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곳간 점검]④ 교보생명, K-ICS비율 우하향…"미반영 평가익 3Q부터 효과"

자본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생명보험 업계를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살펴봅니다.

교보생명이 상반기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하락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에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가 보유한 해외채권, 수익증권 자산평가이익 등이 결산시점 차이로 하반기에 반영될 경우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5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경과조치 전 K-ICS 비율은 161.2%로 직전분기보다 약 10%p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193.8%를 기록한 후 계속 내림세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지표 미반영에 따른 일시적 하락이라며 이달 말 발표 예정인 3분기 실적부터는 지표가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교보생명의 K-ICS 비율 추이 /자료=교보생명 정기공시자료와 금융감독원 취합

시점 차에 따른 결과를 놓고 교보생명 관계자는 "채권 등 평가이익이 미반영된 부분이 있었다"며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발행한 자본성증권도 연도 말에는 정상 반영될 예정으로 하반기에는 관련 수치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 자본관리 측면에서 후순위채권,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자본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7000억원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최대 6000억원어치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발행한 5000억원까지 더하면 2년 사이 약 1조8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한다. 올 2분기까지 교보생명의 가용자본이 13조1600억원 규모였던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이후로는 1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용자본이 늘면 K-ICS 비율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정교한 자산부채종합관리(ALM)로 K-ICS 비율 상승을 이끈다는 복안을 가졌다. 중장기적으로 K-ICS 비율을 200%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것이 교보생명 측의 전략이다.

회사는 특히 생명보험 업계 빅3(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중 유일하게 경과조치를 적용했다. 경과조치는 신회계제도(IFRS17) 연착륙을 위해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부담을 완화한 조치다. 당국은 보험사로부터 경과조치 신청을 받아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거나 부채 증가를 점진적으로 인식하도록 허용해 지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방지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자본효율화를 추구하고 경기침체 등 불확실한 환경에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경영전략적 목적으로 경과조치를 신청했다"며 "K-ICS 제도가 시행 초기인 점, 경과조치는 언제든지 조기중단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요구자본 및 가용자본 중 주요 세부 지표 추이 /자료=교보생명 정기공시자료 취합

교보생명은 '장수위험, 사업비위험, 해지위험 및 대재해위험'과 '주식위험'에 대한 경과조치를 선택 적용했다. 장수위험 등에 경과조치를 적용해 올 2분기 기준으로 생명·장기손해보험 위험액이 5조1198억원에서 3조1116억원으로 내려갔다. 장수위험액도 7224억원에서 1827억원으로 줄었다. 또 해지위험액과 사업비위험액은 경과조치 적용으로 액수 반영에서 제외되는 효과를 누렸다. 이는 전체 요구자본 감소로 이어져 161.2%였던 K-ICS 비율이 198.9%까지 증가했다.

주식위험을 선택했을 때는 주식위험액이 2조7460억원에서 1조9991억원으로 줄어 K-ICS 비율이 약 10%p 상승하는 효과를 냈다. 이 둘을 모두 적용하면 200%를 넘기며 탄탄한 자본건전성 지표를 유지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경과조치 적용은 유예기간(2032년 말까지)이 있기 때문에 추가 자본확충과 이를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는 등 K-ICS 비율 관리에 힘쓸 것"라고 설명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