, 유리와 좀 언발란스한 듯 하지만 사이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을 보면 또 너무 예뻐서 이대로 계속 두고 있어요.

주방 Before

정말 전형적인 옛날 주방이예요. 대면형을 하자니 냉장고 자리가 정해져 있어 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이 상태로 쓰기엔 주방이 너무 좁더라고요. 수전이나 가스레인지 위치를 바꾸기엔 너무나 큰 공사였고, 냉장고를 다용도실로 빼는 건 제가 싫었어요. 냉장고를 밖으로 빼면 물론 주방은 넓어지고 더 깔끔해 보이긴 하지만 세 번째 집에서 그렇게 살아 보니 저는 너무 귀찮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여기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 결과!

주방 After

ㄷ자형 주방이 탄생 했답니다.

원랜 바 체어를 두고 아일랜드 바를 쓰려고 했는데, 키가 180cm인 저희 남편이 주방 상판 높이를 높이고 싶다고 해서 많~이 높였더니 마음에 들고 높이도 맞는 의자는 찾지 못해 일단 식탁을 다시 이쪽으로 옮겨 주었답니다.

남편은 퇴근이 늦어 거의 아이 둘이 먼저 밥을 먹고 저랑 남편은 아이들 잠든 후 따로 먹는 편이라 2인 식탁으로만 써도 불편함은 없어요! 아, 저희 집은 거실과 주방만 타일 바닥으로 시공 했어요. 통일감도 있고 깔끔해서 저는 좋은데 아이가 어렸다면 아마 못 했을 것 같아요.

유리 한 번 떨어트렸다가 산산조각 나는 경험을 하곤 6세 아이에게도 아직 유리 식기는 주지 못하고 있답니다. 그것 말곤 장점이 더 많은데요. 한 여름엔 에어컨 틀어두면 바닥이 냉골처럼 차가워 저희 남편은 퇴근하자마자 와서 바닥에 누워 열을 식히고요, 겨울엔 난방을 틀어주면 온기가 오래 가더라고요. 저는 타일 바닥 추천이에요!


주방가전은 최대한 필요한 것들만 올려두려고 했는데 역시 미니멀은 어렵네요. 큰 가전 같은 경우 최대한 화이트 앤 우드로 맞추려고 했어요. 밥솥도 화이트, 주방 후드도 화이트요! 홈 카페를 위한 작은 수납장은 우드 이런식으로 두려고 노력 하고 있네요.

저는 요리에 소질이 없어서 양념장 같은 건 최대한 서랍 안에 넣어두고 싶은데 요리 좋아하고 잘 하는 남편이 위에 있는 게 좋다고 해서 원단을 무조건 씌워두고 있어요. 양념병에 기름 때가 지지 않아 좋더라고요.


사실 홈 카페존을 따로 만들고 싶었는데 공간이 넉넉하지 못하고 콘센트가 자유롭지 못해 아주 주방 끝 쪽으로 머신 한대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커피 머신은 브랜드 별로 네 개나 갖고 있는데 다 올려놓지 못하니 한번씩 교체하며 사용하고 있답니다.

제가 제작한 아치보드 판에 엽서를 한 번씩 바꾸며 기분 전환을 하며 즐기고 있어요. 저도 일을 하다 보니 홈 카페를 즐기는 시간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 스탠딩으로 즐기고 있어서 ㅋㅋ 이렇게라도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네요.

한 번씩 꺼내는 드롱기 커피 머신! 동네에 작고 예쁜 카페에 다니는 걸 좋아 하는데 맛있는 커피를 마실 때면 원두를 구매 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좋은 원두를 사면 수납장 안에서 나오는 커피 머신이 바로 드롱기예요. 결혼 전엔 따뜻한 음료만 마셨는데, 출산 하고 나니 아이스만 마시게 되어서 원형 얼음 틀로 만든 큰 얼음은 필수로 냉동실에 쟁여 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시원하게 마실 수 있어서 좋아요~

식탁에서 벽 쪽으로 사진 찍을 일이 종종 있는데, 난방 조절기가 거슬려서 라탄으로 스위치 가리개를 제작해 시선을 돌려주었어요. 스위치 가리개는 집안 곳곳에 활용할까 싶어 더 만들어 보려고요! ㅋㅋ

안방 Before

굉장히 넓은 편인 안방이에요. 안방만 유일하게 베란다가 있었는데, 바깥 베란다 샷시 교체를 하지 않아 추위 때문에 확장을 하실 수 없었던 거란 예상이 되어요. 저희도 이 부분을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거실에서는 문을 막았기 때문에 창문 아래, 벽을 아예 허물어 폴딩 도어를 하고 싶었으나 내력벽이라 철거도 불가 하더라고요.

안방 After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벽 쪽으로는 전체 옷장으로 짜 줬고, 베란다 공간은 평상으로 만들어줬어요. 폴딩도어로 개방감도 주고 단열도 해결해서 완전 만족! 아이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공간이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여기가 무대라고 좋아하고, 지금은 여기서 책도 보고 정말 많은 걸 하고 놀아요. 평일 여유 되는 날엔 여기서 저도 홈 카페를 즐기고, 남편은 여기서 술 한잔을 하기도 한답니다.

바닥에 전기 판넬을 깔아 주셔서 가끔 등을 지지고? 싶은 날엔 여기 누워 있기도 해요. 여길 그냥 베란다로 두었다면 아마 버리는 공간이 되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살려서 온 가족이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초기에는 침대를 이렇게 오른쪽 벽 쪽으로 배치했었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창 쪽에 머리를 두는 배치로 바꿔보았어요. 헤드 없이 매트리스만 깔고 생활해서 방 구조 바꾸는데 굉장히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더라구요. 방을 더 넓고 안정적으로 사용 하는 느낌이라 저랑 남편은 제일 만족 하고 있답니다.

수납장은 이케아 4단 수납장인데 이사 오며 버릴까 하다가 컨디션도 너무 좋고, 아이들 티셔츠 같은 건 수납하기 좋아서 꾸역꾸역 데리고 왔다가 가장 잘 쓰는 가구가 되었답니다.

한번씩 포토존을 만들고 있는 이 공간이에요. 조명이나 리스, 화분커버 다 제가 만든건데 작품들을 올려두며 포토존으로 활용 하고 있어요.

전사지 공예로 꾸민 유리컵을 캔들 홀더로도 사용해 봤는데, 분위기 정말 좋지 않나요 :)

이케아 서랍장 위로는 제가 만든 라탄 소품들로 이것저것 꾸며주고 있지만, 이 이상은 뭘 올려두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특히 남편도 여기에 양말 같은 거 올려두는 거 금지공간이에요!

아, 베란다 평상 인테리어에 관해 가장 걱정해 주셨던 부분이 바로 바깥 베란다 창이었어요. 전체 오픈이었다면 아이들이 자칫 잘못하다간 밖으로 추락사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는 댓글을 정말 많이 달아 주셨는데요.

저희 남편이 시공하며 바로 도어 락을 설치해 바깥 베란다 문은 10cm 밖에 열리지 않는답니다. 다행히 이쪽이 정남향이고 반대 방 창문을 열면 이 정도만으로도 환기가 잘 되어서 불편함은 없어요. 베란다 평상 인테리어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 도어락, 꼭 달아주세요!

마치며

소소한 저희 집을 끝까지 봐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큰 마음 먹고 구축 매매 후 리모델링을 진행 하며 "이 집에 우리 가족이 머무르지 않는 공간은 없게 해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공사를 진행 했는데요, 저희의 바람에 맞게 잘 시공된 것 같아요. 여기서 평생(?) 저희 가족의 추억을 쌓으며 살아갈 예정이랍니다. 다시 한 번,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