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가 향후 출시될지도 모를 새로운 스포츠카의 모터로 루시드의 솔루션을 채택하게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BMW Z4와 토요타 수프라는 비록 외관은 다르지만 광범위한 영역에서 공유하고 있는 것이 많다. 물론 어떤 사람은 스포츠카의 모든 것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토요타가 굳이 BMW와 공조체제를 갖춘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토요타로서는 합리적 판단에 의한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스포츠카 시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외면할 수도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집어삼킬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비용 투자만으로 명맥을 지키고 싶었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BMW와의 협업이었다. 비단 두 회사의 사례 말고도 자동차 브랜드 사이에서는 이와 같은 기술 협력이 제법 흔한 편이다.

그리고 여기에 제네시스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네시스와 루시드 사이에 협력 체제가 시작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제네시스가 루시드의 파워트레인을 이용해 새로운 EV 모델을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EV는 콘셉트 X 중 하나인 컨버터블이 될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제네시스 나아가 현대자동차그룹은 고성능을 위한 배터리팩과 전기모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심지어 ETCR과 현대 N 페스티벌 Ne1 클래스용 일렉트릭 레이스카를 개발하면서 이미 고성능 PE 시스템에 대한 기술과 노하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이 협업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 도로 위만 봐도 600마력대의 아이오닉 5 N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애써 다른 브랜드의 고성능 파워 일렉트릭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없어 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가 루시드와 협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토요타가 BMW와 협력해 수프라를 제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해석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나 루시드가 보유한 기술에 대해 조금만 이해한다면 이 협업 관계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먼저 루시드가 발표한 EV, 에어 중 드림 에디션 퍼포먼스의 경우 포르쉐 타이칸 터보 S를 능가하는 엄청난 가속력을 지니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포뮬러 E를 위한 고성능 배터리 설계를 담당하기도 했기 때문에 모터와 배터리를 포함해 고성능 PE 시스템에 대한 경험, 기술,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애스턴 마틴과 파워트레인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솔루션 공급사로서의 역할도 이미 해왔다.
따라서 제네시스가 루시드와 협업한다는 것, 특히 대중적인 매출 볼륨 모델이 아닌 제한된 고객이 존재하는 브랜드 헤일로 모델을 위해 루시드의 파워 일렉트릭을 탑재한다는 것은 연구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꽤나 합리적인 결정이라 해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제네시스와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고성능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포르쉐 출신의 만프레드 하러를 제네시스 퍼포먼스 개발 기술 팀의 책임자로 임명하는 등 공격적인 결정을 단행하고 있다. 사실 이 협업은 비단 제네시스에게만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충분히 강력한 파워 일렉트릭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완성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아직 약한 루시드에게도 매력적인 협업이라 볼 수 있다.

단편적으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만큼이나 관련 부품과 기술을 판매하는 것 역시 기업 수익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 완성차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매출 신장에 도달하지 못한 루시드로서는 단기적이나마 매출 증대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협업이 사내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루시드가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EV 플랫폼, E-GMP를 공유 받을 수 있다면 완성차 씬에서의 긍정적인 상승효과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이 리막을 통해 확보한 800V 고전압 시스템까지 획득할 수 있다면 미래 수익 증대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협업에 관한 소문이 아직 공식화되진 않았지만, 이번 협업은 단순히 제네시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양사가 모두 원하는 이득을 취할 수 있으므로 성사된다면 고성능 럭셔리 EV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오토뷰 | 뉴스팀 (news@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