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못 견디겠으면 도중에 바꾸는 게 당연”…‘탄핵 암시’ 논란에 “도둑이 제 발 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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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9일 "임기 안에도 도저히 못 견디겠다 그러면 도중에라도 바꾸는 게 대의민주주의"라면서 "이 당연한 얘기를 했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가 "말해도 안 되면 '징치(懲治·징계해서 다스림)'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필요성을 암시했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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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모든 사람 똑같이 해석하면 그 해석 맞는 것”
이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선 민주당 김경지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이 대표는 금정구 중앙대로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 나서 “국민들이 할 일을 대통령이 대신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누군가를 뽑아놓고 우상으로 섬기면서 잘못된 일을 해도 ‘영도자지. 지배자지. 참아야지’ 이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대리인을 뽑되 감시해서 (그 대리인이) 잘못하면 다음에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라면서 임기 중이라도 못 견디겠다면 도중에 바꿀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5일 인천 강화군수 재선거 지원 유세에서도 “일을 제대로 못 하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도 못 될 만큼 심각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해 ‘탄핵 필요성 암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일반적인 민주주의 원리를 얘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징치’ 발언을 “탄핵 몰이”라며 반발한 여당을 향해 “부처 눈에는 부처만,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면서 “머릿속에 딴 생각이 가득 있으면 다른 사람이 멀쩡한 얘기를 해도 다른 얘길 한다. 전 탄핵 얘기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에 대해 “윤석열 정권에 대한 2차 심판의 기회”라고 규정했다. 그는 “(여당이) 4월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192석씩이나 잃었으면서도 (이 정권이) 정신을 차리는 게 아니라 더 심하게 하고 있다”면서 “(여당 텃밭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2차 심판의 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지도부도 같은 날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부산에 총출동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을 정쟁과 선동으로 오염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금정구 중앙대로에 있는 국민의힘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사무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부산은 지난 총선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곳이다”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 부산에 보답하고 부산 위해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이번 재‧보선을 통해 달라”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은 이 선거, 금정의 일꾼을 뽑는 이 선거마저도 정치 싸움과 정쟁, 선동으로 오염시키고 있지만 저희는 그러지 않겠다”면서 “저희는 오로지 금정을 위해 누가 더 잘 봉사할 일꾼인지를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전 탄핵 얘기한 적 없다”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 말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해석하면 그 해석이 맞는거다. 그런 거 우겨봐야 구질구질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씀해놓고 잘못된 말씀이면 인정할 걸 인정하고 툭툭 털어버리시는 게 이재명 대표 다운 것 아니냐”면서 “그게(탄핵 암시한 게) 아니라고 하면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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