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PC CPU 퀄컴·인텔에 도전장…AI PC 판 흔든다

이달 말 '컴퓨텍스 2025'서 미디어텍과 ARM 기반 CPU 공개 유력
보급형 AI PC로 윈도우 ARM 생태계 확장…MS 전략에 힘 보탤 듯
GPU 이어 CPU까지…엔비디아發 PC 시장 지각변동 예고

[이포커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강자 엔비디아가 개인용컴퓨터(PC)의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5'에서 대만 미디어텍과 손잡고 ARM 아키텍처 기반의 소비자용 PC CPU를 공개, 퀄컴과 인텔이 주도해온 PC CPU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AI PC 시대 개화와 맞물려 엔비디아의 참전이 시장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외신 보도 내용들을 종합하면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은 오는 20일(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25'에서 ARM 기반의 새로운 AI PC용 CPU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약 1년 전 "엔비디아의 AI PC 구상에 대한 업데이트는 1년을 기다려 달라"고 언급한 것과 시기적으로 일치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21일 정오), 미디어텍은 정확히 24시간 뒤인 2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22일 정오)에 각각 기조연설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양사의 협력 결과물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아시아 지역 언론들은 미디어텍이 PC용 온보드(납땜형) 프로세서 생산에 필요한 FCBGA 패키징 생산능력을 대량 확보했다고 보도하며 신제품 출시 임박설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N1'과 'N1X'로 명명된 두 가지 모델로 알려졌다. 미디어텍의 ARM 기반 CPU와 엔비디아의 GPU를 탑재한 윈도우 기반 PC가 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 1월 CES에서 양사가 선보였던 리눅스 기반 AI 워크스테이션 'GB100'의 보급형 또는 소비자용 버전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이번 행보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추진하는 '윈도우 온 ARM(Windows on Arm)' 생태계 확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MS는 지난해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시리즈를 탑재한 노트북을 시작으로 ARM 기반 윈도우 기기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ARM 본사 역시 퀄컴 외 다른 칩 제조사들의 참여를 예고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미디어텍 연합군이 가세함으로써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만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기자들과 셀카 찍는 젠슨 황/연합뉴스]

ARM 아키텍처는 이미 애플의 맥(Mac) 시리즈 등을 통해 기존 x86 아키텍처(인텔, AMD) 대비 뛰어난 전력 효율성을 입증했다. 다만 수십 년간 PC 표준으로 자리 잡아 온 x86 기반의 방대한 소프트웨어 자산과의 호환성 확보가 ARM 진영의 숙제로 남아있다.

엔비디아가 ARM 기반 AI PC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은 2023년 말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엔비디아와 델(Dell)의 수장이 공개적으로 관련 정보에 주목하라고 언급한 이후 2025년 말 소비자용 제품 출시, 2026년 3월 기업용 버전 출시 등의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거론된 바 있다.

앞서 엔비디아와 미디어텍은 올해 초 CES 2025에서 클라우드 서버 없이 AI 작업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설계된 3000달러짜리 미니 PC '프로젝트 디지트(Project Digits)'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미디어텍의 20코어 GB10 CPU, 128GB RAM, 엔비디아 블랙웰 GPU 등을 1.1리터의 소형 케이스에 집약했다. 이번 컴퓨텍스에서 공개될 소비자용 제품은 8~16코어 CPU와 16~32GB RAM을 탑재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춰 애플의 고성능 'M4 맥 미니'에 버금가는 윈도우 기반 AI PC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 반도체 시장을 석권한 엔비디아가 자사의 강력한 GPU 기술력과 AI 생태계를 ARM CPU와 결합해 PC 시장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기존 CPU 강자들의 대응과 향후 AI PC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포커스=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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