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주 모아주택산업 회장이 그룹 지주사 격인 모아주택산업 지분 100%를 취득했다. 모아주택산업은 5명의 개인주주가 공동 설립한 곳으로, 이번 일로 38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주주가 회사를 이끌게 됐다.

모아주택산업은 '모아엘가'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다. 100% 자회사인 혜림건설도 모아엘가 브랜드를 공유한다. 또 다른 자회사인 덕평산업개발은 시행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몸으로 출발한 '모아주택산업ㆍ모아건설'

모아주택산업은 지난 1986년 서광주택건설이라는 명칭으로 설립됐다. 초기에는 한동주 회장 등 5명의 주주가 함께 지분을 가진 기업이었다. 당시 주주 구성을 보면 한동주, 민영기, 박치영, 장수일 등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들 중 박치영 씨는 현재 '모아미래도'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하는 모아건설 회장이다.

모아주택산업의 초기 주주들은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 주택사업을 했다. 힘을 모아 사업을 펼쳐보자는 의미에서 1998년 사명은 모아주택으로 변경됐다. 이후 1994년 현재 상호인 모아주택산업으로 바꿔 현재까지 유지해왔다.

박 회장이 이끄는 모아건설은 1989년 우신주택으로 시작했고 이후 모아주택산업과 함께 주택사업을 벌이며 성장했다. 모아건설의 주주는 박치영, 한동주, 장수일이다.

이들은 따로 또 같이 주택사업 입찰 등에 참여하며 함께 커왔다. 2000년 모아건설은 모아종합건설로 분할돼 2개 회사가 됐고, 모아주택산업 역시 일반공사부문을 물적분할해 모아건설산업을 출범시켰다. 모아건설, 모아종합건설, 모아주택산업, 모아건설산업 이 4개사가 한몸이 돼 '모아아파트' 브랜드를 공유했다.

초기부터 공동주주들이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에 모아주택산업 한 회장의 지분율은 줄곧 50%대에 머물렀다. 2004년 당시 주주 구성에서는 한 회장이 50.11%를 보유하고 있었다. 박치영 모아건설 회장이 28.94%를 가졌고 윤정식 13.81%, 최상길 7.14% 등이 각각 지분을 나눠 소유했다.

모아주택산업과 모아건설이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2009년 이후 모아주택산업 감사보고서에는 박치영이라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모아건설 감사보고서에서도 한동주라는 이름이 2009년 이후 사라진다.

모아주택산업과 모아건설이 각자의 길을 가게 됐으나 한 회장의 모아주택산업 지분율은 이후에도 줄곧 50.11%로 유지돼왔다. 2013년 이후 모아주택산업은 한 회장의 지분만 공시해왔다.

특수관계에서 모아건설이 없어진 것으로 미뤄볼 때 박 회장은 2013~2014년 모아주택산업 지분을 모두 매도한 것으로 추측된다. 한 회장 역시 모아건설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부터 양사의 특수관계인 목록에는 양사의 자회사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한동주 회장 지분 100% 취득, 승계 시계 빨라지나

모아주택산업은 최근 연결감사보고서를 정정공시하면서 한 회장의 지분율이 100%라고 밝혔다. 설립 당시부터 지분을 절반가량만 보유해온 한 회장은 100% 지분을 취득하면서 회사를 온전히 거느릴 수 있게 됐다. 개인주주 지분을 모두 매입해 지분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회장이 모아주택산업 지분 100%를 취득하면서 승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회장에게는 1남1녀가 있다. 이들 중 장남 한대웅 씨는 개인회사 한아건설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한아건설은 모아건설산업을 현재 100% 자회사로 뒀고, 한 씨가 모아건설산업 대표를 맡고 있다.

한아건설의 전신은 2007년 설립된 한아조경이다. 모아주택산업의 조경사업을 맡던 법인으로 추정된다. 설립 당시 모아주택산업이 지분 60%를 가지고 있었으나 2015년 이후 한대웅 씨가 90%, 나머지 10%는 김정자 씨가 보유하고 있다. 한 씨는 혜림건설 대표를 맡아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한아건설과 모아주택산업이 향후 한 회사로 합쳐진다면 한 씨가 모아주택산업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한아건설의 자산총액은 9077억원, 모아주택산업의 자산총액은 절반가량인 4922억원이다. 비상장사 간 합병비율은 법령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으나 지난해 양사의 자산가치를 주당 가치로 계산하면 1대0.091762의 합병비율이 산출된다.

한 회장은 아들에게는 주택사업을, 딸에게는 청과사업을 물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두레청과는 모아주택산업 자회사인 덕평산업개발이 지분 55.26%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딸인 한수영 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100%다. 한 회장은 2012년 두레청과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곳은 광주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과일, 채소도매업을 하고 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