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이닝 던지고 6억 받은 리오스가 먹튀?" 11이닝 던지고 14억 받은 LG 투수 정체

LG가 21일 외국인 투수 리오스를 웨이버 공시하자 일부에서 '먹튀' 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LG 팬들의 반응은 결이 다르다. 반 시즌이라도 던지고 나간 리오스가 먹튀라면, 정작 더 아픈 계약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FA 계약 후 1년 7개월간 1군 마운드에 선 시간이 11이닝 남짓인 김강률(38) 이야기다.

리오스는 정말 먹튀였나

숫자부터 보자. 리오스는 6억원 수준의 몸값으로 14경기 17⅓이닝을 던지며 1승 2패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63을 남겼다.

득점권에서 불안해 신뢰를 잃은 건 사실이지만, 리그 역대 최고 구속(161.7km)을 갈아치우는 볼거리를 남겼고 표면 성적도 낙제점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번 방출은 기량 문제라기보다 선발 외인을 새로 데려오기 위해 불펜 외인 자리를 비운 구조조정 성격이 짙다. 억울한 면이 있는 퇴장인 셈이다.

14억 계약서, 그리고 11이닝

시선이 김강률로 향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김강률은 2024년 12월 두산에서 LG로 이적하며 3+1년 최대 14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2024년 말 마무리 유영찬이 프리미어12 참가 후 팔꿈치 미세 골절 판정을 받자 LG가 급히 잡은 카드였다.

출발은 좋았다. 지난해 개막 후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6으로 뒷문을 지켰다. 그러나 5월 어깨 통증으로 말소된 뒤 그해 다시는 1군에 돌아오지 못했다. 팀이 통합우승을 차지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이 없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잔부상으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졌고, 5월 말에야 퓨처스리그에서 실전을 시작해 6월 3일 13개월 만에 1군에 등록됐다. 그마저도 복귀 직후 NC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3실점하며 역전패의 빌미가 되는 등 반등과는 거리가 있었다.

계약 후 1군 소화 이닝은 11이닝 안팎. 연 단위로 환산하면 리오스보다 훨씬 비싼 값에 훨씬 적게 던진 셈이라, 진짜 아쉬운 계약이 어느 쪽이냐는 자조가 나오는 배경이다.

알고도 베팅한 계약이었다

냉정히 말하면 예견된 리스크이기도 했다. 김강률은 두산 시절부터 잦은 부상으로 '유리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투수다. 그럼에도 LG는 유영찬 이탈이라는 비상 상황에서 검증된 필승조 경험을 높이 사 30대 후반 투수에게 다년 계약을 안겼다.

결과적으로 그 우려가 계약 첫 달부터 현실이 된 것이다. 장현식(4년 52억)에 이은 연쇄 불펜 투자가 유영찬의 수술에서 비롯됐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LG 불펜 투자의 단추가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먹튀' 낙인은 아직 이르다

균형을 맞추자면, 김강률에게 억울한 지점도 분명하다. 부상은 선수가 원해서 당하는 게 아니고, 마운드에 섰을 때의 성적은 몸값을 했다.

계약 구조도 최대 14억일 뿐 옵션이 포함돼 있어 등판이 없으면 실수령액은 그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 3+1년 계약의 이제 2년 차, 어깨 상태만 올라온다면 우승 경쟁 중인 LG 불펜에 힘을 보탤 시간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