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충북경찰 선거업무 '원팀'] "평온한 선거치안 확보 위해 불철주야 노력"

충북경찰청 경비경호계 김규림 경위·안희수 경사유일 여성 경호업무··· "불모지 개척 전문가될 터"새벽별 출·퇴근 격무··· "완벽 마무리 자긍심 느껴"
지난 4·10 총선에서 충북경찰청 경호업무 및 선거경비 업무를 맡은 김규림 경위(오른쪽)와 안희수 경사가 팔짱을 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진영 기자

막막했다. 업무가 변경된 첫 날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생소한 경호업무를 처음 접하다보니 머릿 속이 하얘졌다. 발령 첫날인 지난 2월 14일 다음 날부터 당장 주요 신변보호 대상자가 충북 청주를 찾기 때문이다.

"경비과로 발령받고 경찰배치 등 요도(要圖·필요한 것만 간단히 그린 도면이나 지도)를 처음 봤습니다. 걱정도 앞서고, 긴장도 됐습니다."충북경찰청 경비과 경비경호계 김규림(51) 경위의 경호업무·선거경비 고군분투기의 서막은 이렇게 올랐다.

경찰의 선거 관련 업무는 후보자 위해·유세방해, 투·개표장 경비, 투표함 호송, 유세장 경비, 다수 인원 운집으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 등이다.

"수사업무만 줄곧 해오다가 첫 경호업무는 아주 낯설었어요. 그러나 업무매뉴얼만 숙지하면 어려울 것이 없다고 평소 생각해오던 터라 이번에도 ‘잘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업무자료 읽기를 반복하고, 요약본을 만들어 수시로 정리했어요. 전임자 선배님들의 멘트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메모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난히 정당 대표 및 후보자 지원유세 등 주요 인사 경호업무가 많았다. 김 경위가 경호업무를 맡은 이후 총선일까지 주요 인사 안전대책 수립 및 경호행사를 무려 21건(올해 전체 25건) 진행했다. 이는 작년보다 5배 급증한 수치다.

"어느 날은 고등학생 막내딸이 ‘요즘 왜 이렇게 매번 늦어?’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묻더라고요. 그런데 설명할 수가 없잖아요. 주요 인사 경호업무는 가족에게도 절대 비밀이거든요.

행사가 마무리되고 뉴스에 나와서 얘기했어요. ‘저 행사, 엄마가 계획 수립해서 다한거야’. 그제서야 딸이 웃더라고요.

"김 경위는 경찰 입직 후 지능범죄·사이버·산업기술유출·보안수사 등 수사업무만 매달려왔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서 정보시스템학석사도 취득했다. 디지털포렌식 업무를 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그 영향으로 2년 간 피해자보호 업무를 하면서 경찰 신변보호활동까지 이어졌다.

김 경위는 ‘최초’ 수식어가 유난히 많다. 수사부서에서 유일한 여성 경찰관이었다. 다른 수사부서로 자리를 옮길 때마다 동료 여경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김 경위의 경호업무 도전도 마찬가지다. 김 경위는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 중 유일한 여성 경호업무 담당자다.

"두 달을 채운 초보 경호담당자로, 이제부터 경호전문가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여성 경찰관의 불모지인 경비과에도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경위는 선거 관련 업무도 수행했다. 지난 4·10 총선 관련 업무는 김 경위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안희수(31) 경사가 ‘원팀’으로 진행했다.

선거경비업무를 주도적으로 이끈 안 경사와 김 경위는 선거상황실 운영 기간(15일)에는 ‘새벽별 출·퇴근’을 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다. 물리적인 업무량에 더해 평온한 선거치안을 확보해 자유로운 선거운동과 민주적 절차에 의한 선거를 보장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겨우 서너시간 청하는 잠도 설치게 할 정도로 중압감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 처음으로 관외 선거인의 사전투표 용지를 관할 선거구로 이송하는 전 과정에 경찰관이 따라붙으면서 극도로 긴장했지만 완벽하게 업무를 이행했다."선거상황실이 운영될 때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소화도 안 될 정도로 신경이 무척 날카로워져요. 극도로 예민한 상황에서 한 치의 오차 없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더라고요. 그래도 선거가 잘 마무리됐으니 자부심도 느끼고, 자신감도 충만합니다." (김 경위·안 경사)

김 경위와 안 경사는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김 경위는 "남은 경찰생활 동안 어느 업무에 배치되더라도 ‘실력 있고 당당한 경찰, ’국민이 신뢰하는 경찰‘, ’도민을 위한 가족처럼 정성을 다하는 충북경찰‘의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경사는 "어떤 업무를 맡던지, 맡은 바 최선을 다해 누구에게나 믿음을 줄 수 있는 직원이 되고 싶고, 그 분야만큼은 전문가다운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며 "선거경비와 같이 드러나지 않은 분야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항상 1인분 이상의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약속했다.

박성진 기자 hvnews@ccd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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