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벌써 전기차 사서 고생”…무시당했던 하이브리드, 여전히 ‘대세’ [왜몰랐을카]
HV,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
국내서도 전기차보다 더 팔려
충전 고통과 화재 등으로 전기차에 대한 불편·불안이 확산하면서 하이브리드카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어서다.
26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지난해 사용연료별 신차등록대수를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소는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발표한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솔린 차량은 85만2대 판매됐다.
전년보다 4.4% 감소했다. 친환경 바람에 직격탄을 맞은 디젤 차량은 전년보다 18.5% 감소한 35만616대 팔렸다.
원조 친환경차인 LPG 차량도 전년보다 18.4% 줄어든 8만5577대 팔리는 데 그쳤다.
전기차 판매대수는 16만4482대로 전년보다 63.8% 증가했다. 단, 하이브리드카보다 4만대 이상 적어 친환경차 ‘넘버2’에 그쳤다.
물론 전기차 판매증가세가 두드러졌지만 하이브리드카의 존재감도 강화됐다.
전기차 때문에 친환경차 2진으로 밀려나는 것은 물론 가솔린·디젤 차량과 함께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하이드리드카 제왕’ 토요타가 전기차 전환에 늦게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변수였다. 테슬라 모델3는 서서히 다가오던 전기차 시대를 급속도로 앞당겼다.
돌풍을 넘어 태풍으로 위력을 키운 모델3에 자극받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포르쉐,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폴스타, 폭스바겐, MINI 등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 다퉈 진출했다.
충전 인프라스트럭처를 판매대수에 맞게 갖추고 배터리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면서 다가와야 할 전기차 시대가 급속도로 앞당겨지면서 부작용이 속출했다.
전기차 급성장 때문에 금방 망할 것으로 여겨졌던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 부작용 때문에 다시 기회를 얻었다. 징검다리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생존 기간이 늘어났다.
더 나아가 충전·안전 기술이 발전되기까지 다시 ‘대세 친환경차’ 역할도 맡게 됐다. 가솔린·디젤 차량과 달리 판매대수가 증가추세인 게 이를 증명한다.
‘하이브리드카 취득세 면제 기간 연장’ 결정도 호재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하이브리드카 취득세 면제(40만원 한도)는 내년 말까지 유지된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 때 계약 후 1년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판매대수도 국산 하이브리드카 중 가장 많았다.
매경닷컴이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국내 판매된 국산·수입 하이브리드카 판매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4만9198대 판매됐다. 기아 K8 하이브리드는 2만6372대,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2만887대, 기아 니로는 1만9800대로 그 뒤를 이었다.
1~4위 모두 기아 차종이다. 현대차 6세대 부분변경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만9711대로 5위를 기록했다.
1위는 토요타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의 ES다. 4869대 판매됐다. 하이브리드카로 나온 BMW 5시리즈는 2929대, 토요타 라브4는 2696대, 벤츠 GLC는 1671대, 렉서스 NX는 1589대 각각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친환경성에다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기술로 무장해 인기를 끌었지만 충전과 화재에 발목이 잡힌 상태”라며 “대신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에 가까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가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차종이 다양해지고 주행거리도 길어지는 추세인 전기차는 앞으로도 판매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대신 지난해부터 크게 부각된 충전 고통과 화재 불안 때문에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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