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기아 PV5 테크 데이 발표자 단체 사진"우리가 만든 건 단순한 모빌리티가 아니라, 고객의 삶을 바꾸는 공간입니다"
류재천 기아 MSV프로젝트7팀 책임연구원의 말은 '더 기아 PV5 테크 데이' 현장에서 가장 먼저 울린 울림이었다. 기아의 첫 전동화 전용 PBV(Purpose Built Vehicle) 'PV5'가 지난 22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은 단순한 신차 발표가 아닌, 기술 전시이자 플랫폼 선언의 장이었다.

더 기아 PV5 패신저 · 카고 롱

기아는 이날 개발 담당 연구원 전원이 참여한 기술 발표와 Q&A를 통해 PV5가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임을 증명해냈다. 특히 공간 설계와 바디 구조, 소프트웨어, 컨버전 전략까지 모든 기술적 기초에는 실제 고객의 요구와 피드백이 녹아 있었다.
PV5의 기술적 핵심은 공간이다. E-GMP.S 전용 플랫폼은 저상화 플로어 구조와 전방 최대한 밀착된 운전석, 2995㎜의 휠베이스를 통해 중형급 외형에서 대형급 실내를 구현했다. 슬라이딩 도어의 스텝고는 399㎜, 테일게이트 적재고는 419㎜까지 낮췄다. 휠체어 사용자, 유모차, 고령자 모두를 위한 설계다.

강승민 기아 바디아키텍처개발팀 책임연구원은 "기존 전기차보다 배터리 지상고를 180㎜로 높이고, 서스펜션을 재설계해 실내 공간 확보와 충돌 안전성, 주행 안정성을 모두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후륜 CTBA 서스펜션에는 듀얼 범프 스토퍼, 비선형 스프링, 분리형 부싱 등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주행성과 회전 성능도 극대화됐다. 전장이 긴 카고 하이루프 모델조차 회전반경은 5.5m에 불과하다. 이는 소형 밴보다도 좁은 수치다.
이해훈 기아 MSV차체설계1팀 책임연구원은 "PV5는 레고 블록처럼 조립 가능한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통해 고객 니즈에 따라 무제한으로 바디를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차량은 전면부 공용 구조와 후면부 변동 구조로 나뉘며, 리어 오버행·테일게이트·쿼터글라스·슬라이딩 도어 모듈이 조합 가능하다.


카고 롱 모델은 컴팩트형에 리어 모듈을 추가해 제작되고, 패신저 전환도 모듈 교체만으로 가능하다. 외골격 환형 구조는 강성까지 강화했고, 사고 시 손쉽게 교체 가능한 조립형 가니쉬도 채택됐다. 이 모든 구조는 설계 효율성뿐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 절감에도 기여한다.
이빛나 기아 상품기획3팀 책임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택배, 출장 청소, 세탁물 배송 등 다양한 업종 고객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실제 업무에 동행하면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1000여 개의 실제 사용 시나리오가 개발 과정에 반영됐다.

예컨대 휠체어 이용자 요구를 반영해 측면 슬라이딩 도어 승하차 구조가 도입됐고, 3열 시트를 팁업할 수 있는 구조로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교통약자 전용 WAV 모델에는 보호자 탑승 공간까지 고려된 설계가 적용됐다.
방기경 기아 국내상품2팀 매니저는 "패신저 모델은 차박과 레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평탄화 데크를 개발했고, 카고 모델은 지게차로 팔레트를 실을 수 있도록 평탄 플로어와 내부 수납 공간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기아는 컨버전 개발 전략도 사후가 아닌 설계 단계부터 진행했다. '도너 모델'을 별도로 개발해 브라켓, 홀, 전력 연결 포인트 등 컨버전 전용 구조를 기본차에 내장했다. 외부 특장 파트너도 '컨버전 포털'을 통해 차량 정보를 받아 쉽게 개조가 가능하다.
이시영 기아 PBV컨버전개발팀 책임매니저는 "기존 특장차 생태계의 품질 문제와 폐기물 문제를 줄이고자, 기아는 개발부터 품질까지 책임지는 새로운 컨버전 방식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자체 컨버전 센터에서 오픈베드, 냉동탑차, 라이트 캠퍼 등 다양한 모델도 개발 중이다.

PV5는 단순한 다목적 차량이 아니다. 사용자와 함께 만든, 유연한 구조와 기능을 담은 '움직이는 백지'다. 기술을 통해 고객의 목적에 응답하겠다는 기아의 선언이, 이날 현장에서 진심으로 들렸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