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약물 투약 후 “살려달라”…체포된 듯

유튜브 방송서 마약 투약 인정하며 환각 증상
폭로 게시글 및 영상 모두 삭제된 상태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부친 전재용씨를 비롯해 가족들의 '검은 돈' 의혹을 폭로한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 ⓒ연합뉴스

가족 비자금 의혹은 물론 지인들의 마약·성범죄 혐의를 연일 폭로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미국 뉴욕 현지 경찰에 체포된 정황이 포착됐다. 전우원씨는 경찰 출동 당시 마약 추정 물질을 투약한 것으로 보인다.

전우원씨는 이날 오전 5시경(한국 시각)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마약으로 추정되는 여러 약물을 잇달아 투약했다. 그는 "방송에도 마약쟁이라고 말하고 방송한 거다. 마약 하면 좀 어떠냐"면서 "마약하고 진실을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방송에서 마약을 먹어야 검사를 받고 형을 살 것 아니냐. 약을 들고 공항으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영상 속에서 약물을 투약하던 전우원씨는 "무섭습니다. 살려주세요. 너무 무서워요", "사람들이 저를 쫓아와요. 제발 저를 혼자 두세요"라며 소리를 지르고 몸을 심하게 떠는 등 환각 증상도 보였다. 이에 한 여성이 전우원씨의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리며 "괜찮냐"고 물었지만 전우원씨는 계속 투약을 이어갔다.

전우원씨의 횡설수설한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인간은 스스로 용서한다. 학살자 전두환처럼 스스로를 용서한다"며 "전두환 밑에 있던 정치인이나 군인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을 구타하고 죽여놓고 범죄를 저지르고 스스로 용서한다"고도 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한 환각 증상을 보이던 전우원씨는 결국 방바닥에 쓰러졌다. 이후 영상에선 현지 경찰로 추정되는 남성이 집 안으로 진입해 전우원씨를 끌어내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화면 밖에선 전우원씨의 비명도 들렸다. 해당 방송은 시작된 지 1시간30분만에 경찰로 추정되는 남성에 의해 중단됐다.

전우원씨는 방송 직전에도 SNS를 통해 본인도 마약을 복용해왔고 성범죄자라고 실토하며 '수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 시간 안에 다 공개하겠다. 자수하도록 하겠다"라며 "본인이 정말 사회적 저소득층인 것을 증명하는 모든 분에게 페이팔로 100불(한화 10만원 이상)씩 보내드리겠다. 최소 몇 백 명에게 간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유튜브 방송 도중에도 자신의 재산을 기부한다며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홈페이지를 통해 약 5000만원을 보내고 5.18기념재단에도 기부를 시도하는 등 돌발행동을 이어갔다. 다만 이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문제로 실행되지 못했다.

한편, 전우원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가 전 부인 최아무개씨와 낳은 아들이다. 전우원씨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버지인 전재용씨와 가족의 비리를 연일 폭로해왔다.

또 전우원씨는 지인들의 사진과 실명을 직접 올리며 이들이 마약 투약, 성범죄, 외도 등을 저질렀다는 게시물도 올렸다. 다만 해당 게시물들은 현재 모두 내려간 상태다. 또 이날 진행한 라이브 방송을 비롯한 유튜브 영상들도 모두 삭제됐다.

전우원씨가 폭로한 내용의 진위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은 전우원씨의 폭로 내용에 대해 "범죄가 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