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혁신하려면 교원양성제도부터 바꿔야
[EBS 뉴스]
이혜정 앵커
교육이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교원을 양성하는 제도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채 수십 년 동안 제 자리에 머물러 있죠.
질높은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 단계부터 정년에 이르기까지 전문성을 꾸준히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전국 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혁규 청주교대 총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회장님 어서 오세요.
이혁규 총장 / 청주교대
네, 반갑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회장님 우리나라는 우수한 자원이 교직에 입문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정작 교사들의 만족도는 높지가 않다고 해요.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이혁규 총장 / 청주교대
안타까운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자원이 들어오는데 그런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두 가지로 좀 나눠서 설명하겠습니다.
하나는 예비교사 교육의 문제고, 하나는 교직 문화의 문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예비교사 교육이 들어오는 학생들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예비교사 교육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중등 양성 교육의 경우에는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지나친 과잉 공급으로 인해서 내실 있는 교사 교육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10명을 길러내고 한 명을 임용하는 데 제대로 된 교사 교육이 되기가 되게 어렵죠, 그런 문제가 있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로는 교직 문화와 관련된 문제가 있는데 우수한 자원이 교사가 되는데, 너무 우수하다 보니까 내 스스로 해결하겠다 해서 개인주의적이고 고립적인 교사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교사들 간의 협력의 수준도 낮고, 지속적인 전문성 신장도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하나 우리 양성제도, 우리 교원 승진 제도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교감, 교장으로 올라가는 행정 능력 위주의 승진 제도라서 학생을 잘 가르치는 전문가로서 성장하는 자기 성장에 대한 동기 부여가 매우 약한 편입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혜정 앵커
우리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학 제도가 40년째 벌써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교원 양성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이런 요구들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혁규 총장 / 청주교대
저도 교육대학간 지 25년이 넘었습니다.
교육대학은 역사가 비슷한데 1960년대 초에 2년제, 1980년대 초에 4년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교원양성대학 구성원들이 더 좋은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현재 우수한 교원 양성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보면 대개는 교사 자격증을 받기 전에 5년 정도의 수학 기간을 가지고 있고요.
그 중에서 6개월 내지 1년 정도는 체계적인 교육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의대 모델과 비슷하게 이론과 임상이 매우 긴밀하게 결합돼 있는 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교사 전문성 기준도 명확하게 국가에서 설정해서 어떤 교사를 길러내야 되겠다는 목표를 분명하게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학생을 이해하고 현장을 제대로 개선할 수 있는 연구 능력을 가지고 있는 교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수준의 교사 교육의 기준도 설정해야 되고 어떤 교사를 길러내야 할지에 대한 목표도 분명하게 설정하고, 실습 기간도 연장하고, 그다음에 석사 수준의 연구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런 교사도 좀 길러내야 되지 않을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죠
이혜정 앵커
네 지금 말씀 중에 해외에 잠깐 말씀 주셨는데요, 이렇게 교원 양성 시스템에 있어서 우리가 좀 참고해볼 만한 어떤 해외 사례는 있을까요?
이혁규 총장 / 청주교대
우리나라의 국격을 생각할 때 한국이 외국이 모방할 수 있는 그런 나라였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직까지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외국의 여러 문헌들이 교사 교육을 잘하고 있는 나라로 이구동성으로 뽑고 있는 나라는 싱가포르가 핀란드가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두 나라 모두 정부가 교원정책을 교육 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고요.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교사 양성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교대나 사범대에 합격하면 바로 준 공무원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학생 신분으로 그 대신에 엄격한 교사 교육을 하고 관리를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평생 학습자가 되어야 된다는 생각 하에 아주 다양하고 체계적인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사례는 핀란드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핀란드는 아주 오래 전인 1970년대에 이미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 5년제 석사 과정으로 연구 능력을 지닌 교사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참 안타깝지만 40년 가까이 뒤처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점에서 우리도 교사 교육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우리가 학령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부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원 수급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는데요.
앞으로 교원 수급 정책에는 좀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이혁규 총장 / 청주교대
교원 수급이라고 하는 것이 지금 현안이 돼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하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것이고요.
이로 인해서 지난 80년 동안 중등과 달리 초등에서는 교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지금까지 잘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학령인구가 워낙 감소하기 때문에 초등교원 양성 대학도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계속 제가 주장하는 바인데, 인구학적인 위기를 인구학적 시각만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즉 질 높은 교사 양성이라는 본질적인 목적에 맞게 구조개혁의 호기로 이번 기회를 활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총장협의회에서 힘을 모아서 국회에서 교육정책 심포지움도 열고 외국의 사례에 대한 벤치마킹도 하고 해서 저희가 제대로 된 정책 대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적인 내용은 저희도 아까 제가 핀란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1980년대 5년제 석사 과정을 도입했잖아요.
저희도 5년제 석사 과정의 준하는 교사 양성 체제로 개편해야 된다고 보고요.
그러면 정원 감축 효과도 생깁니다 8천 명에서 한 1만 명 정도 정원 감축 효과가 생기고 그다음에 학급당 학생 수도 감축하고 그다음에 21세기 학습 환경에 맞는 학생들을 1대1로 잘 돌볼 수 있는 책무성 교육이 가능한 그런 양성 체제로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는 리딩 스페셜리스트 또는 러닝 스페셜리스트라고 해서 학생 한 명 한 명, 느린 학습자를 제대로 도와줄 수 있는 학습 전문가도 양성하고 있고 그다음에 한 학급당 복수담임이라든지 여러 가지 다양한 교사 양성의 풀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교사 공급의 틀을 새롭게 총체적으로 짜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단순히 학생 수가 준다고 해서 교사 수를 줄일 수는 없다, 역시 좋은 교육은 가장 기본은 좋은 교사다, 그런 말씀이시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혁규 총장 / 청주교대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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