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점찍은 K-의료 AI, 글로벌 생태계 중심에 선다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으로 대한민국 산업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선도기업들이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대거 주목받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의료 AI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은 지난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AI 에코시스템 간담회'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엔비디아가 국내 AI 인프라 생태계를 이끄는 주요 기업 및 기관 리더들을 초청해 마련한 자리다.
루닛은 의료 AI 분야를 대표해 참석했으며, 젠슨 황 CEO 등 관계자들과 만나 국가 단위 검진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등 소버린 AI 시대의 의료분야 협력 가능성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현재 루닛은 국내 23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의과학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정부 과제로 개발 중이며, 최근 첫 결과물인 'L1'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L1은 임상 추론과 의료 의사결정 지원에 특화된 모델로, 글로벌 의료AI 벤치마크 평가에서 앞선 성능을 나타내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유성원 루닛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소버린 AI가 의료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각국은 자국의 의료 데이터와 인구 특성을 반영한 신뢰할 수 있는 AI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의료AI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메디컬아이피는 이미 지난 2020년부터 엔비디아의 디지털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와 자사의 AI 디지털 트윈 플랫폼 '메딥프로(MEDIP Pro)'를 연동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핵심 파트너다. 2025년에는 엔비디아가 제작한 AI 산업 소개 영상에 국내 의료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되며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박상준 대표는 간담회에서 AI 건강 스크리닝 플랫폼 '딥캐치' 시리즈와 VR 디지털 트윈 해부 플랫폼 '메딥박스'를 설명하며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메디컬아이피의 의료 데이터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정밀 의료, 로보틱스,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번 초청은 메디컬아이피의 디지털 트윈 의료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며 "엔비디아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2027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 추진과 함께 글로벌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셀바스AI의 계열사인 메디아나(대표 윤승현)는 이번 엔비디아 간담회에 참석한 피지컬 AI(Physical AI) 전문기업 엑스와이지(XYZ, 대표 황성재)와 손잡고 의료 AI 플랫폼 확장에 나선다.
이번 협업은 메디아나의 환자감시장치 기반 의료 데이터, 퓨리오사AI의 병원 전용 AI 서버 인프라, 그리고 엔비디아 간담회에 초청된 엑스와이지의 로봇용 피지컬 AI 기술을 연결하는 거대한 고리다.

3사의 기술이 결합되면 병원 AI 서버가 환자 상태를 분석하고, 로봇이 병동 물류나 혈액 이송, 환자 안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스마트 병원 서비스 모델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병원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윤승현 메디아나 사장은 "퓨리오사AI와 진행 중인 인프라 구축에 이어 향후 피지컬 AI를 포함한 다양한 의료 AI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혀 스마트 병원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 젠슨 황 CEO는 한국 파트너 기업들에 대해 '기술 공급자를 넘어 산업별 전문성을 갖춘 핵심 파트너'라며 동반 성장 의지를 확고히 했다.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구축해 온 독창적인 데이터 자산과 특화 모델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의 인프라와 결합했을 때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가는 것을 넘어, 전 세계 의료 현장의 대전환을 이끄는 주역으로 도약할 국내 기업들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