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안정 지지"에도…20대 과반, 연금 '내는 돈↑'은 반대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4. 10. 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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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청년행동, 지난 7~8일 1천 명 설문…'10명 중 4명' 재정안정론 찬성
청년층에서 '국민연금 폐지론' 지지 높아…"연금제도 불신 크다는 점 재확인"
연금부채 덜기 위해 실질소득대체율 '올리자'도, '현행 대비 내리자'도 반대多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청년세대 대다수는 국민연금 개혁 방향성으로 '소득보장 강화'보다는 '재정 안정'을 지지하면서도 '내는 돈'(보험료율) 인상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입자 중 앞으로 가장 오래 연금보험료를 납부할 20대는 과반이 요율 인상에 부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른청년연합 등의 청년 단체들이 모인 연금개혁청년행동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7~8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1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13일 밝혔다.

청년행동은 응답자들에게 '적자 구조의 국민연금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 중 가장 찬성하는 방안'을 고르게 하고 △소득보장 위해 연금지급액 늘리는 데 중점(소득보장론) △재정안정 위해 미래세대 빚을 줄이는 데 중점(재정안정론) △미적립부채는 국고로 해결하고 국민연금 폐지(국민연금 폐지론) △잘 모르겠다 등의 선택지를 제시했다.

그랬더니 응답자 44.9%가 재정안정론을 선택했고, 노후 소득보장 강화를 위해 '받는 돈'(소득대체율)을 올려야 한다는 답변은 21.7%, 국민연금을 아예 폐지하자는 항목에는 20.7%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개혁청년행동 제공


즉 '10명 중 4명' 이상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연금재정을 튼튼히 하는 게 최우선 과제란 데 동의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1대 국회 연금개혁특위의 공론화 조사 당시 시민대표 500명이 '더 내고 더 받는' 안(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을 최종안으로 선택했다는 숙의 결과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청년행동은 연금폐지론 역시 미래세대의 부채부담을 덜자는 생각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재정안정론이 65.5%로 (소득보장 강화론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재정안정론을 지지하는 젊은층은 △만 18세~20대 36.9% △만 30대 37.2% △만 40대 36.6% 등 전체 평균치(44.9%)보다 낮았으나, 모두 소득보장론 찬성(각각 22.0%, 22.2%, 19.5%)보다는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제도를 폐지하자는 의견은 만 18세~20대(29.4%), 30대(29.0%), 40대(31.8%) 등이 기성세대보다 훨씬 많았다. 정부가 '미래세대에 비해 연금제도 혜택을 많이 누려온 연령층'으로 평가한 만 50대(17.1%)와 60대(6.7%), 만 70세 이상(10.5%)과는 상당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청년층에 퍼져 있는 연금제도 관련 불신이 심각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여 자녀세대 빚을 줄이자'는 재정안정론과 '연금지급액을 늘려 노인복지를 강화하자'는 소득보장론 중 한 가지만을 양자택일하게 한 설문항목에서도 재정안정론(55.5%)은 소득보장론 지지 비율(33.0%)을 20%p 이상 웃돌았다. 

연금개혁청년행동 제공


다만, 큰 틀에서 재정안정을 지지하면서도 연금재정을 강화하는 대표적 수단인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거부감을 드러냈다. 응답자의 44.2%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현행 9%보다 높이는 데 찬성했지만, 반대한다는 응답도 이와 비슷한 40.4%로 집계됐다.

특히 만 18세~20대의 반대 의견은 51.0%에 달해 찬성 측(32.1%)과 격차(18.9%p)가 컸다. 30대는 요율 인상 찬성의견이 46%로 반대(44.4%)를 소폭 앞섰지만, 40대는 내는 돈을 더 올리지 말자는 답변이 52.3%였다.

이밖에 연금부채 해결을 위해 실질소득대체율을 현 40%보다 더 줄이자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46.3%)가 찬성(32.1%)보다 우세했다. 응답자들은 다만 복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 연금수령액을 더 늘리자는 소득보장론 측 주장에도 48.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찬성은 31.7%).

연금개혁청년행동 제공


청년행동은 정부의 연금재정 추계결과, 국민연금 기금이 약 30년 후(2055년)에 고갈된다는 점을 아는 국민이 68.4%에 불과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또 현재까지 적립된 기금액이 향후 지급하기로 약속돼 있는 연금액 대비 1800조 가량(미적립부채)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이미 국민연금이 심각한 적자 상태임을 모르는 국민이 과반수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22일 국회에서 'MZ세대가 생각하는 국가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은?'이란 주제로 연금개혁 관련 청년간담회를 주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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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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