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야' 깜빡 속은 사이...신분증 사본으로 3000만원 대출 사기 당했다"

최근 '메신저 피싱'과 금융사 비대면 실명확인의 허술함을 악용한 대출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김씨와 같은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기범들은 금융사들이 비대면 대출 시 신분증 원본 확인을 거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문자메시지 등으로 신분증을 촬영한 사진을 얻어내고 이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 대출을 받는 방식을 쓰고 있다. '신분증 사본인증 대출 사기' 피해자를 직접 만나 그들의 사연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사기범이 빌린 돈..은행은 "문제없어"
12일 기자와 만난 피해자들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해 털어놨다.
먼저 김씨 사례의 경우는 사기범들이 딸 미정씨가 잠시 외출한 토요일 오후 딸인 척 접근했다. 이들은 "휴대전화가 고장 나 보험 처리 앱이 필요하다"며 설치 주소를 문자로 보냈다. 원격 조종 앱이었다. 앱을 설치한 김씨 휴대전화는 삽시간에 '좀비폰'이 됐다.
당시 김씨는 "엄마 뭐해?", "엄마 왜 답장이 없어" 등의 문자메시지가 1분 간격으로 쏟아지자 '딸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고만 생각했다고 한다. 딸을 걱정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니 사기범이 요구하는 △김씨 명의 계좌 △비밀번호 △신분증 촬영 사진 등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사기범들은 이런 정보들을 악용해 A은행에 있던 2300만원 상당의 김씨 명의 적금을 담보로 3602만원을 대출 받았다. 금융사들이 비대면 대출 시 본인 인증을 허술하게 하고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대출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시간이었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한 뒤 모든 계좌를 지급정지 했지만 돈은 이미 빠져나간 뒤였다. 그 후 미정씨는 경찰 수사에 필요한 서류를 떼기 위해 A은행에 매일같이 출근 도장을 찍었다. 미정씨를 힘 빠지게 하는 것은 피해 액수가 아닌 은행 직원의 냉대였다. 그는 "(은행은)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대출을 해줬을 뿐 본인인증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빌리지도 않은 돈에 대한 대출이자를 내야 할 처지에 놓인 김씨와 딸 미정씨는 결국 적금을 해지한 뒤 사기범이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 어머니 김씨가 20여년간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아끼고 모은 돈이었다.
김씨가 피해를 당한 같은 날, 이강숙씨(65·가명)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4170만원 대출 피해를 입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며 아들을 사칭해 이씨에게 접근한 사기범은 원격 조종 앱 설치를 요구했다. 사기 일당은 '좀비폰'이 된 이씨 휴대전화 사진첩에 있던 신분증 촬영본을 이용해 지방은행 B사에서 이씨 명의로 4170만원을 대출했다.
이씨는 그날 저녁 경찰을 찾아갔지만 "이런 사건은 범인을 쉽게 잡기 힘들다"는 답변만 들었다. B은행에 항의를 넣었지만 "금융위원회에서 정한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에 따라 대출이 정상 취급된 것으로 조사됐다"는 말만 돌아왔다.
이씨는 "연체로 인한 불이익 때문에 대출하지도 않은 돈에 대한 이자를 지금도 내고 있다"며 "추가 피해가 두려워 주민등록번호 변경과 개명 신청까지 해둔 상태"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김씨와 이씨와 같이 금융사의 허술한 신분증 사본인증 탓에 대출 사기 피해를 입은 사례는 전국에만 570여명에 이른다. '신분증 사본인증 피해자 모임'은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지난해부터 신분증 사본을 통한 비대면 본인인증 절차가 허술하다며 개선 필요성을 지적해왔지만 여전히 금융기관 상당수는 피해 보상에 미온적인 상황이다.
박정경 피해자모임 대표는 "최근 행안부 유권해석을 통해 원본 주민등록증을 통한 금융앱 진위여부 확인만이 유효하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허술한 본인인증에 대한 금융사의 피해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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